김치찌개 3천원인 식당,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시민기자 김영주

발행일 2024.05.20. 10:22

수정일 2024.05.20. 18:07

조회 1,079

성북구에 있는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의 입구의 모습 Ⓒ청년밥상문간
성북구에 있는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의 입구의 모습 Ⓒ청년밥상문간

조금 느리지만 맛은 더 깊게!

4월 1일 오픈한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경계선 지능 청년과 함께하는 상생일자리로, 조금은 느리지만 더 따뜻하게 천천히 오래 함께하는 마치 뚝배기 그릇을 연상시키는 김치찌개 전문점이다. 이곳의 핵심 모토인 듯한 '조금 느리지만 더 따뜻하게, 천천히 오래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맛도 좋고 상당히 깔끔하다는 것을 우연히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얘기를 듣고 알게 되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맛보고 싶은 생각에 방문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사회복지사의 지도로 실습을 거친 경계선 지능인들이 올 초부터 11주간 직무 교육을 받고, 현재 10명이 임금을 받으며 식기세척과 홀서빙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슬로우점의 메뉴판이 보이고, 일하고 있는 경계선 지능 청년의 뒷모습 Ⓒ김영주
슬로우점의 메뉴판이 보이고, 일하고 있는 경계선 지능 청년의 뒷모습 Ⓒ김영주

삼천 원의 행복, 가격은 부담없이!

메뉴는 김치찌개 한 가지 단일 메뉴다. 메뉴가 많으면 경계선 지능 청년들도 일하기 복잡함을 느꼈을 거 같은데, 단일 메뉴라 하나의 메뉴에 맛을 더 집중하고 기울여서 더 좋은 맛을 내지 않을까 싶다.

가격은 삼천 원. 워낙에 가격이 저렴해서 이것저것 사리를 추가해 넣어도 보통 다른 곳의 밥 한 끼 가격도 안 된다.
김치찌개는 언제나 옳다! 라면 사리와 햄 사리를 더 추가해서 먹었다. Ⓒ김영주
김치찌개는 언제나 옳다! 라면 사리와 햄 사리를 더 추가해서 먹었다. Ⓒ김영주
보기만 해도 먹음직한 찌개. 하얀 쌀밥이 생각나는 느낌적인 느낌. Ⓒ김영주
보기만 해도 먹음직한 찌개. 하얀 쌀밥이 생각나는 느낌적인 느낌. Ⓒ김영주

사리를 추가해 양이 더 많았는데 조금 먹은 상태에서 찍어서 그런지 사진에는 좀 적어 보인다. 맛은 깔끔하고 텁텁하지 않았다. 콩나물을 가져다 먹었는데 콩나물도 깔끔하게 무쳐져 있고 맛도 좋았고, 수저와 젓가락도 잘 관리되어 있어 위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 보였다.

사실 '경계선 지능 장애인'에 대해서는 얼마 전까지도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지적 장애인과 비 지적 장애인 사이의 경계선으로 분류되는 상태라고 한다. 큰 결함이 있는 장애로는 인정을 받기가 어려워 법적으로는 장애인 등록이 불가능해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에게도 장애 등급이 책정되어 복지 혜택을 꼭 받게 되길 바란다.
평일 오전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꽤 많았다. 맛이 좋아 말없이 먹기만 했다. Ⓒ김영주
평일 오전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꽤 많았다. 맛이 좋아 말없이 먹기만 했다. Ⓒ김영주

경계선 지능 장애인 분들이 일하는 모습을 봤는데 좀 천천히 일하고, 아주 빠르지 않다는 것 외에는 일하는 게 힘들어 보이거나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일반인보다도 더 차분하고 손님들이 먹을 자리를 정말 깨끗하게 잘 닦고 정리하는 모습이 좋아 보여 인상적이었다.

손님들도 이곳의 특성을 알기 때문인지 누구 하나 메뉴가 나오거나 계산을 할 때 빨리 해 달라고 재촉을 하거나 인상 찌푸리는 사람 없이 매너가 좋았다. 경계선 지능 청년이 김치찌개 계산이 느려도 차분하게 기다려 주는 커플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은 점장 외에 경계선 지능 청년 3명이 일을 하고 있어 모두 4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총 10명의 청년들을 고용했는데, 제각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양호한 청년은 일주일에 5일을 일하기도 하고, 다른 청년들은 2~4일을 일하는 등 각 청년들의 특성에 따라서 근무 시간이 다르다고 한다.
밥과 반찬을 자유롭게 리필해 먹을 수 있다. Ⓒ김영주
밥과 반찬을 자유롭게 리필해 먹을 수 있다. Ⓒ김영주

경계선 지능인지능지수(IQ)가 70~85 사이에 있고 생활과 학습 등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말하며,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대부분 어릴 때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적응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며, 성인이 된 이후에는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고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분들이 사회에 나와서 일할 기회가 생기고 자주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을 하면서 수입도 생기겠지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커다란 통로가 하나 생기는 것이 사회로 한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동숭3길 33 지하1층  
○ 교통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318 m 
○ 영업시간 : 11:00~20:30 (휴게시간 14:30~17:00)
○ 휴무일 : 일요일, 공휴일
○ 문의 : 010-2905-6031

시민기자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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