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 주부, 항공사직원…다양한 경력자들이 한 교실에 모인 이유는?
"다시 일할 기회를 가져서 너무 좋아요."
20년 가까이 경력이 단절되었던 김 씨는 그렇게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사회와 단절되어 있던 그는 최근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받은 한 통의 문자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문자에는 '서울매력일자리 중장년 직업 상담 전문가 양성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곧바로 서류를 접수했고, 면접을 거쳐 최종 참여자로 선발되어 총 50시간의 사전 직무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매력일자리 직무교육이 진행 중인 한국여성플라자 2층 강의실에는 30~50대 여성 24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음악학원 원장, 주부, 항공사 직원, 국어 교사 등 과거의 경력은 제각각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만큼은 모두가 같은 목표를 품고 있다. "직업상담사로서 사회에 다시 발을 딛고 싶다"라는 절실한 열망이 그들을 하나로 묶었다. 이들이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의 대표 공공일자리 사업인 '서울매력일자리'(구 서울뉴딜일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매력일자리는 미취업 서울시민에게 실무 중심의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제공하며, 민간 일자리로의 진입을 돕는 정책이다. 올해는 공공형과 민간형에서 총 3,500명을 모집했다.
서울매력일자리 사업은 경영기획, 행정사무, 문화예술, 돌봄, 교육·상담, 특수분야 등으로 세분화되며, 김 씨가 참여 중인 중장년 직업상담전문가 양성사업은 민간협단체 협력형 사업에 해당한다. 관련 협회나 단체와 협력해 1개월간 직무교육 후, 6개월간 인턴 근무를 거쳐 관련 분야 취업을 연계하는 구조다. 이 사업은 단순한 일자리 지원을 넘어, 참여자에게 실질적인 일 경험과 취업 역량 강화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매력일자리는 서울형 생활임금(2025년 기준 시급 1만 1,779원)이 적용되며, 공공형 기준 최대 18개월간 안정적 근무, 연간 140시간 취·창업 교육, 자격증 응시비 지원까지 더해져 내실 있는 경력 형성이 가능하다. 실제 2023년 기준, 서울매력일자리의 참여자 취업률은 60.5%를 기록했다. 특히 민간형의 경우 인턴에서 정직원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공공형보다 많다.나이에 갇히지 않고, 경력으로 증명하는 사람들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며 일 경험을 쌓고 있는 고민정 씨는 직업상담사 과정을 수강하던 중, 담당 교수로부터 서울매력일자리를 추천받아 참여하게 되었다. 나이나 경력 때문에 입직이 어려웠는데, 서울매력일자리를 통해 인턴 기회를 얻어 자연스럽게 실무를 익히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돼서 좋아요 "특히 실무에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고 씨는 서울매력일자리 중장년 직업상담전문가 양성사업 직무교육을 통해 "직업상담사의 작은 업무라도 성실히 배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직업상담사가 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 다시 꿈꿀 수 있는 내일 서울매력일자리는 단순히 '일자리'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사회에 나아가고 싶은 이들에게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나침반이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변화 앞에 서게 된다. 그때 필요한 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 있는 도전이다. 서울매력일자리는 그 첫걸음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책이다.서울매력일자리가 수많은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 일자리 모델로 자리 잡고 있지만, 보다 지속 가능하고 내실 있는 정책이 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인턴십 프로그램이 단순한 '경험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효성을 갖춘 직무 매칭과 교육 내용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이 일터에서 명확한 역할을 맡고, 체계적인 업무 분담 속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가 보다 정교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인턴십을 앞두고 사전 상담과 커리어 진단 과정을 강화해 참여자가 자신의 경력과 성향에 맞는 기업에 매칭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직무교육과 실제 업무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참여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성과가 남을 수 있도록 상호 피드백 구조와 사후관리 체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매력일자리는 일할 수 있는 용기를 사회적으로 보장하는 따뜻한 제도다. 그 취지와 성과가 빛을 더하기 위해선, 참여자의 관점에서 현장 중심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개인의 가능성을 고용이라는 결과로 이끄는 정밀한 정책 설계가 함께 따라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제 너무 늦은 것 아닐까?" 망설이다가, 서울매력일자리를 통해 다시 도전했고, 또 누군가는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을 안고 시작해 지금은 당당히 앞으로 일하게 될 일터를 꿈꾸고 있다. 서울매력일자리는 일시적인 일자리를 주는 제도가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이들과 경력이 단절된 이들에게 가능성의 플랫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매력일자리가 서울시의 일자리 정책을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그리고 고 씨가 서울매력일자리를 통해 내디딘 용기 있는 첫걸음이 내일을 향한 확실한 출발선이 되길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