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心)으로 청년을 위로해요! 이문수 신부가 식당지기 된 사연
발행일 2022.04.14. 15:50
[우리동네 시민영웅] ③ 청년을 위한 식당 '청년밥상문간' 이문수 신부
서울 곳곳을 밝히는 '우리동네 시민영웅'을 찾아서...
<내 손안에 서울> 에서는 세상을 훈훈하게 만드는 영웅,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영웅, 우리동네 화제의 영웅을 찾아 소개합니다.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우리동네 시민영웅' 세 번째 주인공은 이문수 신부님입니다. 청년들이 배불리 밥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단돈 3,000원짜리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을 위한 식당 '청년밥상문간' 이문수 신부. 주방과 홀을 오가면서 일하고 있다. ⓒ윤혜숙
한 청년이 다급하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상의드릴 게 있다면서 신부를 찾아왔다. 청년은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하던 일을 그만둬야 했다. 일용직으로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쉬고 있기 때문에 원룸의 월세를 내지 못하게 되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이런 상황을 말씀드리면 걱정하실 것 같아서 어떻게 할지 며칠 간 고민하다가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신부는 그 청년에게 밀린 월세를 내라면서 돈을 부쳐줬다. 청년은 신부에게 감사를 전하는 문자를 보내왔다. 일면식도 없는 청년이 내민 손을 따듯하게 잡아준 신부는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는 이문수 신부다.
신부는 그 청년에게 밀린 월세를 내라면서 돈을 부쳐줬다. 청년은 신부에게 감사를 전하는 문자를 보내왔다. 일면식도 없는 청년이 내민 손을 따듯하게 잡아준 신부는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는 이문수 신부다.
청년이 이문수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한 후 감사를 전하며 보낸 문자 ⓒ윤혜숙
2015년 여름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청년이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그 뉴스를 본 수녀가 ‘청년을 위한 식당이 생겨서 청년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수녀는 이문수 신부를 만난 자리에서 청년을 위한 식당 설립을 제안했다.
이문수 신부는 수도회로 돌아와서 그 얘기를 꺼냈고, 다른 신부들의 호의적인 반응에 그때부터 청년을 위한 식당을 준비하게 되었다. 물론 신부는 식당을 준비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식당을 운영해 본 적도 없었다.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이문수 신부는 수도회로 돌아와서 그 얘기를 꺼냈고, 다른 신부들의 호의적인 반응에 그때부터 청년을 위한 식당을 준비하게 되었다. 물론 신부는 식당을 준비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식당을 운영해 본 적도 없었다.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청년밥상문간'은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뿐만 아니라 공유 공간도 있다. ⓒ윤혜숙
신부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4명의 지인들과 모여서 이 일을 논의해 나갔다. 청년문화기획, 상담사, 식당 운영 경험자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2017년 초 청년들에게 필요한 공유 공간을 생각해냈다. 요즘 청년들은 카페 같이 열린 공간에서 공부한다. '공부도 하고 담소도 나누는 공간에서 식사도 하고 음료도 마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밥상문간'이 있는 건물 옥상은 청년들의 휴식처로 제공되고 있다. ⓒ윤혜숙
지금의 식당 건너편에 수녀회에서 먼저 카폐를 열었다. 대안학교 학생들이 실습할 수 있는 장소였다. 이문수 신부는 카페 창가에서 맞은 편 2층 건물을 보게 되었다. 며칠 전에 이사를 나가 빈 곳이었던 그곳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널찍한 옥상이 있어서 청년들이 드나들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 2일, 지금의 ‘청년밥상문간’이 문을 열었다.
'청년밥상문간'은 김치찌개 단 하나의 메뉴를 3,000원에 판매한다.ⓒ윤혜숙
청년밥상문간의 메뉴는 김치찌개 단 하나다. 기호에 따라 어묵과 라면을 추가할 수 있다. 김치찌개 가격은 1인분에 3,000원으로 정했다. 청년을 위해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오히려 청년들이 마음 편히 드나들지 못할 거란 생각에 최소한의 돈을 받기로 했다. 청년밥상문간은 청년을 위한 식당이다. 청년으로 출입을 제한하거나 청년에게만 3,000원을 받는 것도 고려해 봤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남녀노소 누구든 동일하게 3,000원을 받기로 했다.
주방과 홀에는 청년들과 이문수 신부가 일하고 있다. ⓒ윤혜숙
2022년 4월, 청년밥상문간은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수익은 어떨까? 이문수 신부는 수익을 목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서 매출 면에서 적자 상태라고 한다.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 매월 지출하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원을 받아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 청년밥상문간 2호점이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에 문을 열었고, 4월 중에 3호점이 낙성대역 근처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이문수 신부는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청년밥상문간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그래야 청년들이 곳곳에 있는 청년밥상문간을 이용할 수 있으니깐요”라고 말한다.
작년 여름에 청년밥상문간 2호점이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에 문을 열었고, 4월 중에 3호점이 낙성대역 근처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이문수 신부는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청년밥상문간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그래야 청년들이 곳곳에 있는 청년밥상문간을 이용할 수 있으니깐요”라고 말한다.
이문수 신부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따듯하게 품어줄 것을 당부했다. ⓒ윤혜숙
대한민국 모든 청년들
밥 먹고 힘내자구요!
밥 먹고 힘내자구요!
이문수 신부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많은 청년을 만나고 있다. 그는 기성세대의 편견에서 벗어나 청년들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지금 사회구조가 바뀌고 있어요.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고, 예전처럼 일자리가 많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도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면서 이 시대 청년들이 겪어내야 하는 힘든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우리 사회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도태되는 청년들도 많아요. 그 청년들이 다시 힘을 내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사회가 따듯한 온정으로 청년들을 품어야겠죠”라고 말한다. 이문수 신부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밥 먹고 힘내라”라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 그는 청년밥상문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을 응원하는 식당이라고 말한다.
“지금 사회구조가 바뀌고 있어요.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고, 예전처럼 일자리가 많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도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면서 이 시대 청년들이 겪어내야 하는 힘든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우리 사회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도태되는 청년들도 많아요. 그 청년들이 다시 힘을 내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사회가 따듯한 온정으로 청년들을 품어야겠죠”라고 말한다. 이문수 신부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밥 먹고 힘내라”라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 그는 청년밥상문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을 응원하는 식당이라고 말한다.
늦은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주문해서 먹어봤다. ⓒ윤혜숙
청년밥상문간에 왔으니 김치찌개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라면 사리를 추가해서 주문하니 주방에서 청년이 1인용 냄비에 고기부터 담아낸다. 내심 ‘저렇게 수북이 담아주면 남는 게 없을 텐데’라는 걱정이 앞선다. 즉석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국물부터 떠먹었다. 국물이 담백하고 얼큰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그런 맛이다. 많아 보였는데도 금세 냄비의 바닥이 보인다. 에너지가 넘치는 청년들은 오죽할까?
청년들이 이문수 신부의 사연을 듣고 이곳에 와서 김치찌개를 먹고 있다. ⓒ윤혜숙
김치찌개 50인분을 선결제로 기부하신 분이 계서서
오늘은 김치찌개 값을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청년을 위해 기부하시는 손님도 많습니다.
오늘은 김치찌개 값을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청년을 위해 기부하시는 손님도 많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에 청년 3명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식당을 운영하시는 신부님의 사연을 듣고 이곳을 찾아왔어요. 가격이 저렴한데도 찌개 맛이 좋아서 자주 이용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밥과 콩나물 반찬은 각자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청년들은 두어 번 오가면서 밥을 덜어온다.
김치찌개값을 내려고 신용카드를 내미니 “오늘 김치찌개 50인분을 선결제로 기부하신 분이 계셔서 돈을 받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청년밥상문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훈훈한 풍경이었다. 식당을 드나드는 손님 중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선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문수 신부와의 만남은 유쾌하고 즐거웠다. 이문수 신부의 선행을 듣고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청년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허기를 채울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도 품는다. 이문수 신부의 바람처럼 청년을 위한 식당이 곳곳에 생겨나서 청년들이 끼니를 걱정하지 않고 이용하길 바라본다.
김치찌개값을 내려고 신용카드를 내미니 “오늘 김치찌개 50인분을 선결제로 기부하신 분이 계셔서 돈을 받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청년밥상문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훈훈한 풍경이었다. 식당을 드나드는 손님 중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선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문수 신부와의 만남은 유쾌하고 즐거웠다. 이문수 신부의 선행을 듣고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청년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허기를 채울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도 품는다. 이문수 신부의 바람처럼 청년을 위한 식당이 곳곳에 생겨나서 청년들이 끼니를 걱정하지 않고 이용하길 바라본다.
청년밥상문간
○ 주소: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11길 18-2, 2층 청년문간
○ 교통: 우이신설북한산보국문역 1번 출구에서
○ 영업시간: 11:00 ~20:30(14:30~17:00 브레이크타임),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홈페이지
○ 문의: 0507-1349-6952
○ 교통: 우이신설북한산보국문역 1번 출구에서
○ 영업시간: 11:00 ~20:30(14:30~17:00 브레이크타임),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홈페이지
○ 문의: 0507-1349-6952
청년밥상문간 이화여자대학교점
○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79
○ 교통: 경의중앙선 신촌역 1번 출구에서 153m, 2호선 이화여자대학교역 2,3번 출구에서 5분 거리
○ 영업시간: 월~금 11:00~20:30(14:30~17:00 브레이크타임), 토 11:00~18:00,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문의: 02-313-6031
○ 교통: 경의중앙선 신촌역 1번 출구에서 153m, 2호선 이화여자대학교역 2,3번 출구에서 5분 거리
○ 영업시간: 월~금 11:00~20:30(14:30~17:00 브레이크타임), 토 11:00~18:00,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문의: 02-313-6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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