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이메일 없던 시절 어떻게 소통했을까? 한글편지 속 정서를 느끼다
발행일 2026.01.09. 13:00

서울역사박물관 한글편지 전시장을 들어서면 만나는 애니메이션 ©서울역사박물관
휴대전화로 안부를 묻고, 짧은 문자로 마음을 전하는 시대다. ‘편지’라는 말이 어쩌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요즘, 서울역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는 정반대의 시간을 만난다.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옛 한글편지를 한자리에 모은 기증유물특별전 <문안아뢰옵고>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진성 이씨 종가, 광주 이씨 종가 등 시민들이 기증한 한글편지 유물 6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100년을 훌쩍 넘긴 편지들에는 거창한 역사가 아닌, 밥은 잘 먹는지 묻는 걱정과 집안 살림을 전하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전시장을 걷다 보면, 역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 속으로 조심스레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한 편의 영상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1875년 12월, 한양에서 멀리 순천부사로 떠난 아들에게 어머니가 띄운 편지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몸은 성한지”, “날이 차니 감기는 들지 않았는지”를 묻는 문장 속에는, 시대를 초월한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도 위에 표시된 편지의 이동 경로를 보고 있노라면, 이 한 장의 편지가 얼마나 긴 시간을 건너왔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진성 이씨 종가, 광주 이씨 종가 등 시민들이 기증한 한글편지 유물 6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100년을 훌쩍 넘긴 편지들에는 거창한 역사가 아닌, 밥은 잘 먹는지 묻는 걱정과 집안 살림을 전하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전시장을 걷다 보면, 역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 속으로 조심스레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한 편의 영상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1875년 12월, 한양에서 멀리 순천부사로 떠난 아들에게 어머니가 띄운 편지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몸은 성한지”, “날이 차니 감기는 들지 않았는지”를 묻는 문장 속에는, 시대를 초월한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도 위에 표시된 편지의 이동 경로를 보고 있노라면, 이 한 장의 편지가 얼마나 긴 시간을 건너왔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순천부사 오정근과 모친이 애틋한 정을 나눈 편지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오정근 모친이 쓴 편지가 이동했던 길을 표시한 지도 ©서울역사박물관
‘편지를 쓰다’… 가까운 사이의 따뜻한 기록
1부 전시 ‘편지를 쓰다’에서는 가족과 가까운 이들 사이에 오간 한글편지를 만날 수 있다. 부부, 부모와 자식, 시부모와 며느리, 형제자매가 주고받은 편지에는 집안의 크고 작은 일상과 서로를 향한 염려가 담겼다. 집을 떠난 아들이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 편지, 며느리에게 필요한 물건을 챙겨 보내며 목록을 적어준 시아버지의 한글 물목은 글자 수는 짧아도 마음의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함께 전시된 ‘쥬방문조과법’과 같은 생활 기록은 당시 여성들이 가정을 어떻게 꾸려갔는지도 보여준다. 술과 정과를 만드는 법을 한글로 적어 내려간 글에서는, 살림을 책임졌던 이들의 섬세함과 실용적인 지혜가 느껴진다.
함께 전시된 ‘쥬방문조과법’과 같은 생활 기록은 당시 여성들이 가정을 어떻게 꾸려갔는지도 보여준다. 술과 정과를 만드는 법을 한글로 적어 내려간 글에서는, 살림을 책임졌던 이들의 섬세함과 실용적인 지혜가 느껴진다.

정성껏 붓으로 써내려간 옛 한글편지 ©서울역사박물관

시아버지가 친정에 있는 며느리에게 혼수품 목록을 적어 보낸 한글편지 ©서울역사박물관

편지와 함께 보낸 혼수품은 조선 시대상을 느낄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편지를 읽다’… 생활과 사회를 비추는 창
2부 전시 ‘편지를 읽다’는 한글편지가 정보 전달의 역할을 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물건과 돈, 생활 형편을 전한 편지 속에는 당시의 물가와 사회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1909년, 남편에게 살림의 어려움과 하인 문제를 토로한 부인의 편지나, 사또에게 청원을 올린 조선 후기의 한글 편지는 한글이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생활과 사회를 움직이던 언어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904년에 펴낸 <중보언간독>이다. 편지 쓰기를 어려워하던 중인과 상민들이 참고했던 한글 편지 서식집으로, ‘편지 쓰기’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생활 속 기술이었음을 알려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904년에 펴낸 <중보언간독>이다. 편지 쓰기를 어려워하던 중인과 상민들이 참고했던 한글 편지 서식집으로, ‘편지 쓰기’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생활 속 기술이었음을 알려준다.

한글로 편지 쓰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중보언간독> ©서울역사박물관

한글 편지와 함께 다식틀 등 조선시대 생활용품도 전시되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다양한 형식의 한글 편지도 전시되어 있고, 알기 쉽게 풀어놓은 번역본도 함께 전시한다. ©서울역사박물관
읽고, 듣고, 써보는 체험형 전시
이번 전시는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조선시대 편지를 배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내레이션 영상은, 낯선 옛글을 한결 가깝게 만든다. 관람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편지 속 사정을 따라가게 된다.
디지털 편지쓰기 체험도 인상적이다. 현대어 문장을 옛말로 바꿔 부모나 친구에게 편지를 써보는 프로그램인데, 아이부터 어른까지 자연스럽게 참여한다.직접 부모님전상서로 시작되는 편지를 써본 어린이는 “어렵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잘 느껴진다”고 말한다.
디지털 편지쓰기 체험도 인상적이다. 현대어 문장을 옛말로 바꿔 부모나 친구에게 편지를 써보는 프로그램인데, 아이부터 어른까지 자연스럽게 참여한다.직접 부모님전상서로 시작되는 편지를 써본 어린이는 “어렵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잘 느껴진다”고 말한다.

관람객이 직접 옛날 문체로 편지를 쓰고 메일로 보낼수도 있는 키오스크 ©서울역사박물관
기다림의 감성을 전하는 한 장의 편지
전시장 후반부에서는 박물관 수장고와 편지 보존 과정을 소개하고, 키오스크를 통해 옛 한글편지를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시전지 문양의 엽서에 직접 편지를 써 옛 우체통에 넣으면 실제로 받아볼 수 있는 체험은, ‘기다림’이라는 편지의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언제든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이 전시는 오히려 더 특별하다. 옛사람들은 쉽게 무너뜨리거나 단정하지 않고, 한 자 한 자 마음을 눌러 담아 상대를 살폈다. 특별전 <문안아뢰옵고>는 과거의 기록을 보여주는 전시이자, 지금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대하고 있는지 되묻게 하는 자리다.
언제든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이 전시는 오히려 더 특별하다. 옛사람들은 쉽게 무너뜨리거나 단정하지 않고, 한 자 한 자 마음을 눌러 담아 상대를 살폈다. 특별전 <문안아뢰옵고>는 과거의 기록을 보여주는 전시이자, 지금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대하고 있는지 되묻게 하는 자리다.

형식의 옛 편지지인 시전지와 우편엽서, 편지봉투도 전시되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비치된 시전지에 직접 편지를 쓰고있는 가족 ©오도연

현장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우체국을 통해 배달도 된다고 한다. ©오도연

기증된 유물을 보존, 복원 하는 도구도 전시되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오도연

기증된 유물을 보존, 복원하는 현장 모습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전시기간 및 전시장소
서울역사박물관의 기증유물특별전 <문안아뢰옵고>는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때문에 편지를 써볼 기회가 거의 없는 어린이들과 함께 방문해서 옛 선조들의 편지를 직접보고 써보는 기회를 갖으면 좋은 교육이 될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기증유물특별전 <문안아뢰옵고>
○ 기간 : 2025년 12월 10일~2026년 3월 2일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B
○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8번 출구 도보 7분,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도보 8분
○ 운영시간 : 화~목요일, 토·일요일 09:00~18:00, 금요일 09:00~21:00
○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입장료 : 무료
○ 누리집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B
○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8번 출구 도보 7분,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도보 8분
○ 운영시간 : 화~목요일, 토·일요일 09:00~18:00, 금요일 09:00~21:00
○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입장료 : 무료
○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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