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넘어 실천하는 힘! '제로웨이스트 서울'을 취재하며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3.07.03. 10:00

수정일 2023.11.09. 14:45

조회 3,639

[내 삶에 도움된 인생정책] 자원순환 프로젝트, '제로마켓'과 '플리마켓'
민선8기 1주년, 시민이 꼽은 내 삶에 도움된 인생정책
개장 100일을 기념한 행사가 열린 제로마켓의 모습 ⓒ이정민
개장 100일을 기념한 행사가 열린 제로마켓의 모습 ⓒ이정민

서울시민기자 활동을 하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서울에 관한 다양한 소식들을 기사로 접한 후, 잘 활용했다거나 소개된 장소를 찾아가서 힐링 받고 왔다는 등의 인사다. 

이것은  비단 <내 손안에 서울> 구독자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기자 역시 취재를 위해 직접 보고 알게 되는 내용들 덕분에 세상 살아가는 공부를 제대로 하기 때문이다.
유기농 소재의 커피 필터와 천연성분의 고체형 샴푸 등 제로마켓의 판매 상품들 ⓒ이정민
유기농 소재의 커피 필터와 천연성분의 고체형 샴푸 등 제로마켓의 판매 상품들 ⓒ이정민

'제로마켓'

기자도 본래는 서울에 관한 정책이나 정보를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취재를 통해 접하는 대부분의 상황들이 생소하고 어려워 기사 작성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러던 중 2022년 4월 초, ‘서울시 제로마켓 개장 100일 기념 할인 행사’ 취재를 하게 되었다. 그전에도 유사한 내용을 다루긴 했지만, 제로마켓을 직접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 [관련 기사] '제로마켓' 친환경 제품 사고, 선물도 득템했어요!
유해 성분이 없는 고체형 치약과 100% 천연소재로 된 칫솔꽂이, 대나무 칫솔도 인기였다. ⓒ이정민
유해 성분이 없는 고체형 치약과 100% 천연소재로 된 칫솔꽂이, 대나무 칫솔도 인기였다. ⓒ이정민

먼저 일회용 포장재가 없는 친환경 매장인 제로마켓에 진열된 생활용품들의 종류와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세련된 외형은 물론, 기능적인 면까지 고려한 세심함이 돋보이는 제품들로 가득했다. 제품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조금은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주말 오후 시간에는 주 고객층이 주부들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대~20대 젊은 층이 주의 깊게 둘러보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평소 광고나 브랜드의 인지도를 보고 골랐던 주방세제를 이곳에서는 향수처럼 시향 과정을 거쳐 구입했다. 판매 직원의 상세한 제품 설명을 듣고, 미리 챙겨간 빈 용기에 필요한 만큼의 세제를 채워 구매를 완료했다.

어릴 적 엄마 손잡고 따라간 시장에서 참기름을 병에 담아 오던 기억을 떠올렸다. 집에 돌아와 구매한 세제와 천연 수세미를 사용해 본 결과, 원래 쓰던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만족스러운 쇼핑이 되었다. 같이 구매한 나무 주걱과 뒤집개는 지금도 잘 쓰고 있는 품목들이다.
세탁세제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만큼 빈 용기에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 ⓒ이정민
세탁세제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만큼 빈 용기에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 ⓒ이정민
대추나무에 천연 옻칠을 한 나무 집기류와 천연 수세미, 다회용 포장재가 보인다. ⓒ이정민
대추나무에 천연 옻칠을 한 나무 집기류와 천연 수세미, 다회용 포장재가 보인다. ⓒ이정민

환경을 위한 제로마켓의 중요한 역할은 ‘자원순환 프로젝트’ 활동에 있다. 매장 한쪽에는 수명이 다한 이어폰이나 충전선 수거를 위해 커다란 바구니를 두었다.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매장 답게 장바구니는 기본이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고객에게는 기부 받은 종이 가방을 제공했다.

사실 환경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면, 이와 관련한 뉴스들을 어렵지 않게 접했을 것이다. 기자 역시 그랬다. 그러나 무엇이든 직접 가서 한 번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
'자원순환 프로젝트‘ 활동인 이어폰과 충전선 수거 바구니와 기부 받은 종이 가방들 ⓒ이정민
'자원순환 프로젝트‘ 활동인 이어폰과 충전선 수거 바구니와 기부 받은 종이 가방들 ⓒ이정민

폐원단의 재탄생, ‘리얼스(RE:EARTH) 기획전’

그로부터 약 두 달 후 ‘리얼스(RE:EARTH) 기획전’이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서 열렸다. 이는 '서울시 지속 가능한 윤리적 패션 허브(SEFH)' 7개 브랜드가 참여,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기획전이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면서 업사이클링, 친환경 소재, 제로 웨이스트, 공정무역 등에 대한 관심도 상승을 반영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지구별 생각하는 착한 패션제품을 한자리에! '리얼스 기획전'

무엇보다 친환경 의류를 비롯해 폐캠핑텐트 원단으로 업사이클링 한 생활용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서 구매한 양말은 나중에 지인에게 선물했고, 폐패러글라이딩 원단의 미니 지갑도 소중히 잘 사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서 진행된 ‘리얼스(RE:EARTH) 기획전’ ⓒ이정민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서 진행된 ‘리얼스(RE:EARTH) 기획전’ ⓒ이정민
친숙한 동물, 풀, 꽃 등이 그려진 양말류와 폐원단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 ⓒ이정민
친숙한 동물, 풀, 꽃 등이 그려진 양말류와 폐원단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 ⓒ이정민

잠수교에서 만난 플리마켓

그 외에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의 '찐플리마켓' 역시 친환경 행사에 속한다. 학생들의 나눔 장터와 버려진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 교육, 헌옷 교환 등에 시민들의 관심이 모였다. 버려진 병뚜껑과 폐우산 수거함에 대해 묻는 이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기자는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환경을 살리는 희망의 씨앗이 되어 주길 바란다는 글을 기사에 올린 바 있다. 그 마음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 [관련 기사] 일요일은 잠수교 걷는 날! 뚜벅뚜벅 축제에서 추억 만들어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서 열린 찐플리마켓 (나눔 장터) ⓒ이정민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서 열린 찐플리마켓 (나눔 장터) ⓒ이정민
지구 환경을 위해 버려진 병뚜껑과 폐우산을 모으는 자원순환 활동 ⓒ이정민
지구 환경을 위해 버려진 병뚜껑과 폐우산을 모으는 자원순환 활동 ⓒ이정민

이와 같은 행사를 다닌 것이 환경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면서 그해 여름방학 때 초등학생 대상 독서캠프에서 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책을 읽고 이어지는 독후 활동 프로그램으로 ‘지구 환경을 생각하자’라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주제로 정했다.

프로그램 진행 중, 종이 봉지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금 전까지 장난치고 떠들던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이야기할 땐 제법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계속해서 텀블러 꾸미기와 같은 만들기 시간에도 아이들 모두 열심히 참여했다. 나만의 텀블러를 완성한 아이들은 자신의 작품과 함께 멋지게 사진을 찍고 뿌듯해했다.
초등학생들과 함께 ‘지구 환경을 생각하자’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정민
초등학생들과 함께 ‘지구 환경을 생각하자’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정민

그리고 오늘도 외출 전, 가방 안에 얇은 장바구니를 접어 넣는다. 그동안 소홀했던 텀블러도 잊지 말고 챙겨야겠다. 이처럼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제로웨이스트 서울’을 만드는 데 동참하려 한다. ☞ [관련 기사] 4월부터 카페에서 1회용컵 금지…'제로웨이스트 서울' 본격 추진
‘제로 웨이스트 서울’을 만들기 위한 일상 속 작은 실천 ⓒ이정민
‘제로 웨이스트 서울’을 만들기 위한 일상 속 작은 실천 ⓒ이정민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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