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 반기는 '열린송현녹지광장'…앞으로의 모습은?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3.06.29. 15:17

수정일 2023.11.09. 17:21

조회 4,583

[내 삶에 도움된 인생정책] 자연이 숨쉬는 ‘송현문화공원’으로 변신을 기대하며….
민선8기 1주년, 시민이 꼽은 내 삶에 도움된 인생정책

서울시정 민선 8기 1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서울시민기자'로서 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다양한 현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밤하늘의 멋진 드론 라이트 쇼를 볼 수 있었던 '서울페스타', 광장이 낭만적인 독서문화 공간으로 변모한 '서울야외도서관', 계절마다 다채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새로운 '광화문광장', 사진, 미술, 건축 등 예술도서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서울아트책보고'….

그 중에서 가장 들뜨고 즐거운 마음으로 취재길에 나선 기억은 다름 아닌 열린송현녹지광장 개장이었다. 높다란 담장과 육중한 철문으로 둘러싸인 금단의 땅이었던 그곳, 송현동 부지가 임시개방을 하며 도심 속의 녹지공원으로 시민들 곁으로 되돌아온 날이었다. ☞[관련기사] 송현동 부지, 100년 만에 열린다…녹지광장으로 개방

당시, 취재 전 미리 훑어본 보도자료는 한 세기 만에 귀환하는 송현동 부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내용으로 가득했으나,한편으론 의례적 수사일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도심 한복판, 가릴 것 없이 확 트인 넓다란 열린송현녹지광장은 막힌 가슴을 100년 만에 탁! 뚫어주듯 청량한 개방감이 압권이었다. 북쪽으로는 백악이, 서쪽으로는 인왕산이 유장한 산세를 그리며 파노라마를 이루었다. 얕은 경사와 굴곡을 그대로 살린 부지의 중앙에는 푸른 잔디광장이, 그 둘레는 온갖 들꽃과 들풀이 가득했다. 도심 속 다른 공원들은 잘 가꾸어진 조경의 산물이라는 느낌이 강한 데 비해, 이곳은 한적한 교외의 들판으로 나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정경이 가슴 속 깊이 스며들었다.

이러한 감흥을 떠올리며 지난 주말 다시 찾은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초여름의 들풀 내음과 화려하고 다채로운 들꽃이 시민들을 발걸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느새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서울의 명소가 되어 있었다. 그 사이 새로 들어선 ‘하늘소(所) 축의 계단’은 백악, 북한산, 인왕산이 이루는 파노라마와 송현동 부지 일대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초여름의 들풀 내음과 화려하고 다채로운 들꽃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초여름의 들풀 내음과 화려하고 다채로운 들꽃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정규
새로이 들어선 ‘하늘소(所) 축의 계단’과 유장한 백악의 산세, 그 너머의 북한산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정규
새로이 들어선 ‘하늘소(所) 축의 계단’과 유장한 백악의 산세, 그 너머의 북한산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정규
마치 교외 들판인 듯 무성한 들풀과 들꽃. 이러한 자연스런 멋은 열린송현녹지광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정규
마치 교외 들판인 듯 무성한 들풀과 들꽃. 이러한 자연스런 멋은 열린송현녹지광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정규
진홍빛 꽃양귀비가 만발해 있다. ⓒ이정규
진홍빛 꽃양귀비가 만발해 있다. ⓒ이정규
서울공예박물관의 예스러운 돌담을 따라 꽃양귀비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이정규
서울공예박물관의 예스러운 돌담을 따라 꽃양귀비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이정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양을 형상화한 의자 조형물이 배치되어 있다. ⓒ이정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양을 형상화한 의자 조형물이 배치되어 있다. ⓒ이정규
오직 푸른 잔디만 있는 중앙 잔디광장은 담백한 여백의 미를 선사한다. ⓒ이정규
오직 푸른 잔디만 있는 중앙 잔디광장은 담백한 여백의 미를 선사한다. ⓒ이정규
무성히 자란 들풀과 풍성한 꽃 사이에 놓인 벤치에선 휴식도 사색도 행복하다. ⓒ이정규
무성히 자란 들풀과 풍성한 꽃 사이에 놓인 벤치에선 휴식도 사색도 행복하다. ⓒ이정규
샛노란 해바라기가 볼수록 귀여운 모습으로 자라나 있다. ⓒ이정규
샛노란 해바라기가 볼수록 귀여운 모습으로 자라나 있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한편에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에서 전시될 문화재의 면면을 미리 볼 수 있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영상 속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는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모습을 겸재 정선이 직접 보고 그린 그림으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한편에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에서 전시될 문화재의 면면을 미리 볼 수 있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영상 속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는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모습을 겸재 정선이 직접 보고 그린 그림으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이정규

문화관광 허브, '송현문화공원'으로 거듭날 날을 기다리며

알다시피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송현동 부지를 2024년 12월까지 임시개방한다는 계획에 따라 조성된 곳이다. 2025년부터는 이곳에 ‘송현문화공원’(가칭)을 만드는 공사를 시작, 2027년에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송현문화공원에는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가칭)도 함께 자리할 예정이라 몇 년 후 송현동 부지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더 없이 매력적인 도심 속 녹지공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송현문화공원이 들어설 송현동 부지는 이 일대 다양한 문화명소를 잇는 사통팔달의 중심지다. 남쪽으로는 전통문화 거리인 인사동과 도심 속 전통 사찰인 조계사가 자리하고 있고, 동쪽으로는 서울공예박물관과 그 너머 계동, 창덕궁이 있다. 북쪽으로는 유서 깊은 정독도서관과 그 너머 북촌이, 서쪽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과 경복궁, 삼청동길이 위치한다. 이쯤 되면 문화명소 탐방의 허브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미술, 골동품, 민속공예품 가게에서부터 현대적인 공예 예술의 전시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편안한 독서와 사색의 공간에서부터 초월적 명상의 사찰 공간에 이르기까지, 전통 건축문화의 꽃 궁궐에서부터 한식과 전통차가 함께하는 전통 음식문화에 이르기까지, 장래 송현문화공원 일대는 사대문 안 어디에도 비할 데 없는 문화관광 허브가 되리라 기대된다.

더불어 인왕제색도와 같은 국보급 문화재와 이중섭, 김환기, 나혜석, 모네, 달리, 피카소 등 국내외를 망라하는 유명 화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미술관까지 자리할 터이니 송현문화공원의 탄생은 서울 문화 르네상스에 방점을 찍는 시간이 될 것이다.

송현동 부지 일대의 문화명소를 한 곳 한 곳 탐방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인왕산 너머 지는 해가 만드는 여름 노을을 카메라에 담으며 장차 도래할 송현문화공원의 모습을 그려 본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길이 나 있어 이 일대 지름길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에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길이 나 있어 이 일대 지름길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정규
무성한 들풀 너머로 여름 노을의 황금빛 광선에 물들기 시작한 서울공예박물관이 보인다. ⓒ이정규
무성한 들풀 너머로 여름 노을의 황금빛 광선에 물들기 시작한 서울공예박물관이 보인다. ⓒ이정규
인왕산 너머 지는 해가 만드는 여름 노을을 카메라에 담으며 장차 도래할 송현문화공원의 모습을 그려 본다. ⓒ이정규
인왕산 너머 지는 해가 만드는 여름 노을을 카메라에 담으며 장차 도래할 송현문화공원의 모습을 그려 본다. ⓒ이정규
송현동 부지 남쪽으로는 도심 속 전통 사찰인 조계사가 위치하고 있다. 평화로운 경내에서 마음의 휴식과 여유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송현동 부지 남쪽으로는 도심 속 전통 사찰인 조계사가 위치하고 있다. 평화로운 경내에서 마음의 휴식과 여유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인사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의 한 곳이다. 인사동의 매력은 대로변과 안쪽의 작은 골목길 모두에 있다. ⓒ이정규
인사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의 한 곳이다. 인사동의 매력은 대로변과 안쪽의 작은 골목길 모두에 있다. ⓒ이정규
인사동 일대에는 숨어 있는 근대 건축물이 많다. 웅장한 붉은 벽돌 건물인 천도교 중앙대교당(1921년)과 1930년대 지어진 경운동 민병옥 가옥. 경운동 민병옥 가옥은 근대기 대표적인 건축가인 박길룡이 설계하였는데, 인근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붉은 벽돌 건물도 박길룡의 작품이다. ⓒ이정규
인사동 일대에는 숨어 있는 근대 건축물이 많다. 웅장한 붉은 벽돌 건물인 천도교 중앙대교당(1921년)과 1930년대 지어진 경운동 민병옥 가옥. 경운동 민병옥 가옥은 근대기 대표적인 건축가인 박길룡이 설계하였는데 인근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붉은 벽돌 건물도 박길룡의 작품이다. ⓒ이정규
송현동 부지 동쪽에는 서울공예박물관이 있다. 옛 풍문여고 건물 5개 동을 리모델링하여 건축한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이다. ⓒ이정규
송현동 부지 동쪽에는 서울공예박물관이 있다. 옛 풍문여고 건물 5개 동을 리모델링하여 건축한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이다. ⓒ이정규
서울공예박물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근사하고 평화롭다. ⓒ이정규
서울공예박물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근사하고 평화롭다. ⓒ이정규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정독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감고당길은 예나 지금이나 운치 있다. 감고당은 조선 숙종의 비였던 인현왕후가 왕비의 지위를 잃고 서인이 되었을 시기에 궁에서 나와 살던 집이다. 덕성여고 교문 앞에 감고당 터 표지석이 있다. ⓒ이정규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정독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감고당길은 예나 지금이나 운치 있다. 감고당은 조선 숙종의 비였던 인현왕후가 왕비의 지위를 잃고 서인이 되었을 시기에 궁에서 나와 살던 집이다. 덕성여고 교문 앞에 감고당 터 표지석이 있다. ⓒ이정규
정독도서관은 옛 경기고등학교 건물(1938년)을 활용하여 1977년 개관한 도서관이다. 정독도서관 터는 1900년 고종황제 칙령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관립중등학교가 건립된 중등교육 발상지이다. ⓒ이정규
정독도서관은 옛 경기고등학교 건물(1938년)을 활용하여 1977년 개관한 도서관이다. 정독도서관 터는 1900년 고종황제 칙령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관립중등학교가 건립된 중등교육 발상지이다. ⓒ이정규
정독도서관의 정원은 푸른 나무와 잔디, 그리고 쉼터가 잘 가꾸어져 있어 휴식과 사색의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이정규
정독도서관의 정원은 푸른 나무와 잔디, 그리고 쉼터가 잘 가꾸어져 있어 휴식과 사색의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서쪽 출구에 난 길을 따라 오르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뒤쪽에 위치한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이 나온다. 조선시대 종친부는 종친의 인사문제, 종친 간의 분규 등을 의논하고 감독하던 관청이다.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에 운치 있는 풍경이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서쪽 출구에 난 길을 따라 오르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뒤쪽에 위치한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이 나온다. 조선시대 종친부는 종친의 인사문제, 종친 간의 분규 등을 의논하고 감독하던 관청이다.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에 운치 있는 풍경이다. ⓒ이정규
종친부 건물에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넘어가는 작은 언덕에는 포토존 표지석이 있다. 그 포토존에 서서 바라보면 겸재의 인왕제색도 속 인왕산의 수려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정규
종친부 건물에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넘어가는 작은 언덕에는 포토존 표지석이 있다. 그 포토존에 서서 바라보면 겸재의 인왕제색도 속 인왕산의 수려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정규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데이트 코스로도 편안한 도심 속 미술관 나들이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정규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데이트 코스로도 편안한 도심 속 미술관 나들이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정규

열린송현녹지광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48-9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시민기자 이정규

서울의 다양하고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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