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놀던 봉우리에서 생태공원으로…'선유도공원'의 놀라운 이야기
발행일 2026.05.15. 11:59
지난 5월 9일, 선유도공원에서 ‘한강역사탐방’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선유도의 옛 모습과 정수장 시절 그리고 생태공원으로 변화한 과정을 따라 걸었다.
지금의 선유도공원은 한강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과거에는 ‘선유도’가 아니라 ‘선유봉’이었다. 높이 약 40m의 두 봉우리가 있었고, 약 30가구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완전한 섬이 아니었으며, 모래톱으로 양평동과 이어져 있어 평소에는 걸어서 오갈 수 있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며 섬처럼 변하곤 했다.
마을 사람들은 홍수를 걱정해 해마다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당제를 지냈다고 한다. 주민들은 주로 물고기를 잡거나 밭농사를 지었고, 양화나루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양화나루’라는 이름은 버드나무가 아름다워 ‘버들 양(楊)’ 자를 써 붙여졌다고 한다.
선유봉은 경치가 빼어나 조선시대에도 이름난 명소였다. ‘신선이 놀다 간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도 이 일대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양화나루, 선유봉, 절두산 일대는 한강 유람의 주요 코스로, 조선시대 왕실 인물과 선비들이 즐겨 찾던 명승지였다.
그러나 선유봉은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홍수를 막기 위한 제방과 도로 건설에 필요한 돌을 확보하기 위해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이후 미군 도로 건설, 1962년 양화대교 건설, 1968년 한강 개발 과정에서도 계속 깎여 나갔다. 결국 봉우리는 사라지고 평평한 지형으로 변했으며, 한강 개발 이후 물로 둘러싸인 섬, 즉 선유도가 되었다.
1970년대에는 영등포 일대의 공장과 인구 증가로 식수 공급이 필요해졌다. 이에 1978년부터 선유도는 정수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강 물을 끌어와 침전·여과·정수 과정을 거쳐 영등포 일대 약 70만 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했으며, 이 역할은 2000년까지 이어졌다.
정수장 운영이 끝난 뒤 선유도는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공원으로 조성되었는데, 특징은 낡은 정수장 시설을 모두 철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세대 조경가 정영선과 건축가 조성룡은 침전지, 여과지, 정수지, 수송펌프실 등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살려 새로운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공원 곳곳에는 과거 정수장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수질정화정원은 옛 침전지를 활용한 공간으로, 지금은 갈대와 수생식물이 물을 정화하는 생태 공간으로 변모했다. ‘녹슨 기둥의 정원’은 정수지 구조물을 활용해 만든 장소로, 콘크리트 기둥과 식물이 어우러져 선유도공원의 대표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선유도공원의 주제는 ‘물’이다. 지금도 한강 물이 공원 안 약 835m의 물길을 따라 흐르며 수생식물과 만나고, 다시 한강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은 서울의 산업시설이 시민을 위한 생태공간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유도공원은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한강공원 산책길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봄에는 벚꽃과 신록, 여름에는 물길과 그늘, 가을에는 갈대와 낙엽, 겨울에는 정수장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이번 탐방은 익숙한 공원도 해설과 함께 걸으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선유도공원은 단순한 산책 공간이 아니다. 신선이 놀던 봉우리에서 한강 유람 명소, 정수장 그리고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장소다.
다음에 선유도공원을 찾는다면 예쁜 풍경만 바라보지 말고, 그 안에 남아 있는 돌과 물길, 기둥, 식물까지 함께 눈여겨보면 좋겠다. 선유도는 자연과 산업의 흔적을 서울이 어떻게 시민의 공간으로 되살렸는지를 보여주는, 한강의 작은 역사관과도 같은 곳이다.
지금의 선유도공원은 한강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과거에는 ‘선유도’가 아니라 ‘선유봉’이었다. 높이 약 40m의 두 봉우리가 있었고, 약 30가구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완전한 섬이 아니었으며, 모래톱으로 양평동과 이어져 있어 평소에는 걸어서 오갈 수 있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며 섬처럼 변하곤 했다.
마을 사람들은 홍수를 걱정해 해마다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당제를 지냈다고 한다. 주민들은 주로 물고기를 잡거나 밭농사를 지었고, 양화나루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양화나루’라는 이름은 버드나무가 아름다워 ‘버들 양(楊)’ 자를 써 붙여졌다고 한다.
선유봉은 경치가 빼어나 조선시대에도 이름난 명소였다. ‘신선이 놀다 간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도 이 일대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양화나루, 선유봉, 절두산 일대는 한강 유람의 주요 코스로, 조선시대 왕실 인물과 선비들이 즐겨 찾던 명승지였다.
그러나 선유봉은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홍수를 막기 위한 제방과 도로 건설에 필요한 돌을 확보하기 위해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이후 미군 도로 건설, 1962년 양화대교 건설, 1968년 한강 개발 과정에서도 계속 깎여 나갔다. 결국 봉우리는 사라지고 평평한 지형으로 변했으며, 한강 개발 이후 물로 둘러싸인 섬, 즉 선유도가 되었다.
1970년대에는 영등포 일대의 공장과 인구 증가로 식수 공급이 필요해졌다. 이에 1978년부터 선유도는 정수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강 물을 끌어와 침전·여과·정수 과정을 거쳐 영등포 일대 약 70만 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했으며, 이 역할은 2000년까지 이어졌다.
정수장 운영이 끝난 뒤 선유도는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공원으로 조성되었는데, 특징은 낡은 정수장 시설을 모두 철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세대 조경가 정영선과 건축가 조성룡은 침전지, 여과지, 정수지, 수송펌프실 등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살려 새로운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공원 곳곳에는 과거 정수장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수질정화정원은 옛 침전지를 활용한 공간으로, 지금은 갈대와 수생식물이 물을 정화하는 생태 공간으로 변모했다. ‘녹슨 기둥의 정원’은 정수지 구조물을 활용해 만든 장소로, 콘크리트 기둥과 식물이 어우러져 선유도공원의 대표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선유도공원의 주제는 ‘물’이다. 지금도 한강 물이 공원 안 약 835m의 물길을 따라 흐르며 수생식물과 만나고, 다시 한강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은 서울의 산업시설이 시민을 위한 생태공간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유도공원은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한강공원 산책길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봄에는 벚꽃과 신록, 여름에는 물길과 그늘, 가을에는 갈대와 낙엽, 겨울에는 정수장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이번 탐방은 익숙한 공원도 해설과 함께 걸으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선유도공원은 단순한 산책 공간이 아니다. 신선이 놀던 봉우리에서 한강 유람 명소, 정수장 그리고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장소다.
다음에 선유도공원을 찾는다면 예쁜 풍경만 바라보지 말고, 그 안에 남아 있는 돌과 물길, 기둥, 식물까지 함께 눈여겨보면 좋겠다. 선유도는 자연과 산업의 흔적을 서울이 어떻게 시민의 공간으로 되살렸는지를 보여주는, 한강의 작은 역사관과도 같은 곳이다.

선유도공원에서 진행된 한강역사탐방에 참여했다. ©장신자

선유도공원 선유봉에 관해 한강역사탐방 참가자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장신자

선유도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이다. ©장신자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수질정화 정원 ©장신자

선유도공원의 환경계류 ©장신자

농축조와 조정조를 재활용한 휴식과 놀이의 문화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장신자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해 꾸민 ‘시간의 정원’ ©장신자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고 기둥만을 남긴 정원 ©장신자

한강을 품은 정자, 선유정 ©장신자

선유도공원 옆으로 한강버스가 지나고 있다. ©장신자

선유도공원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기도 한다. ©장신자

선유도공원에서의 돗자리 위 봄날 풍경 ©장신자

체험에 나선 아이들 ©장신자

한강역사탐방을 마치면 스탬프를 찍어준다. ©장신자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