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서울교통을 칭찬하는 이유…기동카·AI통역·짐배송까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6.01.20. 15:51

수정일 2026.01.20. 18:20

조회 258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310) ‘글로벌 관광서울’을 완성하는 서울교통정책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서울 도심 관광지도 ©서울시
서울 도심 관광지도 ©서울시
코로나19 이후 국제관광이 본격 재개된 후, 한국문화의 전 세계적 확산과 환율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우리나라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가깝고 관광자원이 많은 서울을 집중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외국인들의 관광 편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교통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잔액 걱정 필요 없다…외국인 관광객에게 최적인 '기후동행카드 단기권'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제한 사용 가능한 교통카드인 기후동행카드의 단기권이다. 기존 기후동행카드는 한 달 단위로 이용할 수 있어서 단기 방문객은 사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 1일권부터 7일권까지 단기권(1일 5,000원, 2일 8,000원, 3일 1만 원, 5일 1만 5,000원, 7일 2만 원)이 나오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리한 교통카드로 거듭났다.

국내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내국인은 장기적으로 1회당 이용운임을 낮추는 데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외국인 단기 관광객은 그렇지 않다. 어차피 짧게 여행하기 때문에, 1회당 운임을 조금 깎아줘도 여행 기간 동안의 할인액 총량이 크지 않다. 게다가 어차피 서울은 세계적으로 교통요금이 상당히 싼 편이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은 몇 백 원 할인보다는 매번 승차권을 사야 하는 불편이나 선불카드 잔액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할인 카드보다는 무제한 카드, 이용 기간이 긴 카드보다는 짧은 카드가 더 편리하다.
기후동행카드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서울시
현재 시중에 무제한 교통카드는 두 종류가 나와 있는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기후동행카드와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K패스-모두의 카드이다. 당초 K패스에는 무제한 기능이 없고 할인 기능만 있었지만, 올해부터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기능을 벤치마킹하여 추가로 도입한 상태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필요로 하는 단기 이용 기능은 기후동행카드에만 존재한다.

아울러 K패스(모두의 카드)는 대체로 후불카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선불카드도 모바일카드 중심이라 외국인들이 쓰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게 되어 있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는 눈에 보이는 실물카드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는 안심감이 더 높다.
교통카드 키오스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하는 화면 ©한우진
교통카드 키오스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하는 화면 ©한우진
게다가 당초 기후동행카드 실물은 편의점이나 지하철 역무실(고객안전실)에서 구입할 수 있었지만, 작년부터 지하철역에 새로 도입된 신형 승차권자동발매기 ‘교통카드 키오스크’를 통해 비대면으로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더욱 편해졌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외국어가 익숙지 못한 우리나라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구입하는 것보다는, 외국어 지원이 잘 되어 있는 기계를 통해 구입하는 게 더 편리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서울시는 외국 발행 신용카드를 통한 1회권이나 기후동행카드 구입(2026년), 승차권이나 교통카드 구입 없이 외국 발행 본인 신용카드로 대중교통을 바로 타는 ‘오픈루프’를 시내버스에 적용(2026년), 서울지하철로 확대(2027년), 수도권 전체로 확대(2030년) 등을 추진하고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교통 이용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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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승객과 역무원 사이 AI 기반 실시간 통역을 해주는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 ©서울교통공사
외국인 승객과 역무원 사이 AI 기반 실시간 통역을 해주는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 ©서울교통공사

언어 장벽 너머 '사람 대 사람'을 잇는 AI 실시간 통역

외국 관광객이 서울지하철을 많이 이용하지만, 외국인이 영어로 대화하며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주요 지하철역(명동, 종로5가, 시청, 홍대입구, 을지로입구, 강남, 경복궁, 광화문, 김포공항, 이태원, 공덕)에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은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사람과 기계가 대화하는 게 아니고, 사람(역무원)과 사람(관광객)이 대화를 하는데 그 사이에 투명한 스크린을 설치하는 형태이다. 보다 인간적이며 이례 상황 대처도 쉽다. 투명 스크린 너머 역무원 얼굴과 양쪽이 말한 내용을 통역해 글자로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훨씬 이해하기 쉽고 현장감이 있다. 답변을 기억하기 위해 이 화면을 카메라로 찍어가는 관광객도 있다.

아울러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같은 주요 외국어뿐만 아니라, 소수 언어를 포함한 총 13개 언어(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베트남어, 태국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의 통역이 가능하다. 통역사 13명을 지하철역에 배치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사람을 이용해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AI가 해내고 있는 셈이다.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의 언어 선택 화면 ©서울교통공사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의 언어 선택 화면 ©서울교통공사
외국인은 영어가 잘 안 통하는 우리나라에 온다는 것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비영어권에서 온 관광객은 더욱 그럴 수 있다. 아무리 외국어로 많은 안내물을 만들어 두었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하기 마련이고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역무원이 외국어로 직접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 같은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은 관광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 시스템을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하여 서울교통공사가 수상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 승객 대상 서비스 품질 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수상 사유였다.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운영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많은 지하철역에 이런 시스템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안 그래도 외국인에게 반응이 좋은 서울지하철이 외국인에게 더욱 친숙한 교통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또타러기지 운영 개념도 ©서울시
또타러기지 운영 개념도 ©서울시

빈손으로 즐기는 서울 여행, '물리적 한계'를 허무는 교통 혁신

교통은 이동이 수반되는 만큼 육체적으로 피곤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에 특화된 육체적 교통편의 개선 작업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지하철에서 운영하는 여행용 캐리어 공항배달 서비스인 또타러기지(T-Luggage) 서비스이다.

여행객은 여행 마지막 날 최대한 밤늦게 출국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그날 하루를 온전히 여행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소에서는 오전에 나와야 하니, 그날 하루 종일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녀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역에 있는 공항철도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무인화 또타러기지 © 서울시
무인화 또타러기지 © 서울시
하지만 이것 대신 서울지하철의 9개 역(서울역, 명동, 홍대입구, 김포공항, 강남, 잠실, 종합운동장, 종로3가, 수서)에서 제공하는 짐 보관 및 공항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관 서비스는 대부분의 지하철역에 설치된 물품보관함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또타러기지의 장점은 바로 배송서비스이다. 크기와 주중·주말 구분에 따라 최소 2만원부터 최대 3만 1,000원을 받고 인천공항까지 짐을 보내준다.

짐을 공항으로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도심공항터미널과 또타러기지를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대체로 또타러기지 쪽이 유연성이 높다. 물론 도심공항터미널은 탑승수속을 미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할철도 도심공항터미널과 또타러기지의 짐 배송 서비스 비교
공항철도 도심공항터미널 또타러기지
이용 장소 공항철도 서울역에서만 이용 가능 서울시내 9개 지하철역에서 이용 가능
짐의 행방 바로 비행기로 들어가므로 공항에서 찾을 수 없음 공항에서 찾은 후 탑승수속을 하므로, 그 사이에 짐에 물건을 추가로 넣거나 뺄 수 있음
비용 구조 짐 배송(도심공항터미널)은 무료
반드시 직통열차 승차권을 구매해야 함(1만3,000원)
짐 배송 비용(2만원~3만1,000원)
공항까지는 원하는 방식으로 이동
항공편 제한 탑승수속을 미리 해야 함
따라서 항공편 제한 있음
탑승수속을 공항에 가서 함
따라서 항공편 제한 없음
성수역 3번 출구의 혼잡 ©서울교통공사
성수역 3번 출구의 혼잡 ©서울교통공사

성수역 남동쪽 끝 3-1 출구 설치 예정

또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2호선 성수역에 추가 출구 설치를 추진(개통 목표 2026년 말) 중이다. 현재 3번 출구는 출퇴근시간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심한 혼잡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성수역 주변은 '서울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며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는데, 편리한 서울지하철이라면서 정작 역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부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서울교통공사는 3번 출구의 혼잡 분산을 위해서 추가 출구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3번 출구 뒤편의 연무장9길 입구로 내려오도록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양쪽 출구에서 올라온 승객이 2층의 좁은 지점에 몰리는 문제점이 있어서 출구 위치를 변경하였다. ☞ [관련 기사] 복잡한 홍대입구역과 성수역, 새 출구 만들어 숨통 틔운다!

새 출구가 지어지는 위치는 3번 출구에서 떨어진 건대입구 방면 동쪽 끝이며, 연무장11길 입구로 내려오도록 지어진다. 이렇게 하면 현재 성수역의 대합실 비운임구역이 아니라, 3층 승강장에서 2층 대합실로 내려오자마자 나오는 대합실 운임구역쪽과 연결되므로, 별도의 개집표기가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승강장과의 거리가 짧아지고, 3번 출구 이용 승객과 분리되어 혼잡이 분산되는 장점이 크다.
성수역에 새로 생기는 남동쪽 끝 3-1번 출구 예상도 ©서울교통공사
성수역에 새로 생기는 남동쪽 끝 3-1번 출구 예상도 ©서울교통공사
서울은 대중교통수단이 편리하다며 많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칭송을 받고 있지만, 그에 취해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가 교통카드 기반 대중교통 결제 시스템을 갖춰놓고 방심하던 사이, 외국은 비접촉 결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통결제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세계 표준에서 유리된 갈라파고스가 되어 있다는 비판이 슬슬 나오고 있는 상태이다. 디지털 전환은 계단식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특징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외국을 잠시 앞서나간 것 같아도, 긴장을 풀고 있으면 외국은 우리를 뛰어넘는 발전을 또 해낸다.

이동편의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지하철에는 계단을 이용해 지하철역을 들어가는 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하철의 무거운 짐도 자기가 드는 게 아니라 배송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당연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물류배송망이 잘 갖춰진 곳에서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편의도 당연히 개선된다.

결국 외국인에게 친절한 교통 시스템이란 기술적 우위와 함께 낯선 곳에 와서 불안하고 불편한 외국인의 심리를 얼마나 잘 읽어내고 해결해 주느냐에 달려 있다. 글로벌로 표준화된 교통결제, 언어 소통의 AI 개선, 짐에서 해방된 손발의 편안함, 이 모두가 관광의 기본인 이동의 편리성을 높여주는 조건이다.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 서울관광의 성공 여부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리한 서울교통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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