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기후동행카드 무제한 이용하기 응용편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2.20. 15:33

수정일 2024.02.20. 15:36

조회 10,656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60) 슬기로운 기후동행카드 활용법…스포트환승, 화장실 이용 등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기후동행카드 이렇게 이용하면 편리하다!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해 본다.
기후동행카드 이렇게 이용하면 편리하다!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해 본다.

그야말로 열풍이다. 기후동행카드 이야기다. 당초 인터넷 댓글 등에서는 우려가 많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기후동행카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정기권인데 지하철과 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제한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런 교통카드는 우리나라 대중교통 역사상 처음이다.

이렇게 신개념 교통카드이다 보니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의 대중교통의 고정관념을 깨는 기후동행카드의 새로운 이용 방법들을 알아보자.

① 기동카 있으면, 가까운 지하철역 간 무료 환승도 가능해~

원래 버스에서 내려 다른 번호 버스를 타는 것은 무료 환승이 된다. 그런데 지하철역에서 내려 인접한 다른 지하철역에서 다시 타는 것은 무료 환승이 안 된다. 지하철을 새로 탈 때는 무료 환승이 끝나고 기본요금을 새로 내야 한다.

이는 지하철역들이 가까운 곳에 있을 때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1호선 용산역과 4호선 신용산역이다. 4호선 신용산역에서 나오면 1호선 용산역 건물이 눈앞에 보일 정도로 가까운데 서로 간에 환승통로가 없다. 그래서 용산역에서 환승을 하려면 기본요금을 새로 내야 한다. 이게 싫으면 환승통로가 있는 서울역이나 이촌까지 돌아가야 했다.
가까이 있지만 서로 환승통로가 없는 용산-신용산역. 이때 기후동행카드라면 무료 환승하는 셈이다.
가까이 있지만 서로 환승통로가 없는 용산-신용산역. 이때 기후동행카드라면 무료 환승하는 셈이다.

이렇게 가까이에 있지만 환승통로가 없는 역에는 소프트환승을 시행해주면 좋다. 소프트환승(Soft換乘)이란 '환승통로 구조물이라는 하드웨어(Hardware)의 건설 없이, 지하철 자동개집표기의 프로그램이라는 소프트웨어(Software) 변경만으로 환승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뜻이다.

즉 4호선 신용산역 게이트에서 나온 승객이 1호선 용산역 게이트로 들어가면 기본요금이 추가되지 않고 무료환승이 유지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서울지하철에서는 소프트환승이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로 현재 수도권에서 소프트환승이 실시 중인 역은 경의선 서울역뿐이다. 노원역에서도 환승통로 공사 기간 동안엔 임시로 시행 중이다. ☞ [관련 기사] 지하철 환승 혼잡한 노원역, 환승통로까지 막힌다…대비책은?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지하철역에서 나와서 인접한 다른 역을 들어가도 어차피 무제한이라 요금을 추가로 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에 이같이 가까운 곳에 있는 지하철역들은 용산(1)-신용산(4) 외에도 몽촌토성(8)-한성백제(9), 남영(1)-숙대입구(4), 신답(2)-답십리(5) 등이 있다. 환승통로가 없어 불편한 인접역을 이용할 때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소프트환승 효과를 낼 수가 있다.

② 기동카 있으면, 15분 이상 화장실 이용해도 괜찮아~

서울지하철에서는 작년부터 15분 재승차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중간역에서 잠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수 있는 제도다. 원래 이렇게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올 때 기본요금을 새로 내야 하는데, 이제는 환승횟수가 1회 차감될 뿐 기본요금을 새로 내지는 않는다. 사실상 게이트 바깥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게 해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 10분→15분으로 연장, 추가노선은?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15분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사람이 많은 역인데 화장실이 적다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이때도 역시 기후동행카드가 위력을 발휘한다. 화장실에서 15분을 넘게 있었더라도 다시 들어올 때 요금을 추가로 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기후동행카드가 있으면 화장실에서 훨씬 마음 편하게 일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환승역에서 다른 노선 게이트로 돌아와도 된다는 것이다. 일반 교통카드의 15분 재승차 제도는 반드시 동일노선 게이트로 돌아와야 한다. 즉 1호선 서울역에서 잠깐 나와서 화장실에 갔는데, 어차피 환승을 할 예정이라 4호선 서울역 쪽으로 이동하여 4호선 게이트로 다시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15분 재승차에 따른 기본요금 무료 혜택을 받으려면 굳이 1호선 게이트로 돌아와서 승강장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1-4호선 환승통로를 지나야 한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가 있으면 1호선 화장실 이용 후 바로 4호선역 쪽으로 이동하여 들어가면 되므로 불필요한 이동을 줄일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를 활용하면  지하철 게이트 바깥 화장실 이용도 자유롭다.
기후동행카드를 활용하면 지하철 게이트 바깥 화장실 이용도 자유롭다.

③ 기동카 있으면, 중고거래도 여유있게~ 같은 번호 버스 연속 환승도 자유롭게~

요즘 온라인 중고거래를 위해 지하철역에 갔다가 물건만 주고 받고 금방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15분 내로 돌아올 수 있다면 15분 재승차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대기 시간이 이보다 길어지면 다시 지하철 요금을 내거나, 중간에 버스를 끼워 타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

가령 신림역에서 선릉역에 갔다 와야 하는데, 선릉역에서 15분보다 일이 길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선릉역에서 일을 마치고 선릉역에서 역삼역까지 버스를 타고 온 뒤 다시 역삼역으로 들어와 지하철을 타야 한다. 지하철-버스-지하철은 무료 환승이 유지되어 기본요금을 새로 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선릉역에서 30분 안에 일을 봐야 한다. 서울대중교통의 무료 환승 제한시간이 30분이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어떤 식으로든 초조함을 피할 수 없다. 시간이 늦으면 기본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생긴다.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이 문제도 해결된다. 15분이든 30분이든 그보다 오래 있어도 지하철을 다시 탔을 때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무료 환승을 위해 굳이 밖으로 나가 버스를 끼워 타는 불편 없이 곧바로 돌아오는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듯 기후동행카드는 승객의 행동에 자유를 준다.

아울러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동일 번호 버스를 연속 이용할 때도 추가 부담이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현재 버스-버스 환승 시 노선번호가 같으면 무료 환승이 안 된다. 그러나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이 문제도 해결된다.
서울권역 내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인기이다.
서울권역 내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인기이다.

④ 기동카 있으면, 회사 출장비 처리도 간단~

기후동행카드의 진정한 위력은 개인이 사는 것보다 회사가 사서 직원에게 지급할 때 발생한다. 기업에서 직원에게 교통비를 지원해 줄 때, 자동차 연료 구입도 가능한 현금 지급보다 기후동행카드를 지원해 준다면, 불필요한 자가용 운행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또 주목되는 것은 기후동행카드를 출장비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직원이 출장을 가면 그때 사용한 교통비를 매번 정산해야 했다. 하지만 회사가 직원들에게 출퇴근 때 쓰라며 기후동행카드를 지원해 줬다면, 시내권역 출장비는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되므로 딱히 정산할 필요가 없다. 업무가 간단해지고 비용 절감도 가능해진다. 직원들이 주로 시내권으로 출장을 다니는 경우에 기후동행카드는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⑤ 기동카 있으면, 서울 구석구석 여행도 훌쩍~

여행이란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하기도 하지만, 별다른 계획 없이 그때그때 마음 내키는 대로 가는 것도 즐겁다. 서울은 워낙 큰 도시이고 대부분 서울을 속속들이 모두 가본 경우는 드물다. 그저 집이나 학교·회사 근처, 몇몇 유명한 곳들 정도만 알 뿐이다.

서울의 매력을 찾으려면 못 가본 곳, 흥미로운 곳들을 발로 찾아다니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계획 없이 발길 가는 대로 이곳저곳 내려서 서울을 느끼는 것이 좋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흥미로운 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재미있을 것 같은 곳에서 내려서 서울을 체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교통카드로 이렇게 하다가는 교통비가 끝없이 높아지기 때문에 불안해서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몇 번을 타고 내리든 상관없는 기후동행카드만 있으면, 서울의 매력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워질 것이다.

⑥ 기동카 있으면, 서울 버스 타고 경기도 멀리까지도~

기후동행카드는 기본적으로 서울 시내에서만 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용처가 지역으로 구분되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면허로 구분이 된다. 따라서 서울시 바깥으로 나가는 서울버스를 이용하면 경기도까지 가는 데도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다.

버스의 면허가 서울인지 경기도인지 아는 방법은 버스차량 정면 아래에 붙어있는 노란색 차량번호판을 보는 게 제일 쉽다. 전국번호판을 쓰는 자가용과 달리 운수사업용 차량은 아직도 지역명이 붙어 있는데, 지역 이름이 서울이면 서울버스다.

현재 서울에서는 경기도까지 가는 버스들이 의외로 많이 운행되고 있다. 광역버스는 탈 수 없지만,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한 간선버스와 지선버스들 중에 경기도로 나가는 것이 많다.

물론 서울시에 인접한 광명시나 성남시 등은 서울과 생활권이 통합되어 있다 보니 원래 이런 버스가 많고, 7호선이나 8호선 같은 서울지하철까지 들어가는 곳이라 큰 감흥은 없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한 경기도행 버스의 진수는 서울과 바로 붙어있지 않은 지역까지 가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의왕시파주시인데, 둘 다 과천시와 고양시에 막혀 있어서 서울과 바로 붙어있지 않은데도 서울까지 가는 버스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런 버스들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멀리 있는 경기도 지역을 가는 데도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버스가 지하철보다는 느리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지하철과 버스는 각각 장점이 있는 만큼, 기후동행카드의 이용 범위가 넓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전철역에 바로 붙어있지 않은 경기도 지역으로 갈 때는, 그 역에서 경기도 버스를 또 한 번 갈아타느니, 아예 곧바로 가는 서울버스를 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바로 인접하지 않은 경기도 지자체로 가는 서울버스를 아래 표로 정리해 보았다. 양주시는 서울시와 바로 붙어있기는 하지만 북한산으로 인해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에 아래 표에 포함시켰다.

기후동행카드로 경기도 먼 지역까지 갈 수 있는 서울버스
서울면허 버스번호 기동카로 갈 수 있는
경기도 지역
서울 출발점 주요 경유지 경기도 종점
441 의왕, 군포 신사역 의왕시청 월암공영차고지
502 의왕, 군포 한국은행 의왕시청 월암공영차고지
540 의왕, 군포 서울성모병원 군포시청 군포공영차고지
541 군포 강남역 군포문화예술회관 군포공영차고지
542 군포 신사역 군포국민체육센터 부곡공영차고지
5530 군포 사당역 군포시민체육광장 군포공영차고지
5531 군포 노들역 군포국민체육센터 군포공영차고지
5623 군포 여의도환승센터 군포문화예술회관 군포공영차고지
704 양주 서울역환승센터 우이령 송추반석전원교회
773 파주 불광역 운정신도시 파주 교하동
774 파주 불광역 용미리 묘지 파주리 주내삼거리

기후동행카드는 과거엔 없었던 신개념 교통카드다. 그동안 지하철 정기권으로는 버스를 탈 수 없었기에 역세권에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은 지하철 정기권을 이용할 수 없었다. 서울대중교통은 기본 운임 거리가 10km이기 때문에 단거리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대중교통 요금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이렇듯 '기후동행카드'란 그동안 차별 받아왔던 약자들과 함께 '동행'하는 새로운 교통요금 제도인 것이다.
☞ [관련 기사] 서울 지하철·버스 많이 탈수록 이득! '기후동행카드'가 필요한 이유
☞ [관련 기사]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알쏭달쏭 궁금증, 이것만은 알아두자!

앞으로도 기후동행카드가 큰 성공을 거두어 시범사업 후 본 사업이 잘 추진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요금제도의 한계를 극복하는 매력적인 교통카드, 과거 요금제도하에서 소외 받던 사람들과 함께 동행하는 교통카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기대한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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