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로잡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서울은?
임명묵 작가
발행일 2025.07.17. 14:37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스터
임명묵 작가의 ‘K컬처를 읽어드립니다’ (5) 애니메이션으로 서울을 보다
올해 6월, 전 세계가 다시 K컬처로 술렁였다. 6월 27일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 3 때문은 아니었다. 물론 시즌 3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시리즈 1위를 차지하며 K컬처 대표작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미 검증된 흥행작의 후속 시즌이기에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여름 K컬처 붐을 이끈 작품은 전혀 다른 장르인 애니메이션이었고, 심지어 한국에서 제작된 것도 아니었다. 한국계 미국인 메기 강 감독과 소니 픽처스가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처음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흥행 기대를 모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 제작이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과연 해외 제작진이 한국 문화를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했다. 서구인의 시각으로 피상적으로 한국 문화의 스테레오타입들을 나열하고, 한국 문화가 다른 아시아 문화들과 구분도 안 되는 국적 불명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처음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흥행 기대를 모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 제작이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과연 해외 제작진이 한국 문화를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했다. 서구인의 시각으로 피상적으로 한국 문화의 스테레오타입들을 나열하고, 한국 문화가 다른 아시아 문화들과 구분도 안 되는 국적 불명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헌트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자보이즈’
하지만 드라마 <엑스오, 키티>의 사례에서 보듯,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국 및 K컬처를 다루는 작품들이 호평을 받는 등 K컬처의 제작 자체는 이미 국제화되고 있기도 했다. 실제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막상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는, 다소 어색한 면이 있어도 한국 문화를 외부인의 시각에서 진지하게 녹여낸 뛰어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순식간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시청자들도 식당에서 수저 밑에 휴지를 까는 관습이나, 목욕탕과 한의원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가 제작진의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잘 표현되었다고 호평했다. 게다가 ‘혼문’과 ‘굿’, ‘사자보이즈’ 등 무속 전통을 케이팝 문화로 함께 녹여내며 최근 서구권에서 활발히 보이고 있는 한국 무속에 대한 관심을 잘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시청자들도 식당에서 수저 밑에 휴지를 까는 관습이나, 목욕탕과 한의원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가 제작진의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잘 표현되었다고 호평했다. 게다가 ‘혼문’과 ‘굿’, ‘사자보이즈’ 등 무속 전통을 케이팝 문화로 함께 녹여내며 최근 서구권에서 활발히 보이고 있는 한국 무속에 대한 관심을 잘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 야경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배경이 된 서울 야경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도 흥미롭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당연하게도 케이팝의 중심 도시인 서울이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서울의 대표 장소들이 집중적으로 묘사되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팬들은 작품의 배경이 된 공간을 실제로 찾아보며 공유하기 시작했다.
잠실 올림픽경기장, 삼성역 전광판, 북촌 한옥마을, 낙산공원과 남산타워, 청담대교와 ‘섬유원지역’으로 등장한 자양역, 명동 거리와 길거리 음식까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보여준 서울만의 매력적인 특징도 국내외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익숙한 서울의 모습이다. 커다란 한강과 여러 산을 끼고 있어 다채로운 지형을 보여주고, 한국 특유의 전통문화와 최첨단 과학기술과 화려한 대중문화가 공존하는, 그야말로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아시아에서 가장 복합적인 특징을 지닌 대도시 말이다.
잠실 올림픽경기장, 삼성역 전광판, 북촌 한옥마을, 낙산공원과 남산타워, 청담대교와 ‘섬유원지역’으로 등장한 자양역, 명동 거리와 길거리 음식까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보여준 서울만의 매력적인 특징도 국내외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익숙한 서울의 모습이다. 커다란 한강과 여러 산을 끼고 있어 다채로운 지형을 보여주고, 한국 특유의 전통문화와 최첨단 과학기술과 화려한 대중문화가 공존하는, 그야말로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아시아에서 가장 복합적인 특징을 지닌 대도시 말이다.

청담대교 야경 | 헌트릭스와 악령의 전투가 벌어진 지하철
이와 같은 서울의 이미지는 2018년 영상 제작자 브랜든 리(Brandon Li)가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 Seoul Wave를 통해서도 일찍이 찬사를 받은 바 있었는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한층 더 발전한 것이다.
이처럼 최근 한국에서 나온 어떤 다른 문화 콘텐츠보다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서 서울은 강렬한 홍보 효과를 누릴 것 같다. K컬처에 힘입어 세계적 문화 중심지로 도약한 서울은 지자체나 정부가 주도하여 명소나 ‘핫플’을 알리지 않아도 된다. 국적을 가리지 않는 수준 높은 민간 문화 콘텐츠의 배경을 통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한 것이다.
이처럼 최근 한국에서 나온 어떤 다른 문화 콘텐츠보다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서 서울은 강렬한 홍보 효과를 누릴 것 같다. K컬처에 힘입어 세계적 문화 중심지로 도약한 서울은 지자체나 정부가 주도하여 명소나 ‘핫플’을 알리지 않아도 된다. 국적을 가리지 않는 수준 높은 민간 문화 콘텐츠의 배경을 통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한 것이다.

서울올림픽 주경기장 | 헌트릭스의 무대가 펼쳐진 장소

북촌 | 루미와 진우가 깊은 대화를 나눈 밤의 북촌
그런 와중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을 둘러싼 주목할 만한 해프닝도 있었다. 발단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아트디렉터가 SNS 계정에 롯데타워 사용 미허가와 관련된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히트작을 통한 절호의 홍보 기회를 놓쳤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이는 롯데 측이 자신들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작진으로부터 관련 문의를 받지 못했으며, 대부분 문제없이 사용 허가를 내준다고 밝히며 말 그대로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 해프닝은 상대적으로 낯선 개념인 건축물 디자인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상업적 목적으로 창작성이 인정되는 건축물의 디자인을 활용하려면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형 영화 제작사나 넷플릭스처럼 영상물의 제작, 배포 및 저작권 규정을 잘 숙지한 곳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관련 인식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법이 그렇듯, 건축물 저작권 역시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과 모호한 영역이 존재한다.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국내의 독창적인 건축물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사례는 소규모 또는 독립 제작자들이 건축물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개성 있는 공공 건축물을 다수 보유한 서울시가 이러한 저작권 인식을 확산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해프닝은 상대적으로 낯선 개념인 건축물 디자인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상업적 목적으로 창작성이 인정되는 건축물의 디자인을 활용하려면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형 영화 제작사나 넷플릭스처럼 영상물의 제작, 배포 및 저작권 규정을 잘 숙지한 곳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관련 인식이 부족한 편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법이 그렇듯, 건축물 저작권 역시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과 모호한 영역이 존재한다.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국내의 독창적인 건축물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사례는 소규모 또는 독립 제작자들이 건축물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개성 있는 공공 건축물을 다수 보유한 서울시가 이러한 저작권 인식을 확산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모르겠다.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