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뒤 서울교통은? 파킹로봇이 주차해주고 UAM이 하늘을 난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5.06.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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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기술컨퍼런스(학술회의), 그랜드포럼(토론회), 마스터(전문가) 특강, 연구개발 성과공유회 등 수많은 행사가 합쳐진 종합교류회였다. 실제로 작년까지는 행사 이름이 '국토교통기술대전'이었는데 올해부터는 '기술교류회'로 바뀌었다. 사람들끼리의 교류를 강조한 것이다. 그래도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은 역시 눈에 보이는 전시물이 있는 특별전시관이었다.
한편 과거 사람들은 땅 바로 위 지상에서만 살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가 되면 공간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하와 하늘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지하, 지상, 하늘의 교통신기술을 모두 볼 수 있었다.

① 피난관제로봇 (이동형 영상 감시 시스템)
다만 아쉬운 부분은 관제실에서 차량 내부를 실시간 CCTV로 볼 수 없다는 점과, 승객들이 터널을 걸어 인접역으로 대피할 때 안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즉 관제사는 기관사와의 통화를 통해서만 현장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기관사는 현장에서 초동 대처를 하고 승객들을 안내하기에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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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호선 전동차의 길이는 160m나 되는데 한쪽 끝에 있는 기관사가 반대편 끝에 있는 승객들에게 안내를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터널로 내려오면 전동차내 스피커를 이용할 수도 없게 된다. 따라서 터널 내부에서 기관사를 대신하여 관제사의 눈이 되어 주고, 입이 되어 줄 별도의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일단 터널 내부에 고정형 CCTV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는 있겠으나, 그러면 너무 많은 수가 필요하다. 드론을 띄우는 방법도 있으나, 하늘이 안 보여 GPS 위성신호가 없으므로 제어가 어렵다. 또한 좁은 터널 내부에서는 추락하기 쉽고, 이는 터널 내부에서 이동 중인 대피 승객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된다.

재난이 발생하여 터널 내에서 승객이 걸어서 이동해야 할 상황이 되면, 피난관제 로봇이 특수레일을 따라 해당 위치에 도착하여 CCTV를 비추어 관제사에게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피난 중인 승객들에게 자동 방송 및 관제사의 음성을 전달 할 수 있다.
또한 꼭 재난 시에만 쓰는 것은 아니고, 평상시에는 순찰, 환경 모니터링(온도, 습도, 미세먼지 등), 터널 내 작업자 관리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이 터널 내에 설치된다면 사고 처리와 승객 안내에 바쁜 기관사를 도와서 승객들을 더욱 안전하게 피난시킬 수 있을 것이다.

② 자율주행 파킹로봇
이럴 때 주차장 입구에서 누군가 주차를 해주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바로 발레파킹(대리주차)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모든 주차장이 대리주차요원을 갖추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환승주차장이다. 서울시에서는 도심 교통혼잡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외에서 출발한 차량이 시내로 바로 들어오지 말고, 시계(市界) 지하철역에 설치된 환승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도심에는 지하철을 타고 들어오라고 한다. 교통에서는 이를 '파크 앤 라이드(Park & Ride)'라고 부른다. 이런 취지로 서울에 지어진 것이 도봉산역 환승주차장, 개화역 환승주차장 등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렇게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환승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환승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는데 10분이 걸린다면, 지하철로는 벌써 5정거장을 갔을 시간이다. 결국 시간이 아까워서 주차보다는 바로 시내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니 도심 혼잡은 줄어들지를 않는다.

운전자는 주차하는 데 필요한 귀찮음과 시간 낭비를 없앨 수 있다. 또한 도심 혼잡 감소에 기여하게 되므로 서울시 같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적극 시행해야 할 정책이다. 실제로 이번 국토교통기술교류회에서는 자율주행 파킹로봇의 효과를 분석한 서울시립대학교의 논문도 발표되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서울시 주요 지하철역 환승주차장에 발레파킹 로봇을 설치하는 것으로 연간 5.3만 통행을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이에 따라 1.3억 원의 대기오염 절감 편익이 발생한다고 분석되었다.

③ UAM(도심항공교통)
비행기는 긴 활주로가 필요하고 커다란 소음이 발생하여 도심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전기로 운행되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e-VTOL기가 등장하면서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것은 헬리콥터도 마찬가지이지만, UAM은 회전 날개가 작아 소음이 적고, 회전 날개가 여러 개라 고장시에도 안전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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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UAM은 하늘을 나는 기체만 생각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좁고 복잡한 도심에서 여러 대의 소형 항공기들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고 유도하는 관제기술과 도심형 UAM 공항인 버티포트,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들을 사전에 검증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UAM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각종 인증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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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을 나는 UAM 기체 뒤에는 수많은 기반시설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한 것임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UAM이 당장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항상 우리 생각보다 더 빨리 변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그랬고, AI가 그랬다. 70년대 초반 우리나라엔 지하철이 없었지만, 지금 지하철 없는 서울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UAM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UAM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가야 할 길도 멀고, 해야 할 일도 많다. 달리 말하면 세계의 다른 대도시보다 늦게 대도시가 된 서울시에게도 아직 기회가 열려있다는 뜻이다.

교통분야 연구개발 통해 도시의 경쟁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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