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뒤 서울교통은? 파킹로봇이 주차해주고 UAM이 하늘을 난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5.06.24. 15:40

수정일 2025.06.24. 17:02

조회 2,022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95) 미리 보는 교통첨단기술 - 피난관제로봇, 파킹로봇, UAM 등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025 국토교통기술교류회 전시관 입구 ©한우진
2025 국토교통기술교류회 전시관 입구 ©한우진
6월 19~20일, GTX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삼성역 앞 COEX에서는 2025 국토교통기술교류회가 열렸다. 우리나라 국토교통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전문 연구기획관리기관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국토교통 첨단 신기술이 소개되었다. 이를 통해 향후 우리가 살아갈 국토와 우리가 이용할 교통의 미래를 알기 쉽게 소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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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기술컨퍼런스(학술회의), 그랜드포럼(토론회), 마스터(전문가) 특강, 연구개발 성과공유회 등 수많은 행사가 합쳐진 종합교류회였다. 실제로 작년까지는 행사 이름이 '국토교통기술대전'이었는데 올해부터는 '기술교류회'로 바뀌었다. 사람들끼리의 교류를 강조한 것이다. 그래도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은 역시 눈에 보이는 전시물이 있는 특별전시관이었다.

한편 과거 사람들은 땅 바로 위 지상에서만 살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가 되면 공간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하와 하늘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지하, 지상, 하늘의 교통신기술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이동형 영상 감시 시스템 ©한우진
이동형 영상 감시 시스템 ©한우진

① 피난관제로봇 (이동형 영상 감시 시스템)

지난 5월 31일 서울지하철 5호선에서는 아찔한 일이 있었다. 마포역을 앞둔 한강하저터널 안에서 방화로 인해 전동차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내장재가 불연재라 불이 번지지 않았고, 시민들도 침착하게 대처하여 사망자는 없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관제실에서 차량 내부를 실시간 CCTV로 볼 수 없다는 점과, 승객들이 터널을 걸어 인접역으로 대피할 때 안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즉 관제사는 기관사와의 통화를 통해서만 현장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기관사는 현장에서 초동 대처를 하고 승객들을 안내하기에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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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호선 전동차의 길이는 160m나 되는데 한쪽 끝에 있는 기관사가 반대편 끝에 있는 승객들에게 안내를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터널로 내려오면 전동차내 스피커를 이용할 수도 없게 된다. 따라서 터널 내부에서 기관사를 대신하여 관제사의 눈이 되어 주고, 입이 되어 줄 별도의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일단 터널 내부에 고정형 CCTV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는 있겠으나, 그러면 너무 많은 수가 필요하다. 드론을 띄우는 방법도 있으나, 하늘이 안 보여 GPS 위성신호가 없으므로 제어가 어렵다. 또한 좁은 터널 내부에서는 추락하기 쉽고, 이는 터널 내부에서 이동 중인 대피 승객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된다.
피난관제로봇 ©한우진
피난관제로봇 ©한우진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바로 피난관제 로봇이다. 피난관제 로봇은 지하철 터널 상부에 설치된 특수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CCTV 카메라 및 스피커 내장 로봇이다. 레일에 매달려 있으니 안정적이고 현재 위치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재난이 발생하여 터널 내에서 승객이 걸어서 이동해야 할 상황이 되면, 피난관제 로봇이 특수레일을 따라 해당 위치에 도착하여 CCTV를 비추어 관제사에게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피난 중인 승객들에게 자동 방송 및 관제사의 음성을 전달 할 수 있다.

또한 꼭 재난 시에만 쓰는 것은 아니고, 평상시에는 순찰, 환경 모니터링(온도, 습도, 미세먼지 등), 터널 내 작업자 관리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이 터널 내에 설치된다면 사고 처리와 승객 안내에 바쁜 기관사를 도와서 승객들을 더욱 안전하게 피난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 파킹로봇(비스듬히 세워둔 모습) ©한우진
자율주행 파킹로봇(비스듬히 세워둔 모습) ©한우진

② 자율주행 파킹로봇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할 때 불편한 것이 주차다. 주차장 진입 전 전광판을 통해 빈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기쁜 것은 잠시뿐. 차 넣을 곳을 찾아 한참을 헤매어야 하고, 좁은 주차면에 차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넣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옆 차와 가까이 붙어 낑낑거리며 문틈으로 몸을 빼내는 것도 고역이다.

이럴 때 주차장 입구에서 누군가 주차를 해주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바로 발레파킹(대리주차)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모든 주차장이 대리주차요원을 갖추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환승주차장이다. 서울시에서는 도심 교통혼잡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외에서 출발한 차량이 시내로 바로 들어오지 말고, 시계(市界) 지하철역에 설치된 환승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도심에는 지하철을 타고 들어오라고 한다. 교통에서는 이를 '파크 앤 라이드(Park & Ride)'라고 부른다. 이런 취지로 서울에 지어진 것이 도봉산역 환승주차장, 개화역 환승주차장 등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렇게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환승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환승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는데 10분이 걸린다면, 지하철로는 벌써 5정거장을 갔을 시간이다. 결국 시간이 아까워서 주차보다는 바로 시내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니 도심 혼잡은 줄어들지를 않는다.
최우수상을 받은 자율주행 파킹로봇 논문 ©한우진
최우수상을 받은 자율주행 파킹로봇 논문 ©한우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주차시간이 줄어들면 '파크 앤 라이드'도 해볼 만한 일이 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발레파킹 로봇이다. 환승주차장에 들어온 차량은 지하철 연결통로 바로 앞에 설치된 발레파킹 구역에 정차하고, 운전자는 지하철역으로 떠난다. 그러면 대기하고 있던 발레파킹 로봇이 차량을 들어서 빈 주차면에 가져다 둔다. 이 과정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시행한다.

운전자는 주차하는 데 필요한 귀찮음과 시간 낭비를 없앨 수 있다. 또한 도심 혼잡 감소에 기여하게 되므로 서울시 같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적극 시행해야 할 정책이다. 실제로 이번 국토교통기술교류회에서는 자율주행 파킹로봇의 효과를 분석한 서울시립대학교의 논문도 발표되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서울시 주요 지하철역 환승주차장에 발레파킹 로봇을 설치하는 것으로 연간 5.3만 통행을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이에 따라 1.3억 원의 대기오염 절감 편익이 발생한다고 분석되었다.
K-UAM 전시부스 ©한우진
K-UAM 전시부스 ©한우진

③ UAM(도심항공교통)

지상을 뒤덮고 지하로 파고든 대도시의 교통은 이제 하늘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이다. 지상이 포화되고, 지하도 갈수록 깊어지는 도시교통의 특성상 비어 있는 하늘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공간 낭비다.

비행기는 긴 활주로가 필요하고 커다란 소음이 발생하여 도심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전기로 운행되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e-VTOL기가 등장하면서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것은 헬리콥터도 마찬가지이지만, UAM은 회전 날개가 작아 소음이 적고, 회전 날개가 여러 개라 고장시에도 안전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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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UAM은 하늘을 나는 기체만 생각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좁고 복잡한 도심에서 여러 대의 소형 항공기들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고 유도하는 관제기술과 도심형 UAM 공항인 버티포트,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들을 사전에 검증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UAM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각종 인증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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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에는 기체 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우진
UAM에는 기체 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우진
이번 국토교통기술교류회에서도 유무인 UAM 기체는 물론이고, 도심항공기용 고밀도 배터리 시스템, 버티포트에서 UAM기체를 수직 운반하는 엘리베이터 기술, UAM용 지상항법장치, UAM 특화 관제기술, UAM용 전파 조사 분석 기술 등 수많은 직간접 UAM기술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즉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을 나는 UAM 기체 뒤에는 수많은 기반시설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한 것임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UAM이 당장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항상 우리 생각보다 더 빨리 변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그랬고, AI가 그랬다. 70년대 초반 우리나라엔 지하철이 없었지만, 지금 지하철 없는 서울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UAM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UAM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가야 할 길도 멀고, 해야 할 일도 많다. 달리 말하면 세계의 다른 대도시보다 늦게 대도시가 된 서울시에게도 아직 기회가 열려있다는 뜻이다.
도시교통의 판도를 바꿀것으로 기대되는 자율주행기술 ©한우진
도시교통의 판도를 바꿀것으로 기대되는 자율주행기술 ©한우진

교통분야 연구개발 통해 도시의 경쟁력 높인다

혈액순환이 잘 되는 사람이 건강하듯이, 교통이 편리한 도시가 경쟁력이 높다. 서울은 발전된 지하철과 버스를 통해 대중교통이 세계에서 제일 편리한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저출생 고령화 시대에 과거와 같이 인력에 의존하여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우수한 대중교통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통해 도시 교통을 개선시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하고 뛰어난 기술이 개발되어 자가용 운전자와 대중교통 승객의 안전과 편리를 높여주기를 바란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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