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에 '항공관제사'가 있다면, 철길엔 '철도관제사'가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

발행일 2021.08.31. 16:25

수정일 2021.10.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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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96)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사람들, 철도교통관제사
한우진 시민기자

'관제사'라고 하면 흔히 항공 관제사를 떠올린다. 정식 명칭은 항공교통관제사인데, 지상에서 항공기와 교신을 하고 이착륙과 비행에 대한 각종 지시를 내리는 등 항공교통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관제탑에서 레이더를 들여다보면서 무선을 통해 항공기의 조종사들에게 쉴 새 없이 지시를 내리는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철도에도 이런 존재가 있다. 바로 '철도교통관제사'이다. 

사실 3차원 입체 공간에서 움직이는 비행기와 달리, 1차원의 선로에서 움직이는 열차는 일견 다루기 쉬워 보인다. 하지만 지하철은 교통수단 중 한 번에 가장 많은 승객을 싣고 다니며, 정차와 재출발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또한 선(線)이라는 특성상 앞차가 고장 나도 뒤차가 앞지르기를 할 수가 없으며, 출퇴근 시간에는 선로 용량의 한계에 가깝게 다수의 열차가 운행된다. 이런 살얼음 같은 환경에서 다수의 열차를 안정적으로 달리게 하려면 수준 높은 철도 관제가 꼭 필요하다. 
서울지하철 5호선 관제센터 ⓒ서울교통공사
서울지하철 5호선 관제센터 ⓒ서울교통공사

철도교통관제사는 열차 운행의 지휘자!

어차피 지하철은 열차시각표가 정해져 있으니, 기관사가 이에 맞춰서 운행하면 되는데 관제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는 악보가 있으니 관현악단에 지휘자가 필요 없다는 의견과 마찬가지다.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 다른 악기를 보지 못하듯, 기관사들도 자기 열차만 운행할 뿐 앞뒤 열차의 상황을 알 수 없다. 즉 나무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숲을 볼 수 있는 존재가 꼭 필요한데 그게 바로 철도교통관제사이다. 이들은 전체 열차들이 시각표에 맞추어 운행되는지 감시하고, 이상이 발생하였을 때는 기관사와 연락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다수의 승객이 이용하는 지하철의 특성상 운행 장애를 빠르게 해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차량의 고장, 스크린도어의 고장, 화재 발생, 응급환자의 발생 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제사는 기관사나 역무원 등 내부 직원들에게 적절한 지시를 내릴 뿐만 아니라, 경찰서나 소방서 등 외부의 도움도 요청할 수 있다. 일괄적인 원격 안내방송도 관제사가 하고 있다. 이 같은 폭넓은 조정 활동은 기관사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관사와 관제사, 뭐가 다를까?

이렇듯 기관사는 열차 안에서, 철도교통관제사는 열차 밖에서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존재이다. 기관사와 관제사를 비교해 보자면, 기관사는 교번근무, 관제사는 교대근무를 한다. 매번 출퇴근시간이 달라지는 교번근무보다는 관제사의 교대근무가 좀 더 규칙적이다. 

반면 기관사는 심야에 근무를 하지 않지만, 관제사는 밤에도 근무를 한다. 밤에 승객을 실어 나르지는 않지만 장비차량의 이동이나 낮 운행을 위한 각종 유지 보수 업무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관사는 운전실에서 기본적으로 혼자서 근무하지만, 관제사는 관제실에서 팀 단위로 근무한다. 긴 노선 전체를 혼자서 다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철도교통관제사가 되려면...

우리나라에서 항공교통관제사는 공무원이다. 항로는 여러 나라와 여러 회사가 공유해서 쓰는 공간인 만큼 나라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철도교통관제사는 각 회사에 소속되어 근무하고 있다. 직결운행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그 회사 선로에 그 회사 차량만 운행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지하철 회사에 입사하여 경력을 쌓은 후 관제부서로 들어가 업무를 보는 식이라, 회사마다 업무 기준이 달라 통일성이 없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자격 제도가 도입되어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철도교통관제사 자격시험을 주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한편 자격시험을 보려면 지정된 교육훈련기관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서울교통공사도 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제교육시설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 관제교육시설 ⓒ서울교통공사

철도교통관제사의 전망

코로나19같은 특별한 상황이 있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교통수요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사회가 발전할수록 지하철 운행 장애의 최소화와 장애 발생 후 빠른 정상화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에, 철도교통관제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무인운전 철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우이신설선이 무인운전 중이고, 향후 개통예정인 신림선, 동북선, 위례신사선 등도 모두 무인으로 운전될 예정이다. 무인운전에서는 기관사가 없고 차내에 탑승하고 있는 안전요원의 역할도 제한적인 만큼, 관제사의 역할이 크다. 예전에는 기관사가 차내에서 스위치로 조절하던 일들을 이제는 관제사가 원격으로 제어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 서울교통공사에서는 노후한 관제시설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관제 운영을 위하여 본사 근처에 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양공사가 합병하였기 때문에, 1-4호선과 5-8호선의 관제실이 분리되어 있다. 여기에 9호선은 아예 회사까지 다른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세 관제실을 합쳐서 서울지하철 전체 노선을 한 자리에서 관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관제의 통합성을 높이고, 사고 예방, 빠른 사고 처리, 중복 업무 감소 등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건립 추진 중인 통합관제센터 ⓒ서울교통공사
건립 추진 중인 통합관제센터 ⓒ서울교통공사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종합적인 조정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하철 운영사에서 가장 종합적인 조정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무가 바로 철도교통관제이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이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이를 파악하고 해결해야 철도교통관제사는 높은 위기 대처 능력과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

철도 신호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도 철도교통관제 업무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철도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열차 운행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철도교통관제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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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진 시민기자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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