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베이커리 맛집으로 소문난 ‘아베베 베이커리’를 서울에서 맛볼 수 있다. ©이선미
- 제주 특산물을 넣어 만든 크림빵으로 유명하다. ©이선미
- 광장시장 핫플 가운데 한 곳에는 제주에서부터 온 베이커리도 있다. ©이선미
MZ세대까지 사로잡은 광장시장! 맛있는 먹거리에 팝업스토어 구경까지
발행일 2025.02.11. 14:57

광장시장은 지하철 종로5가역에서 바로 이어지고, 을지로4가역에서도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 청계천을 따라 걸을 수 있어 이 길도 괜찮았다. 아직 잔설이 남은 청계천을 걷다가 계단을 올라 새벽다리를 건너는데 도로 맞은편에 긴 줄이 보인다.

종로5가에 있는 광장시장은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는 명소다. ©이선미
뭘 먹을까? 광장시장 가는 길목부터 맛있는 먹거리가 줄줄이~
코로나19 이후 광장시장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을 따라 문을 연 핫 플레이스 가운데에 한 곳이 있었다. 제주도에서도 ‘빵지순례지’로 유명한 '아베베 베이커리 서울'이었다. 대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진열장 안의 빵만 사진 찍고 나왔다.
1905년 조선의 상인들이 시작해 120년이 된 광장시장에는 여전히 낯익고 반가운 것들이 많다. 애초에 직물과 의류 전문 시장으로 발전했던 자취가 남아 한복 가게와 폐백 관련 제품들 그리고 수의 등을 파는 곳도 많다. 뒷골목에는 자투리 원단과 부자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최신 아이템을 파는 옷가게들도 눈길을 끈다.

광장시장은 1970년경 직물과 의류 전문 시장으로 호황을 누렸다. ©이선미
여전히 옷을 수선하는 재봉틀 소리가 들리는 좁은 길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호젓한 노점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시민들의 풍경이 정겹다. 바로 붙어 있는 가게는 오래전부터 유명한 김밥을 팔던 곳이었다. 먹기 좋게 되어 있는 한입 크기의 김밥을 고추냉이장에 콕 찍어 먹으면 음식의 궁합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을 만큼 맛있다. 중독성 있는 그 맛이 너무 좋아서 ‘마약김밥’이라고 불리다가 ‘마약’이라는 단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친근한 이미지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고려해 ‘꼬마김밥’으로 이름을 바꿨다.

광장시장에는 곳곳에 노점들이 있다. ©이선미

한입 크기의 ‘꼬마김밥’도 인기이다. ©이선미
예전에는 한가하게 먹을 수 있었던 매운탕집도 이제 문전성시를 이룬다. 좁은 통로에 긴 대기줄이 이어진 육회 골목과 생선과 반찬 가게 등을 지나 시장의 한복판이라고 할 수 있는 전 골목으로 들어갔다. 뭐니 뭐니 해도 광장시장의 주메뉴는 녹두빈대떡일 것이다. 전통시장의 음식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빈대떡에도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한국전쟁으로 떠밀려온 황해도 지역 피난민들이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쇼트닝으로 지지미를 부쳐 팔았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기름 냄새와 뜨거운 김이 자욱한 팬 위로 빈대떡을 뒤집는 손이 분주하다.

오랫동안 광장시장의 주요 메뉴로 이어져온 녹두빈대떡 ©이선미
칼국수와 빈대떡, 육회 같은 전통 음식도 인기지만 광장시장에 불어온 신선한 바람도 대단하다. 언젠가부터 통행이 불편할 정도로 긴 대기줄이 이어지는 꽈배기가 대표적이다. 막 튀긴 꽈배기에 시나몬가루를 살짝 뿌려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여기에 제주도의 베이커리, 경주십원빵, 쑥스초코파이 등도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다. 외관부터 초록빛을 뽐내는 쑥스초코파이는 거문도의 해풍 맞은 쑥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논산에서 재배한 딸기 파이도 있다. 전국 각지의 특산물과 의외의 발상이 더해진 신선한 맛들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거문도 쑥으로 만드는 쑥스초코파이 가게는 외관도 초록빛이다. ©이선미
광장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1호점은?
음식만이 아니다. 변화의 바람은 여러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광장시장에는 5,628개의 점포가 있는데 개점 순서대로 정해진 첫 점포 자리에 카페 ‘일호상회’가 들어섰다. 카페에는 “일호상회는 광장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001호 점포를 계승한 공간입니다”라는 안내가 있었다.
60년 동안 금은방이었던 곳의 변신!
60년 동안 금은방이었던 곳도 ‘카페 어니언’으로 변신했다. 바로 길 건너가 청계천이어서 한층 쾌적한 이 카페는 알고 보면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지만, 여러모로 시장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형광등이 그대로 드러난 간판부터 박스테이프를 친친 감아 놓은 의자, 박스에 매직으로 대충 써놓은 메뉴판까지 시장 상인들이 오랫동안 쓰던 것들을 그대로 인테리어에 적용해 놓았다.

의자에 보온재를 얹고 박스테이프로 친친 감아 놓은 의자가 더 시장스러운 ‘카페 어니언’ ©이선미
제로웨이스트 패션잡화숍까지!
제로웨이스트를 구현하는 니트 가방 가게도 100년 된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페트병 리사이클 원사로 아코디언 모양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시끌벅적한 시장 골목에 함께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구경하는 재미!
2023년 ‘제주맥주’를 시작으로 팝업 스토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벌써 막걸리와 와인, 굴과 마라떡볶이 등 다양한 품목을 선보였는데 2월 20일까지 알맹이 젤리 팝업 스토어 ‘알맹이네 과일가게 시즌2’가 계속된다.
“젤리 시식 하시고 스티커를 붙여주세요. 시식만 하셔도 선물을 드려요.”
시장 분위기에 걸맞게 친절한 호객이 이어지자 남녀노소 지나던 이들이 테이블 위에 놓인 앙증맞은 젤리를 시식했다. 포도와 자두, 키위 등 말랑말랑한 젤리를 저렴하게 깜짝 판매하기도 했다.
“젤리 시식 하시고 스티커를 붙여주세요. 시식만 하셔도 선물을 드려요.”
시장 분위기에 걸맞게 친절한 호객이 이어지자 남녀노소 지나던 이들이 테이블 위에 놓인 앙증맞은 젤리를 시식했다. 포도와 자두, 키위 등 말랑말랑한 젤리를 저렴하게 깜짝 판매하기도 했다.

100년 된 시장 한복판에서 반짝 열리는 팝업 스토어도 이어지고 있다. ©이선미
팝업 스토어 안쪽에는 2021년 문을 연 ‘365일장’이 있었다. 아기자기한 제품들은 대부분 광장시장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다고 들었다. 그런데 살펴보니 또 재미있는 게 보였다. ‘포테이토교’에서 나온 앙증맞은 물건들이었다. ‘노원시니어클럽’ 할머님들과 함께 만든 제품이라는 안내가 보였는데 나중에 ‘포테이토교’에 대해 검색해 보다가 한바탕 웃었다.

‘포테이토교’ 제품들은 ‘노원시니어클럽’ 할머님들과 함께 만든다고 한다. ©이선미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선정한 ‘나 홀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 1위에 서울이 뽑혔다고 한다. 광장시장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 [관련 기사] 나혼자 여행한다! 서울, 홀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 1위 선정
그런데 심각한 바가지는 잊을 만하면 불거지고 카드 결제를 손사래치는 가게들도 여전히 많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내국인은 한 번 가면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좀 삐딱한 시선으로 취재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것저것 지적하고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며 더 붐빌수록 역동적인 분위기가 넘쳐흐르는 시장이 좋았다.
그런데 심각한 바가지는 잊을 만하면 불거지고 카드 결제를 손사래치는 가게들도 여전히 많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내국인은 한 번 가면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좀 삐딱한 시선으로 취재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것저것 지적하고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며 더 붐빌수록 역동적인 분위기가 넘쳐흐르는 시장이 좋았다.

아이들과도 함께 찾는 광장시장이 더 신뢰할 만한 명소가 되면 좋겠다. ©이선미
분명히 서울은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최강의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서울이 다만 '핫한' 도시를 넘어 그리워지는, 또다시 궁금해지는, 다채로운 깊이를 가진 도시가 되어 가면 좋겠다. 먼저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즐겨 찾는 곳, 그런 곳을 외국인에게도 자랑하고 싶다.
여기저기 기다리는 줄이 많아서 육회만 포장해 집으로 돌아왔다. 조금 한가한 평일에 줄 설 마음을 먹고 광장시장에 다시 갈 생각이다. 제주 맛을 담은 빵들과 시나몬 향 스치는 꽈배기도 줄 서서 기다려 맛보려고 한다.
여기저기 기다리는 줄이 많아서 육회만 포장해 집으로 돌아왔다. 조금 한가한 평일에 줄 설 마음을 먹고 광장시장에 다시 갈 생각이다. 제주 맛을 담은 빵들과 시나몬 향 스치는 꽈배기도 줄 서서 기다려 맛보려고 한다.
광장시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88
○ 교통 :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8번 출구, 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 4번 출구 100m
○ 영업시간
– 광장시장 : 월~토요일 09:00~18:00
– 구제상가 : 월~토요일 10:00~19:00
– 먹자골목 : 매일 09:00~23:00
○ 휴무 : 광장시장‧구제상가 일요일
○ 누리집
○ 교통 :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8번 출구, 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 4번 출구 100m
○ 영업시간
– 광장시장 : 월~토요일 09:00~18:00
– 구제상가 : 월~토요일 10:00~19:00
– 먹자골목 : 매일 09:00~23:00
○ 휴무 : 광장시장‧구제상가 일요일
○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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