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이책에서 ‘죽음을 이해하며 삶을 통찰하는 그림책 읽기’를 주제로 강연을 개최한다. ©윤혜숙
- 조은이책은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지역 서점으로, 오가다 쉽게 들를 수 있다. ©윤혜숙
우리동네 '서울형 책방' 있어 다행이다…작가강연, 독서모임 소중해~
발행일 2024.07.23. 13:11
'2024 서울형 책방'에 선정된 조은이책 ©윤혜숙
길을 지나가다가 '2024 서울형 책방'을 알리는 포스터를 봤다. 서점 이름은 ‘조은이책’이다. 통유리창으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호기심에 문을 밀고 들어갔다. 비교적 아담한 책방이건만, 공간 구성이 여유로워 보인다. 왜 그런지 찬찬히 살펴봤다. 혼자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또 여럿이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2024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된 조은이책에서 ‘죽음을 이해하며 삶을 통찰하는 그림책 읽기’를 주제로 총 3회의 강연을 개최한다고 했다. ‘죽음과 삶’이라고 하니 무겁고 진지한 주제다. 그런데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든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탄생과 함께 죽음은 늘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 그런 죽음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그 삶을 바라볼 수 있다. 조은이책에서 왜 이런 주제를 선택했을까?
“가까운 사람들이나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거나 뜻밖의 사고나 재난, 경제난 등으로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데요. 이럴 때 슬픔과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합니다. 그림책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이해하고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남기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조은희 대표는 강연의 취지를 전했다.
“가까운 사람들이나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거나 뜻밖의 사고나 재난, 경제난 등으로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데요. 이럴 때 슬픔과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합니다. 그림책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이해하고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남기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조은희 대표는 강연의 취지를 전했다.
첫 강연은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을 쓴 임경희 저자가 진행했다. ©윤혜숙
조은이책에서는 저자를 초빙해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저녁,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의 저자 임경희 작가가 첫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과거 교직에 있을 때, 어린 학생 부모의 죽음을 접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어린 학생을 돌봐주는 시스템이 없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작가가 되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 가려고 했단다.
'2024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된 조은이책에서의 첫 강연에 많은 수강생이 모였다. ©윤혜숙
임경희 작가와 함께 그림책 한 권을 같이 읽고 마인드맵으로 글을 쓰고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고 했다. 임 작가는 수강생에게 지금껏 살면서 겪었던 상실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우리는 주위에서 가까운 지인들의 부고 소식을 종종 듣고 있다. 조문하려고 장례식장에도 간다. 임경희 저자는 “장례식장에서의 위로가 고인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고 질문했다.
임경희 작가는 그림책 <곰과 작은 새>를 보여주면서 글과 그림을 같이 읽도록 했다. ©윤혜숙
그는 그림책 <곰과 작은 새>를 펼쳤다. 일본 여성 작가 유모토 가즈미가 글을 썼고, 사카이 고마코가 그림을 그렸다. 그림책이다 보니 줄거리는 간단했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을 동시에 읽어야 한다.
곰과 작은 새는 단짝 친구 사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작은 새가 죽었다. 홀로 남은 곰은 작은 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곰에게 토끼가 말한다. “곰아, 이제 작은 새는 돌아오지 않아"라며 "마음이 아프겠지만 잊어야지”라고. 하지만 고양이는 달랐다. "작은 새가 죽어서 몹시 외로웠지?"라고 공감한다. 그 말에 곰은 작은 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작은 새는 곰의 곁에 없지만, 여전히 소중한 친구라는 걸 알게 된다. 곰은 이제 작은 새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나 이제 울지 않을래, 작은 새는 앞으로도 계속 내 친구니까"라면서.
임경희 작가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었을 때 주위를 둘러보라고 했다. 아마도 그림책에 나오는 곰과 고양이 악단이 있을 거라면서. 고양이는 곰의 슬픔에 공감한다. 곰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하지 않는다. 이것을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건 어떨까? 그게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 거리이다.
곰과 작은 새는 단짝 친구 사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작은 새가 죽었다. 홀로 남은 곰은 작은 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곰에게 토끼가 말한다. “곰아, 이제 작은 새는 돌아오지 않아"라며 "마음이 아프겠지만 잊어야지”라고. 하지만 고양이는 달랐다. "작은 새가 죽어서 몹시 외로웠지?"라고 공감한다. 그 말에 곰은 작은 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작은 새는 곰의 곁에 없지만, 여전히 소중한 친구라는 걸 알게 된다. 곰은 이제 작은 새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나 이제 울지 않을래, 작은 새는 앞으로도 계속 내 친구니까"라면서.
임경희 작가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었을 때 주위를 둘러보라고 했다. 아마도 그림책에 나오는 곰과 고양이 악단이 있을 거라면서. 고양이는 곰의 슬픔에 공감한다. 곰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하지 않는다. 이것을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건 어떨까? 그게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 거리이다.
그림책을 읽은 수강생들은 띠그래프, 마인드맵, 노년의 나에게 주는 글을 작성했다. ©윤혜숙
임경희 작가는 수강생들에게 세 가지를 나누어줬다. 첫째, ‘숫자 0에서 100까지 표시된 띠그래프’다. 거기에 각자의 나이를 표시하라고 했다. 그 나이를 기준으로 왼쪽은 살았던 날, 오른쪽은 살아갈 날이다. 둘째, ‘마인드맵’이다. 크게 두 가지 질문이 제시되어 있다. 그림책 <곰과 작은 새>를 읽고 질문에 답해 보고 또 ‘나의 따뜻했던 한때’를 여러 상황에서 생각해 봤다. 그는 글쓰기를 수월하게 하려면 각각의 질문에 맞춰서 키워드를 적은 뒤 거기에 살을 붙여서 문장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죽음과 삶’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은 뒤 마인드맵을 이용한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윤혜숙
마지막으로 ‘노년의 나에게 주는 글’이다. ‘죽음과 삶’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은 뒤의 글쓰기였다. 수강생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이 쓴 글을 발표했다. ‘노년의 나에게 주는 글’은 다가올 미래의 나 자신에게 쓰는 위로와 격려가 담겨 있었다.
나도 80세의 나에게 주는 글을 써봤다. “80세 노년에 이른 나에게 그동안 삶의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오느라 수고했어. 잘 살았다라고 칭찬하고 격려해주고 싶어.” 미래의 나에게 건네는 글을 적어보니 앞으로의 삶을 헤쳐나갈 용기가 생긴다.
나도 80세의 나에게 주는 글을 써봤다. “80세 노년에 이른 나에게 그동안 삶의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오느라 수고했어. 잘 살았다라고 칭찬하고 격려해주고 싶어.” 미래의 나에게 건네는 글을 적어보니 앞으로의 삶을 헤쳐나갈 용기가 생긴다.
'노년의 나에게 주는 글'을 쓴 뒤 수강생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글을 발표했다. ©윤혜숙
“경기도 부천에서 왔어요. 서울형 책방 사업 덕분에 동네 작은 책방에 모여서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해요. 그림책을 혼자 읽는 것보다 여럿이 읽고 서로의 생각, 느낌을 나눌 수 있으니 더 풍성하고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 김미화 씨가 소감을 전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임경희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와 관련된 그림책을 선정해서 수업했던 경험이 많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딱딱하고 어려워하는데 그림책은 쉽고 재미있어 해요. 그림책으로 수업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는 법을 가르쳤어요.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사유가 생길 수 있거든요. 지금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네요.”
그게 지금 그림책을 읽어주는 임경희 작가를 존재하게 했다. 그가 쓴 책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에는 60권의 그림책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 한 권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독일 작가 볼프 에를브루흐의 <내가 함께 있을게>를 꼽았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임경희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와 관련된 그림책을 선정해서 수업했던 경험이 많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딱딱하고 어려워하는데 그림책은 쉽고 재미있어 해요. 그림책으로 수업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는 법을 가르쳤어요.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사유가 생길 수 있거든요. 지금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네요.”
그게 지금 그림책을 읽어주는 임경희 작가를 존재하게 했다. 그가 쓴 책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에는 60권의 그림책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 한 권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독일 작가 볼프 에를브루흐의 <내가 함께 있을게>를 꼽았다.
임경희 작가가 독자들을 위해서 그림책 <내가 함께 있을게>를 추천해 줬다. ©윤혜숙
<내가 함께 있을게>는 죽음과 살아 있는 것들의 대화라고 했다. 제목의 ‘내’가 죽음을 가리킨다고 했다. 볼프 에를브루흐는 “죽음이 항상 내 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줘요”라고 말한다. 이른바 ‘메멘토 모리’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이다.
임경희 작가는 서울형 책방 사업으로 강연하게 된 것을 감사해 했다. 그는 “서울형 책방 사업을 주관하는 쪽에서 먼저 키워드나 주제를 던져준 뒤 프로그램 기획안을 받는 식으로 진행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라고 제안했다.
“개인적인 죽음도 가까이 있지만, 사회적인 죽음도 자주 일어나고 있어요. 그림책 읽기를 하면서 삶과 죽음을 통찰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원했어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게 정말 안타까워요. 정부나 지자체 단위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유명한 작가들이 릴레이 캠페인을 벌인다든지 해서 우리 일상에 독서가 자리 잡길 바랍니다.”
조은희 대표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2024 서울 야외도서관'도 진행 중이지만 접근성 면에서 집 근처에 있는 동네 서점을 거점으로 한 책 읽기도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임경희 작가는 서울형 책방 사업으로 강연하게 된 것을 감사해 했다. 그는 “서울형 책방 사업을 주관하는 쪽에서 먼저 키워드나 주제를 던져준 뒤 프로그램 기획안을 받는 식으로 진행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라고 제안했다.
“개인적인 죽음도 가까이 있지만, 사회적인 죽음도 자주 일어나고 있어요. 그림책 읽기를 하면서 삶과 죽음을 통찰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원했어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게 정말 안타까워요. 정부나 지자체 단위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유명한 작가들이 릴레이 캠페인을 벌인다든지 해서 우리 일상에 독서가 자리 잡길 바랍니다.”
조은희 대표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2024 서울 야외도서관'도 진행 중이지만 접근성 면에서 집 근처에 있는 동네 서점을 거점으로 한 책 읽기도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은이책에서는 8월 8일에 허정윤 작가가 <김설탕과 도너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을, 9월 6일에 바람숲그림책도서관 최지혜 관장이 <별소년>, <바느질 수녀님>을 들고 와서 강연을 진행한다. 또한 조은이책은 '2024 움직이는 책방'에도 선정되었다. 9월 22일 오후 2시 광화문 지하광장에서 조은이책이 ‘사진으로 잇는 같은 장소 다른 추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조은이책은 혼자 또는 여럿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윤혜숙
서울형 책방은 시민 일상 속 가까운 곳에 있는 지역 서점에서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책 문화 가치를 확산하는 사업이다. 즉 '서울형 책방'은 동네 책방을 지역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게끔 지원한다.
서울도서관은 올해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된 지역 서점 50곳에 서점별 문화 프로그램 운영비 200만 원을 지원한다. 6월부터 9월까지 각 지역 서점의 취향과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에서 직접 기획한 문화 행사, 독서 모임 등을 운영하게 된다. 또한 선정 서점 중 10곳을 ‘움직이는 책방’으로 선정해 200만 원을 추가 지원해, 서울 야외도서관(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된 서점에 ‘서울형 책방’ 포스터, 표식(BI) 및 상품을 제공하고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하여 더 많은 시민의 발길을 모은다. ‘서울형 책방’ 운영 종료 후 10월에는 우수 운영 서점의 성과 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사례집을 제작하여 우수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확산할 계획이다.
서울도서관은 올해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된 지역 서점 50곳에 서점별 문화 프로그램 운영비 200만 원을 지원한다. 6월부터 9월까지 각 지역 서점의 취향과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에서 직접 기획한 문화 행사, 독서 모임 등을 운영하게 된다. 또한 선정 서점 중 10곳을 ‘움직이는 책방’으로 선정해 200만 원을 추가 지원해, 서울 야외도서관(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된 서점에 ‘서울형 책방’ 포스터, 표식(BI) 및 상품을 제공하고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하여 더 많은 시민의 발길을 모은다. ‘서울형 책방’ 운영 종료 후 10월에는 우수 운영 서점의 성과 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사례집을 제작하여 우수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확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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