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거실처럼 아늑해! 동네책방 '도도봉봉'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2.08.08. 14:59

수정일 2022.08.08. 14:59

조회 1,966

찌는 듯한 더위 때문에 시원한 '북캉스'가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 가장 먼저 동네 도서관이 떠오르고, 그 다음으로 독특한 개성을 지닌 동네 책방이 떠오른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도봉구에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방이 있다. 도봉구 창동에 자리한 책방 '도도봉봉'이 그곳이다. 재미있는 이름 때문에 도봉구 책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책방 '도도봉봉' Ⓒ강사랑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책방 '도도봉봉' Ⓒ강사랑

책방 도도봉봉의 전경은 아늑하고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책방 소개말처럼 친구네 거실 같은 느낌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 유리 너머로 초록색의 '서울형책방' 표식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형책방은 서울시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동네서점이 책 판매를 넘어 책을 기반으로 한 지역 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도봉봉은 올해 '서울형책방'으로 선정되어 '문학하는 마음'이라는 주제로 총 3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취재 당시에는 프로그램 3회차인 최은영 소설가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같이 읽기를 앞두고 있었다. 1회차와 2회차에는 각각 임현석 소설가와 황인찬 시인이 참여하여 주민들과 함께 단편소설과 에세이를 읽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임현석 소설가가 참여한 '문학하는 밤' 1회차 행사 모습 Ⓒ강사랑
임현석 소설가가 참여한 '문학하는 밤' 1회차 행사 모습 Ⓒ강사랑

이처럼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들을 섭외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나름 용기를 내어 물어보니 책방지기 도도 님(허가현 씨)이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도도봉봉 운영자 셋 중에 저를 포함한 두 명이 문학 전공자에요. 실제로 등단을 하기도 했구요. 아무래도 문단 소식에 밝고 또 인맥도 있다보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작가님들을 섭외하는 과정이 크게 어렵지 않았죠." 

도도봉봉은 두 명의 문학 전공자와 한 명의 시각예술 전공자가 함께 의기투합하여 시작되었다고 한다. 주로 문학 분야와 예술 분야의 책을 소개하는 한편, 도봉구 지역을 탐방하고 재해석한 도서도 선보이고 있다. 2017년 7월에 처음 개점했으니 올해로 벌써 6년차에 접어든 셈이다.
주로 문학 분야와 예술 분야 책을 소개하는 도도봉봉 내부 Ⓒ강사랑
주로 문학 분야와 예술 분야 책을 소개하는 도도봉봉 내부 Ⓒ강사랑

"처음에는 창동역 근처에서 책방을 시작했다가 여기 쌍문역 쌍리단길로 옮기게 되었죠. 주민분들과 가깝게 소통하면서 책방이 자리잡게 된 거 같아요. 특히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을 때에 주민분들이 자주 찾아와 주셨죠." 책방지기 도도 님의 말이다.

동네 작은 책방인 도도봉봉의 입장에서는 '코로나'라고 하는 악재가 오히려 호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거주지를 벗어나는 대신 집에서 가까운 동네 책방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것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독립서적과 편안한 분위기를 두루 갖춘 도도봉봉은 누구나 방문하여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었다. 

"무엇보다 저희 책방은 손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친근함이 있어요. 손님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랄까요. 여타 책방과 다른 쾌활한 분위기 때문에 반했다는 손님들이 있어요." 책방 도도봉봉의 최대 장점은 아마도 책방지기의 성격이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책방 도도봉봉의 운영자 '도도' 님 Ⓒ강사랑
책방 도도봉봉의 운영자 '도도' 님 Ⓒ강사랑

그렇다면 도도봉봉이 서울형책방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2018년에 처음 서울형책방 사업을 알게 되었어요. 무조건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단비같은 지원이니까요. 올해 다시 한 번 신청하고 또 선정되어서 그동안 계획했던 일들을 실행할 수 있었죠. 책방이 단순히 책을 판매할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그래야 책방이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서울시는 올해 ‘서울형책방’으로 선정된 지역서점 60곳에 서점별 문화 프로그램 기획 운영비 150만 원(2021년 85만 원에서 증액)과 ‘서울형책방’ 표식 및 한정판 기념품, 그리고 온·오프라인 홍보 등을 추가 지원한다. 또한 ‘서울형책방’ 운영이 종료되는 11월에는 우수 운영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역서점 간 네트워크 형성을 도모하는 성과공유회를 개최한다.
도도봉봉의 시집 코너 Ⓒ강사랑
도도봉봉의 시집 코너 Ⓒ강사랑

서울형책방들은 오는 10월까지 직접 기획한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진행한다. 일례로 마포구의 '시시소소'는 '아빠와 함께하는 시시소소 플레이 키트 클래스'를, 서대문구의 '비건책방 서울'은 '비건 북 토크'를, 양천구의 '새벽감성1집'은 '독립출판 책 만들기 수업'을, 중구 '소요서가'는 '지구에서 인간으로 살아가기' 독서모임을 진행한다.

문화행사뿐 아니라 독서모임, 그림그리기, 독립출판 등 풍성한 기획이 돋보인다. 프로그램 진행 시기 역시 책방에 따라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다양하다. ☞ [관련 기사] 이번엔 북캉스! '서울형책방 60곳'서 여름휴가 책크인
도도봉봉의 '문학하는 마음' 2회차 진행 모습. 황인찬 시인이 참여했다. Ⓒ강사랑
도도봉봉의 '문학하는 마음' 2회차 진행 모습. 황인찬 시인이 참여했다. Ⓒ강사랑

도도봉봉에서 서울형책방 사업으로 진행한 '문학하는 마음'의 경우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진행되었는데, 여타 책방들과 달리 여름 한철에 짧게 진행한 것은 이곳 지역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한다. 근처에 도봉산이 자리하다 보니 가을 산행철이 되면 책방의 손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울형책방 사업에 참여한 책방은 프로그램 내용과 진행 시기 등을 직접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서울형책방’ 60곳 소개와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도서관 누리집 또는 서울형책방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해당 서점에 직접 신청하면 된다.
도도봉봉에서는 개성 넘치는 독립서적물을 선보이고 있다. Ⓒ강사랑
도도봉봉에서는 개성 넘치는 독립서적물을 선보이고 있다. Ⓒ강사랑

도도봉봉의 책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개성 넘치는 독립서적물이다. 책방지기 도도 님은 도도봉봉의 독립서적물 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서적으로 <땡초의 마법>을 꼽았다. 리소 인쇄(Risogragh Printing)의 아름다운 색감이 돋보이는 책으로, 우리의 삶과 밀접한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며 소외된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밖에도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독립서적물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일반 서점에서는 만나볼 수 없으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아름다운 독립서적 그림책도 눈에 띈다. Ⓒ강사랑
아름다운 독립서적 그림책도 눈에 띈다. Ⓒ강사랑

우리 주변에 있는 서점, 책방은 어느덧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은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가까운 책방에서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나아가 책방은 주민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아지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책방과 주민들을 서로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서울형책방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아 풍성한 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다.

독립서점 도도봉봉

○ 위치: 서울 도봉구 도봉로114길 57 1층
○ 교통: 지하철 4호선 쌍문역 2번 출구에서 328m
○ 영업시간: 금·토 15:30~20:30, 일 14:30~19:30 (월~목 휴무)
인스타그램
○ 문의: 010-6770-3357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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