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노무사와 베테랑 요양보호사의 숨은 노하우를 알려드려요!

시민기자 김용임

발행일 2023.10.23. 09:10

수정일 2023.10.25. 14:42

조회 1,416

지난 10월 11일, 시니어 재가요양보호사들이 집단 법률 상담을 받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고령화 시대에 서울시에서 어르신의 활기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취업을 지원하는 기관인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는 지난 상반기부터 시작해 벌써 세 번째 시니어 노동 법률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상담은 재가요양보호사편으로, 경력 21년 차의 베테랑 김영환 노무사를 초빙해 참석자들과 현장에서 바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요양보호사는 업무 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다. 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의 업무는 강도 높은 신체 노동을 요구하는데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들면 산업재해를 신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문제는 계약 조건이 불리하거나 처우가 열악한데도 아무런 대응을 못한 채 개인적으로 참고 넘기는 경우가 과반수라는 것이다. 이날 모인 재가요양보호사들은 근로계약서, 퇴직금 산정 방법, 괴롭힘 대처 방법, 노동권리 침해 구제 방법 등 노동법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서로의 애로사항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시니어 노동 상담 ©김용임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시니어 노동 상담 ©김용임

"다들 계약서와 임금 명세서를 가지고 오셨지요? 노무사님께 개별 상담도 가능하니 요청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담당 복지사의 안내가 끝나자 김영환 공인노무사가 말을 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2년 월드컵 때부터 일을 시작해 21년 차 경력의 김영환 노무사입니다. 서로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 어르신 돌봄 종사자 지원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받았어요.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한 요양보호사가 말했다.

"요양보호사님이 문제가 생길 때 요양 센터 측에 제의하거나 보호자한테 시정 요구를 해도 해결이 되지 않았을 경우 그 스트레스가 본인한테 와요. 저희에게 상담을 요청하거나 요양기관에 조치를 취해 달라라고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해서 얼굴 붉히는 걸 원하지 않잖아요.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민이 가장 클 거고요. 교육을 통해서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건 참고만 있으면 바뀔 수 없다는 겁니다. 개선이 안 돼요." 김영환 공인노무사가 답했다.

잠시 긴장을 풀고 정보를 나누는 시간. 급여명세서를 내밀며 적극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이들도 있었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자 하는 분위기에 경직됐던 얼굴들이 조금씩 밝아졌다. 마음속 응어리도 조금씩 풀어지는 듯했다.

김영환 노무사는 약 3시간에 걸쳐 임금, 퇴직금, 실업급여, 산재에 대한 집단 상담을 이어나갔다. 총 9가지의 실질적인 사례를 통해 요양보호사들의 고충을 짚어주고 풀어주는 시간이었다.
근로기준법과 근로 계약을 설명하는 김영환 공인노무사 ©김용임
근로기준법과 근로 계약을 설명하는 김영환 공인노무사 ©김용임

재가요양보호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 임금편

Q 1. 수급자로부터 직접 돈을 받는 경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나?
노동법의 법적 보호를 받는 대상은 근로 관계의 고용 관계가 있어야 권리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채권‧채무 관계로 분쟁이 생기면 민사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노동부 신고는 형사 소송으로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이다. 민사 소액 심판이 있긴 하지만 해결이 어렵고,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 산재 보상도 받지 못한다.

​ 방문요양보호사가 노동 법적 보호를 받게 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요양보호사는 근무 특성상 서비스 시간과 근무 시간이 거의 동일하다. 매월 작성하는 근무 계획표에 근로 시간 변경이 불가피하다. 반드시 근로 시간을 사전에 정하고 근로계약서를 문서로 받아야 된다. 휴대전화로라도 사진을 찍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

Q 2. 내 월급은 최저 임금보다 높을까?
2023년 최저 임금은 시급 9,620원, 일급 1시간 2만 8,860원, 월급 주 15시간 주휴 수당 포함 75만 2,380원이다.

방문요양보호사의 임금1주 평균 1회 이상 유급 휴가를 보장해야 하며 1주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기본급은 9,620원 X 3시간(1일) X 20=57만 7,200원 , 주휴수당은 2만 8,860원 (1주 주휴수당) / 15시간(주 근무 시간) X 60시간(월 근 무시간) =11만 5,440원, 연차수당은 9,620원 X 3시간 (1일당 )연차수당인 2만 8,860 원을 더해서 총 72만 1,500원이다.

Q 3. 장기 근속 장려금은 언제 받나?
요양보호사가 장기 근속 장려금을 받을 수 있으려면, 월 60시간 36개월 이상부터 60개월 미만 6만 원, 60개월 이상부터 84개월 미만 8만 원, 84개월 이상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한 곳에서 월 60시간 근무한 기간이 36개월 이상인 경우 6만 원 이상 지급이 가능하다.

Q 4. 3개월 단위로 근로 계약을 반복했는데 연차 휴가는?
연차 휴가는 상시 근로자 수 5인 이상 장기요양기관에서 1주 15시간 이상 근무해야 적용된다. 입사 첫 해 개근 시 연간 총 11일 2년 차부터 1년간 80% 이상 출근하는 경우 연간 15일 발생하고 매 2년마다 1일씩 가산된다.
21년 베테랑 경력의 김영환 공인노무사는 활짝 웃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김용임
21년 베테랑 경력의 김영환 공인노무사는 활짝 웃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김용임

재가요양보호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 퇴직편

Q 5. 수급자의 입소 및 사망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경우가 어떻게 하나?
장기요양기관에서는 계약 해지를 할 수 없다. 새로운 수급자 배정이 바로 되지 않는경우 휴업 수당 지급을 요청하며, 휴업 수당은 임금의 70%다. 서비스 중단과 해고(계약 해지) 시 요양보호사가 거부 가능하나,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시 반드시 1개월 전 문서로 통지해야 하며 30일분 통상 임금을 지급한다.

Q 6. 월 60시간 미만 근무한 달이 발생할 경우 퇴직금은 어떻게 되나?
퇴직금은 1주 15시간(월 60시간)을 1년 이상 계속 근무하며 1년마다 1개월 급여 상당을 받을 수 있다.

퇴직금(DB형 퇴직연금, 최종 3개월 평균 임금으로 계산)은 1일 평균 임금 X 30일 X 근속 기간/365일이고, 퇴직연금(DC형)은 연간 임금 총액 X 1/12이다. 퇴직금의 1주 15시간 이상 근무는 근로계약서에서 일하기로 정한 시간일 뿐이다. DB형 퇴직금이더라도 일주일 15시간, 월 60시간이 넘는 달이 12개월 이상만 되면 1년치를 받을 수 있다.
산재 종류에 따른 돌발 질문과 대응 방안을 표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김영환 노무사 ©김용임
산재 종류에 따른 돌발 질문과 대응 방안을 표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김영환 노무사 ©김용임

상담을 마치고 강의실을 나서는 요양보호사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4년 차 경력을 가진 한 요양보호사에게 노하우를 여쭤봤다.

"요양보호사의 노하우라는 것은 어떤 일이 터졌을 때 대처 능력이잖아요? 첫째는 배려하는 마음이에요. 보호사, 수급자, 수급자의 가족이 서로 배려가 있어야 추후 기분 상한 일이 생기더라도 이해가 가능해요. 말 한마디도 따뜻하게 하고 서로의 상황을 공감하는 게 제 노하우예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거죠."

한편 서울시에서는 서울형 유급 병가 제도서울형 입원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지역 가입자여야 하고, 실업 상태에 있어야 한다. 근무 소득은 1인 기준 200만원, 4인 기준 4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입원비와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데, 최대 1일 8만 9,250원을 14일 동안 지급한다. 주민센터와 보건소에서 신청이 가능하고, 입원 후 180일 이내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시니어 세대가 일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취업 환경 개선을 위한 일자리 기반을 조성하고 재취업 활동을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시니어 일자리 전문 기관으로 취업 알선, 취업 교육, 근로 지원을 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도심권 서울특별시 노동자 종합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해당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요양보호사, 청소관리사, 아파트 경비 세 가지 특화된 직종에서 시니어를 위한 특정 직종에서 일어나는 어려운 부분과 사고들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시니어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전 질문을 받아 교안을 제작, 좋은 강사를 초빙하는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누리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의를 마친 후 집단 상담 만족도 조사가 이뤄졌다. ©김용임
강의를 마친 후 집단 상담 만족도 조사가 이뤄졌다. ©김용임

시민기자 김용임

서울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3D로 알리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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