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오아시스! '이동노동자 쉼터' 다녀왔어요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1.07.19. 14:39

수정일 2021.07.19. 18:26

조회 2,249

창동역 앞에 대기·휴식 공간인 ‘도봉구 이동노동자 쉼터’ 개소
창동역 인근 ‘플랫폼 창동 61’에 자리한 이동노동자 쉼터
창동역 인근 ‘플랫폼 창동 61’에 자리한 이동노동자 쉼터 ⓒ강사랑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료품, 생필품 등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을 터. 이른바 ‘언택트 소비’가 일상 속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더욱 바빠진 사람들이 있다. 배달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요양보호사, 학습지 교사 등 근무지가 수시로 바뀌는 '이동노동자'들이다. 이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해 조금이라도 피로를 덜 수 있도록 도봉구가 ‘이동노동자 쉼터’를 만들었다. 과연 어떠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을까? 창동역 1번 출구 앞 ‘플랫폼 창동 61’에 자리한 쉼터를 직접 찾았다.
이동노동자들의 피로를 덜어주는 최신 발마사지 기계도 구비했다.
이동노동자들의 피로를 덜어주는 최신 발마사지 기계도 구비했다. ⓒ강사랑

도봉구 이동노동자 쉼터는 구가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 6월 23일 개소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이동노동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시설들이 눈길을 끌었다. 발마사지기, 컴퓨터, 팩스 복합기, TV, 공기청정기, 스마트폰 충전기, 냉장고, 전자렌지, 오토바이 정비공구 등을 갖췄다. 이 곳에 있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최신식 발마사지 기계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쉼터를 찾는 이동노동자 분들이 발마사지 기계가 있는 걸 보고 무척 반가워하세요. 덕분에 피로가 많이 해소된다며 좋아하시고요.” 
이동노동자 쉼터 지키미는 쉼터 이용자들이 발마사지 기계를 애용한다고 말했다. 
쉼터 이용자 전용 오토바이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쉼터 이용자 전용 오토바이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강사랑

업무 특성상 이동노동자들은 장시간 이동할 수 밖에 없다. 쉼터는 이들의 건강을 위한 비상약은 물론, 수시로 혈압을 체크할 수 있는 혈압계, 피로를 달랠 수 있는 커피머신도 구비해뒀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도 갖추고 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취식이 금지된다. 이밖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 이동노동자들에게 마스크, 손세정제 등 방역 물품도 지원하고 있다.
커피머신, 정수기, 전자레인지를 갖췄다.
커피머신, 정수기, 전자레인지를 갖췄다. ⓒ강사랑

자세히 살펴보니, 쉼터 내부 곳곳에 자리한 TV와 컴퓨터들이 모두 반짝반짝한 새 제품들이다. 쉼터를 찾은 이동노동자들은 쾌적한 이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뉴스 시청 등 저마다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다. 한 켠에 각종 팜플렛과 소책자들이 꽂혀있는 작은 서가도 있다.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구직, 복지지원 관련 정보가 총 망라된 공간으로 쉼터는 이동노동자에 대한 종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강사랑

이동노동자를 위한 특별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사물함 안에는 배달기사, 퀵서비스 기사들을 위한 오토바이 정비공구가 마련돼 있다. 주요 이동수단인 오토바이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쉼터에 방문해 정비공구를 이용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창동역 동측 공용주차장 내에는 이동노동자 쉼터 전용 오토바이 주차구역도 준비됐다. 한낮의 땡볕 아래가 아닌 넓은 천막이 제공하는 그늘에 오토바이를 주차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쉼터 내 여성전용 휴게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여성 이동노동자들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오토바이 장비공구함 모습
오토바이 장비공구함 모습 ⓒ강사랑

이동노동자 쉼터는 2016년 서울시가 서초구 서초동에 처음으로 개소한 이래 서울 자치구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된 쉼터 이용자 수는 16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폭증하면서 이동노동자의 건강권 보장 논의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동노동자 쉼터 또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쉼터 확대와 24시간 운영제 도입, 접근성이 좋은 위치 확보, 활발한 홍보 활동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여성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전용 휴게 공간
여성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전용 휴게 공간 ⓒ강사랑

이동노동자 쉼터는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에 더욱 지치기 쉬운 이동노동자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소중한 공간이다. 도봉구내에서 처음으로 마련된 이동노동자 쉼터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관심과 자치구의 적극적인 운영 의지와 개입이 필요할 것이다. 부족한 점을 수정하고 보완해가며 코로나 상황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동노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 도봉구 이동노동자 쉼터

○ 위치 : 플랫폼 창동 61, 2층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 앞)
○ 운영시간 : 평일 10:00 ~ 19:00
○ 이용대상 : 배달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리기사, 셔틀버스기사, 집배원, 요양보호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 모든 이동노동자
○ 문의 : 도봉구 이동노동자쉼터 02-998-2885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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