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SOS 덕에, 입원한 친정 엄마도 저도 편안해졌어요!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3.03.14. 15:33

수정일 2023.05.25. 11:15

조회 2,669

지난 2월에 엄마는 며칠 오한이 있어 힘들었다고 하셨다. 방광염 증상이 있어 약국에서 약을 사 드신 후였다. 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을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날 엄마는 갑자기 앉지도 걷지도 못하셨다. 일주일에 두어 번 헬스장에 다니시던 분이었다. 놀랐지만, 혼자 사시며 식사를 잘 챙기지 못하기 때문이라 여겼다. 장을 봐 백숙을 끓이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반찬을 만들어 드시게 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엄마는 일어서지 못했다. 결국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향했다. 엄마의 증상은 급성 신우신염이었다. 양쪽 콩팥이 망가져 있었고, 요로감염에 혈액의 독성 수치가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 있었다. 어르신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엄마는 퇴원 후에도 매일 병원에서 항생제를 투여 받으셔야 했다. ©박은영
엄마는 퇴원 후에도 매일 병원에서 항생제를 투여 받으셔야 했다. ©박은영

엄마의 입원 생활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1인 보호자가 상주해야 했고, 그렇지 못할 경우 방문할 때마다 PCR 검사를 해야 했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엄마는 피를 통해 배양균 검사를 했고, 며칠 뒤 내성균 판정을 받았다. 일반 대장균보다 안 좋은 케이스였다. 하루에 두 차례 항생제를 투여했고, 퇴원 후에도 매일 병원을 다니며 수액으로 항생제를 맞아야 했다. 방광 이상으로 기저귀를 차고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돌보는 시간은 한 달을 넘기고 있었다. 가족들의 식사를 챙기는 등의 집안일은 조금씩 엉망이 되고 있었다.

뒤늦게 돌봄SOS센터가 생각났다. 엄마가 사시는 강북구 송천동 주민센터에 전화했다. 다음 날, 담당 직원과 방문 간호사가 방문해 혈압과 체온 등을 재며 엄마의 상태를 살폈다. 나는 그간 엄마의 증상과 현재의 상태 그리고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 전했다. 돌봄 서비스는 지체 없이 진행됐다. 이틀 뒤 요양보호사가 엄마 집을 방문해 일시재가 서비스가 시작됐다. 요양보호사는 집 안 청소와 빨래, 식사 준비 등을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총 60시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방문이 불편하시다던 엄마는 요양보호사가 다녀간 첫 날, "집 안이 환해 이제 좀 사람 사는 집 같다"고 좋아하셨다. ☞ [관련 기사] 퇴원 후에도 걱정 마세요! 청소·식사 등 맞춤형 돌봄서비스
돌봄SOS는 관할 주민센터에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박은영
돌봄SOS는 관할 주민센터에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박은영

돌봄S0S 사업은 2019년 5개 자치구에서 시작됐고, 현재는 전 자치구에서 운영 중이다. 돌봄이 필요한 만 50세 이상 성인, 장애인(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혼자 거동이 어렵거나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경우, 수발할 수 있는 가족 등이 부재하거나 수발할 수 없는 경우,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불가피한 공백이 발생한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준중위소득 85% 이하(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 해제 전까지는 중위소득 100% 이하)일 경우 서울시가 이용 금액을 전액 지원하고 그 외는 본인이 부담한다.

사실, 돌봄SOS 지원 대상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또 주변에 이러한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돌봄SOS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대응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돌봄SOS가 지원하는 서비스는 돌봄 종사자가 퇴원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시재가’와 필수적인 외출 활동을 지원하는 ‘동행지원’, 단기간 시설 입소 지원을 하는 ‘단기시설’과 가정 내 간단한 수리와 대청소, 방역을 하는 ‘주거편의’‘식사지원’ 등이 있다. 이 중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돌봄SOS 서비스엔 요양보호사가 집안일을 돕는 일시재가와 시설에 입소하는 단기시설 등이 있다. ©서울시
돌봄SOS 서비스엔 요양보호사가 집안일을 돕는 일시재가와 시설에 입소하는 단기시설 등이 있다. ©서울시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담당자인 돌봄 매니저에게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이후 담당자의 방문 확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병원 퇴원 환자 돌봄SOS센터 연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2개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하며, 지원 대상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일상생활을 스스로 유지하기 어려운 어르신과 장애인 등 퇴원 환자이며, 5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12개 상급종합병원은 ▴강북삼성병원 ▴건국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의과대학 구로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중앙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학교의과대학 안암병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한양대학교병원이다. 신청 방법은 퇴원 환자나 담당 의료진이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수발할 수 없는 경우, 돌봄SOS센터 서비스를 이용해 보자.
거동이 불편하거나 수발할 수 없는 경우, 돌봄SOS센터 서비스를 이용해 보자.

엄마는 올해로 83세다. 혼자 사시는 엄마가 편찮으실 때면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고 싶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진짜 더 힘들 때 도움을 받겠다고 하셨다. 아마 돌봄SOS를 이용하는 것이 평생에 한 번뿐이라고 알고 계셨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돌봄SOS는 매년 1회 신청이 가능하다. 어르신들의 경우, 매해 거듭할수록 건강 상황이 안 좋아지실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밖에 치매나 뇌졸중 등의 중증 질환을 앓고 계신 경우,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해서 등급 판정에 따라 장기적인 서비스 지원를 받을 수도 있다.

혼자 사시는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자식된 도리를 다하고 싶지만 느끼는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거동이 불편한 엄마 곁에 요양보호사가 계시니 내 마음도 조금은 편해졌다. 집에 돌아와도 엄마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이제는 우리집 집안을 돌보며 엄마의 간병을 할 수 있게 됐다. 제도적 지원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고마운 일이다. 엄마는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 CT를 찍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무쪼록 건강을 회복해 이전과 같은 기력을 찾으실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돌봄SOS센터

○ 대상 : 돌봄이 필요한 만 50세 이상 성인, 장애인(모든 연령)
○ 지원 : 5대 돌봄서비스(일시재가, 단기시설,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지원), 5대 중장기 돌봄연계(안부확인, 건강지원, 돌봄제도, 사례관리, 긴급지원)
○ 비용 : 기준중위소득 85% 이하(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 해제 전까지는 중위소득 100% 이하) 전액 지원, 그 외 본인 부담
서울복지포털 
○ 문의 : 다산콜센터 120, 서울시 안심돌봄복지과 02-2133-7381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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