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이디어! 로컬과 상생하는 서울 청년들의 창업이야기

발행일 2023.03.28. 09:00

수정일 2023.03.29. 09:23

지난 3월 26일까지 진행된 넥스트로컬 팝업 전시 ‘Finding your ( ) : 발견의 여정’ ⓒ조수연

서울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서울 청년이 지역에서 창업에 도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역연계 창업 인큐베이팅 상생 프로젝트인 ‘넥스트로컬(NEXT LOCAL)’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30개 지역에서 770명의 청년 창업가를 발굴한 넥스트로컬에 선정되면 창업 교육과 전문가 컨설팅, 지역 네트워킹 등을 제공한다.

기자는 2022년 4월, 넥스트로컬을 통해 강릉에서 창업에 성공한 권태연 감자혁명 대표, 박영건 주룩주룩 대표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들은 서울시의 지원으로 창업 기초를 탄탄하게 세울 수 있었고, 특히 권태연 대표는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목표액 대비 3,000%를 넘긴 ‘포파칩’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넥스트로컬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창업가들의 이야기와 제품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팝업 전시가 서울에 열렸다. 넥스트로컬의 팝업 전시는 ‘Finding your ( ) : 발견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진행돼 서울 청년이 어떻게 자원과 비즈니스 요소를 발견했는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업화까지 도출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넥스트로컬 전시에 소개된 감자혁명의 ‘포파칩’. 강릉의 못난이 감자로 제조된 감자칩이다. ⓒ조수연

이번 팝업전시에는 사업화과정 우수팀 171팀 중 35개 팀의 54개 상품이 전시됐으며, ‘넥스트로컬 사업 소개’, ‘창업팀 성장 과정’, ‘풍성한 식탁’, ‘자연과 함께’, ‘취향의 발견’, ‘서울에서 만나는 로컬’ 등 6개 주제로 구성됐다.

먼저, ‘서울의 식탁을 풍성하게’라는 주제를 살펴봤다. 서울 청년에게 ‘식품’은 ‘양날의 검’이다. 지역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로컬 재료이면서, 많은 창업가가 도전했기에 레드오션이기도 하다. 넥스트로컬에 참여했던 서울 청년들은 이를 알기에 더 치열하고, 촘촘하게 접근했다.

‘건강하지만, 간편하게’, ‘진정성과 개성을 동시에’, ‘로컬의 신선함과 글로벌 트렌드를 함께’를 새기면서 말이다. 특히, 로컬의 신선함을 제품으로 어떻게 담아내는지가 중요했고, 지역 사회와 상생(上牲)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번 팝업 전시에는 사업화과정 우수팀 171팀 중 35개 팀의 54개 상품이 전시됐다. ⓒ조수연

팝업 전시에는 어떤 제품이 소개됐을까? 먼저 작년에 만났던 감자혁명이 보였다. 감자혁명은 흔히 ‘못난이 감자’라고 불리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자를 활용해 새로운 감자칩을 선보였다. 얇은 감자칩이 아닌, 5mm의 두꺼운 감자칩으로 ‘포파칩’을 만들었다.

의성에서는 ‘잇밋(EAT MEAT)’이 마늘을 활용해 소시지를 만들었다. 의성은 마늘이 상당히 유명한데, 의성 마늘을 6.5% 넣고, 소시지의 단점으로 부각되는 나트륨은 줄이고, 합성첨가물은 과감히 빼버렸다. 그 외에 강릉 초당두부와 국내산 사과를 활용한 베이글 ‘어나더베이글’도 인상 깊었다.

의성 마늘을 활용한 소시지. 합성첨가물은 빼고, 나트륨은 줄였다. ⓒ조수연

음식과 함께 곁들이면 좋은 것, 바로 ‘주류’도 넥스트로컬에 참여한 서울 청년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서울시민을 위한 취(醉)향의 발견'으로 다양한 주류를 제조한 청년 창업가들이 소개됐다. (주)ABBF(OTOT술도가-막걸리 브랜드)는 강진의 쌀과 제주의 레몬을 활용해 맥주병에 막걸리를 담았다.

‘취(醉)향의 발견’ 코너에서는 다양한 주류를 제조한 청년 창업가들이 소개됐다. ⓒ조수연

술에 취하는 ‘취향’을 봤다면, 이제 휴식을 취(趣)할 차례다. 최근에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헬시 플레저는 즐겁고 편리하게 먹으면서 운동한다는 뜻이다. 즉, 현재는 잘 쉬는 것도, 즐겁게 먹는 것도 모두 중요한 셈이다.

서울시민을 위한 취(趣)향의 발견의 발견에서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건강식품이 많이 소개됐다. 서울 청년들은 ‘잘 먹고 잘 사는 법’에도 상당히 신경 썼는데, 새싹인삼과 같은 건강식품을 볼 수 있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건강식품. ⓒ조수연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는 어엿한 청년 창업가가 된 서울 청년들의 ‘비망록’을 살펴볼 수 있는 ‘로컬 기록장’이었다. 넥스트로컬을 통해 지역을 만난 서울 청년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곳들을 더 많은 서울시민과 나누고 싶어했다. 특히, 자신들처럼 지역 창업을 꿈꾸거나, 지역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로컬기록장’에 쓰여있는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넥스트로컬

넥스트로컬에 참여해 아이템을 상품화하기까지의 청년들의 피, 땀, 눈물이 담긴 기록들, 로컬을 발견하기까지 과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인드 맵을 하면서 적어둔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어쩌면 그 말이 넥스트로컬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는 것 같았다. 지역에서 서울 청년들이 상상하는대로 이루어낸 넥스트로컬 말이다.

청년들은 지역에서 어떠한 발견을 했을까? 시민들도 넥스트로컬의 사례처럼, 상상한대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조수연

청년들은 지역에서 어떠한 발견을 했을까? ⓒ조수연

넥스트로컬 팝업 전시는 지난 3월 26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찾은 서울 청년 창업가의 성장을 향한 여정과 결과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팝업 전시는 끝났지만, 반짝이는 청년들의 아이디어는 끝나지 않았다. 올해 넥스트로컬에 참여한 청년들은 또 어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참신한 제품을 선보일지, 감자혁명의 ‘포파칩’을 먹으며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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