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는 산책코스! 마포한강길 다녀왔어요
발행일 2023.03.16. 10:07
겨울 한파를 견디고 맞이하는 봄이 다정하게 느껴지는 요즘. 아침 저녁으로 봄을 시샘하는 찬 기운이 가시진 않았지만, 한낮에는 무거웠던 외투를 벗어 던지고 산책을 즐기기 더없이 좋은 춘삼월이다. 마포구에는 지역 도보관광 코스를 알리기 위해 선정한 ‘마포 걷고 싶은 길 10선’이 있다. 경의선 숲길, 성미산 마을길, 아현동 고갯길 등 다채로운 길이 여행자의 발길을 이끈다.
그 가운데 이맘때 산책하기 좋은 강변길로 나섰다. 마포 걷고 싶은 길 4코스인 ‘마포한강길’로 합정역과 마포역 사이 5km 길이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강변 곳곳에 자리한 명소에 들르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강변엔 고풍스러운 성당, 선교사 묘원, 화력발전소에 들어선 마포새빛문화숲, 대자연이 복원한 밤섬, 마포용강맛깨비길 등 풍성한 명소와 맛집 골목이 있어 도보여행이 더욱 즐겁다.
그 가운데 이맘때 산책하기 좋은 강변길로 나섰다. 마포 걷고 싶은 길 4코스인 ‘마포한강길’로 합정역과 마포역 사이 5km 길이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강변 곳곳에 자리한 명소에 들르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강변엔 고풍스러운 성당, 선교사 묘원, 화력발전소에 들어선 마포새빛문화숲, 대자연이 복원한 밤섬, 마포용강맛깨비길 등 풍성한 명소와 맛집 골목이 있어 도보여행이 더욱 즐겁다.
이국적인 풍경의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는 150여 명의 외국인 인사들이 잠들어 있다. ⓒ김종성
구한말 천주교 박해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절두산 순교 성지 ⓒ김종성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한강을 향해 걷다 보면 눈길이 머무는 묘지를 만나게 된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은 1890년에 조성된 곳이다. 구한말 때 한국을 위해 애쓴 종교계·교육계·언론계 등 150여 명의 외국인 인사들이 잠들어 있다. 그 가운데 외국인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는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로 불릴 만큼 친근한 분이다. 한글에 반해 최초의 순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士民必知)’를 만들고, 처음으로 한글의 띄어쓰기를 주창했다니 더욱 놀랍다.
전국에 있는 많은 산 이름 가운데 가장 잊기 힘든 곳은 ‘절두산’이 아닐까 싶다. 이름은 무시무시하지만 한강을 바라보며 고즈넉하게 혹은 경건한 마음으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원래 산이 아닌 아담한 봉우리로 본래 이름은 누에의 대가리를 닮았다 해서 잠두봉(蠶頭峰)이었다. 1866년 병인년을 기점으로 ‘절두(切頭)산’, 즉 ‘머리가 잘린 곳’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그해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천주교 박해 사건인 병인박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흥선대원군이 선포한 천주교 박해령에 천주교 신자와 선교사 등 많은 사람들이 절두산에서 희생 당하고 말았다.
전국에 있는 많은 산 이름 가운데 가장 잊기 힘든 곳은 ‘절두산’이 아닐까 싶다. 이름은 무시무시하지만 한강을 바라보며 고즈넉하게 혹은 경건한 마음으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원래 산이 아닌 아담한 봉우리로 본래 이름은 누에의 대가리를 닮았다 해서 잠두봉(蠶頭峰)이었다. 1866년 병인년을 기점으로 ‘절두(切頭)산’, 즉 ‘머리가 잘린 곳’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그해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천주교 박해 사건인 병인박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흥선대원군이 선포한 천주교 박해령에 천주교 신자와 선교사 등 많은 사람들이 절두산에서 희생 당하고 말았다.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걷기 좋은 한강변 산책길 ⓒ김종성
휠체어에 의지해 주인과 걷고 있는 반려견을 통해 '반려'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 ⓒ김종성
한산했던 강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에 남녀노소 시민이 찾아왔다. 불편한 다리를 휠체어에 의지해 걷는 반려견도 주인 아저씨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 짝 반(伴)자에 짝 여(侶)자로 ‘함께 살아가는 벗’이라는 반려의 뜻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우울증 해소와 면역력 증강에 좋다는 비타민D 가득한 햇볕을 쬐다 보면 기분이 날씨처럼 화창해진다. 길고양이도 나른한 기지개를 한껏 켜며 봄 햇살을 즐긴다.
겨울 한파를 견디고 맞은 봄이 무척 반가운지 물고기들이 물 위로 펄쩍펄쩍 뛰어 오르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힘차다. 봄날 따스한 햇살을 쬐며 한강 길을 거닐다 보면 세상이 절로 아름다워 보이고 누구나 낙관주의자가 된다. 마포 한강길을 걷는 내내 추운 겨울 가지 못해 그리웠던 탁 트인 한강 풍경을 실컷 바라보았다. 겨우내 스마트폰만 보느라 침침했던 눈이 개안한 듯 환해지고 맑아졌다.
겨울 한파를 견디고 맞은 봄이 무척 반가운지 물고기들이 물 위로 펄쩍펄쩍 뛰어 오르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힘차다. 봄날 따스한 햇살을 쬐며 한강 길을 거닐다 보면 세상이 절로 아름다워 보이고 누구나 낙관주의자가 된다. 마포 한강길을 걷는 내내 추운 겨울 가지 못해 그리웠던 탁 트인 한강 풍경을 실컷 바라보았다. 겨우내 스마트폰만 보느라 침침했던 눈이 개안한 듯 환해지고 맑아졌다.
기존 화력발전소 위치에 생겨난 마포새빛문화숲 공원 ⓒ김종성
한강과 마포새빛문화숲 공원을 이어주는 승강기가 설치돼 있다. ⓒ김종성
강가에 웬 높다란 2개의 굴뚝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기계가 나타나 발길을 멈춘다. 1930년 1호기가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구 당인리 발전소)다. 강변에 만든 승강기를 타고 발전소로 건너가면 ‘마포새빛문화숲’ 공원이 나온다. 발전소 부지가 시민들을 위한 여가·문화·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본래 국가 보안 시설이던 구역이 시민 개방형 발전소와 공원으로 조성됐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공간이다.
공원에서 산책 중인 동네 주민 할머니와 귀여운 손주를 만났다. 공원 한편에 작은 놀이터가 있다. 옛날엔 화력발전소에서 연탄을 태울 때 나는 연기가 뿜어져 나와 공기가 매캐하고, 널어놓은 빨래들은 거뭇거뭇해질 정도였단다. 당인리 동네 주민들 덕분에 다른 시민들이 밥을 하고 TV를 보며 전기를 무사히 이용했구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당인리 화력발전소는 2018년 지하화 작업이 진행됐고, 이때 지상에 생긴 곳이 마포새빛문화숲 공원이다.
공원에서 산책 중인 동네 주민 할머니와 귀여운 손주를 만났다. 공원 한편에 작은 놀이터가 있다. 옛날엔 화력발전소에서 연탄을 태울 때 나는 연기가 뿜어져 나와 공기가 매캐하고, 널어놓은 빨래들은 거뭇거뭇해질 정도였단다. 당인리 동네 주민들 덕분에 다른 시민들이 밥을 하고 TV를 보며 전기를 무사히 이용했구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당인리 화력발전소는 2018년 지하화 작업이 진행됐고, 이때 지상에 생긴 곳이 마포새빛문화숲 공원이다.
서강 나들목 나무 의자에 앉아 쉬다 보면, 눈 앞에 한강의 하중도 ‘밤섬’이 펼쳐진다. ⓒ김종성
1968년 2월에 폭파 됐지만, 새 살이 돋듯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밤섬’ ⓒ김종성
상수 나들목 앞 나무 의자에 앉아 쉬다 보면 눈앞에 한강의 하중도(河中島) ‘밤섬’이 펼쳐진다. 그 위로 빨간색 아치를 한 서강대교가 섬을 품고 있다. 이 벤치는 옛날 서강나루가 있던 곳으로, 양화나루에서 마포나루에 이르는 한강을 ‘서강’ 혹은 ‘서호’라 했단다. 서강나루는 조선시대 세금인 쌀을 실은 배 세곡선(稅穀船)의 선착장이었다. 황해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의 세곡을 운반하는 배들이 모두 이곳에 모였다. 그래서 이곳에 세곡을 보관하기 위한 광흥창(廣興倉)이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한 지하철역 이름이 6호선 광흥창역(마포구 창전동)이다.
밤섬은 대자연의 관용과 복원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섬이다. 1968년 여의도를 개발하기 위한 골재, 모래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밤섬은 폭파·해체됐다. 그 전까지 고기잡이와 조선, 뽕나무·약초재배나 염소방목 등을 하며 살던 60여 세대의 주민들은 마포구 창전동으로 강제로 이주해야 했다. 이후 고향 섬이 그리워 2년에 한 번씩 서울시에 허가를 받고 밤섬에 와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렇게 여의도가 뜨고 밤섬은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자연이란 정말 놀랍고 신비로워서 파괴되었던 밤섬은 해가 갈수록 본래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밤섬은 대자연의 관용과 복원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섬이다. 1968년 여의도를 개발하기 위한 골재, 모래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밤섬은 폭파·해체됐다. 그 전까지 고기잡이와 조선, 뽕나무·약초재배나 염소방목 등을 하며 살던 60여 세대의 주민들은 마포구 창전동으로 강제로 이주해야 했다. 이후 고향 섬이 그리워 2년에 한 번씩 서울시에 허가를 받고 밤섬에 와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렇게 여의도가 뜨고 밤섬은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자연이란 정말 놀랍고 신비로워서 파괴되었던 밤섬은 해가 갈수록 본래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토정 이지함은 마포 강변에 움막집을 지어 살며 걸인들을 구제하고 백성을 구호했던 인물이다. ⓒ김종성
돼지갈비와 주물럭 맛집에서 식사하며 ‘주물럭’의 재미난 유래를 들었다. ⓒ김종성
마포한강길의 시종점 마포역으로 가는 ‘토정나들목’으로 들어서면, 토정비결을 지은 이지함(1517~78) 동상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토정(土亭)'은 이지함 선생의 호로, 마포 강변에 흙으로 움막집을 지어 살던 데서 유래했다. 백성의 아픔에 공감하는 청렴한 학자로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현감으로 재직 시 걸인청(乞人廳)을 만들어 거주지가 없는 걸인들을 구제하였으며, 노약자와 기인(飢人, 굶주린 사람)을 구호했다. 마포구엔 토정동(土亭洞)이란 동네가 있는데 이지함의 토정이 있었다고 해서 지어진 지명이다.
돼지갈비와 주물럭 맛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마포역 1번 출구에서 토정로를 따라 750m 거리 양편에 줄지어 있는 음식문화거리에 있다. 예전엔 용강동 먹자골목으로 불리던 곳으로 마포대표음식인 돼지갈비와 주물럭이 유명하다. 이외에도 곱창구이, 숯불 주꾸미, 닭도리탕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식당 주인에게 들은 주물럭 고기 요리의 유래가 재밌다. 손님들의 추천으로 바가지에 고기를 담아 소금을 넣고 주물러 구워봤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고 입소문이 났단다.
한강을 따라 조성된 '마포한강길'은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산책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마포 곳곳을 탐방하며 가벼워진 옷차림처럼 봄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어 보자.
돼지갈비와 주물럭 맛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마포역 1번 출구에서 토정로를 따라 750m 거리 양편에 줄지어 있는 음식문화거리에 있다. 예전엔 용강동 먹자골목으로 불리던 곳으로 마포대표음식인 돼지갈비와 주물럭이 유명하다. 이외에도 곱창구이, 숯불 주꾸미, 닭도리탕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식당 주인에게 들은 주물럭 고기 요리의 유래가 재밌다. 손님들의 추천으로 바가지에 고기를 담아 소금을 넣고 주물러 구워봤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고 입소문이 났단다.
한강을 따라 조성된 '마포한강길'은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산책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마포 곳곳을 탐방하며 가벼워진 옷차림처럼 봄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어 보자.
마포 걷고 싶은 길 4코스 ‘마포한강길’
○ 코스 : 지하철 합정역 -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 절두산성지 - 양화진나루터 - 서강나들목 - 현석나들목(밤섬조망공원) - 토정나들목 - 토정이지함 동상 - 용강맛깨비길 - 지하철 마포역
○ 거리 : 5km
○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 ‘마포 걷고 싶은 길’ 누리집
○ 거리 : 5km
○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 ‘마포 걷고 싶은 길’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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