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통증 '대상포진' 치료 골든타임은?

김혜지 과장

발행일 2026.05.22. 13:00

수정일 2026.05.22. 10:40

조회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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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나 흔한 질병인 ‘대상포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나 흔한 질병인 ‘대상포진’
  3화   잊을 수 없는 통증의 기억, 대상포진

대상포진을 겪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통증을 난생처음 경험했다”고. 대상포진은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통증이라는 단어를 필연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대상포진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나 흔한 질병이다.

통계에 따르면 평생 동안 10~20%의 사람들이 대상포진을 앓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 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7년 37만 명이던 환자가 2017년에는 71만 명을 돌파하며 10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나이가 들며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력이 감퇴하기 시작하는 시점, 50대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대상포진은 어떠한 질병이길래 이렇게 아프고 점차 증가하는 것일까? 대상포진에 걸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오늘은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우리 몸에 숨어있는 대상포진 바이러스

대상포진의 원인은 놀랍게도 어릴 적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이다. 수두가 치료된 이후에도 이 바이러스는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사람의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이후 노화, 과로, 스트레스, 면역억제제 사용이나 종양이나 만성 질환 등에 의해 세포매개면역이 저하되면 바이러스가 다시 신경을 타고 피부로 이동하여 질환을 유발한다.

대상포진이 유발하는 극심한 통증은 단순한 피부의 상처가 아닌 ‘신경 자체의 손상’에서 비롯된다.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깨어나 증식하면 신경절 주위에 심한 염증이 발생한다. 염증으로 인해 신경 세포가 붓고 손상되면서 콕콕 쑤시거나 칼로 베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감기나 단순 근육통과 유사하여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대상포진의 전형적인 수포가 발생하기 3-7일 전부터 특정 피부 분절을 따라 동통, 가려움, 이상감각이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몸의 중심선을 넘지 않는 편측의 홍반성 발진이 띠 모양으로 다양한 크기를 가진 채 무리를 지어 나타나고 이 발진은 점차 투명한 수포와 농포로 진행되며, 2-4주에 걸쳐 가피가 형성된 후 탈락하게 된다.

이러한 대상포진의 전형적인 발생 과정과 편측성 수포 등 특징적 임상 양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고 추가 검사는 대부분 필요하지 않다.
대상포진은 통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병이기도 하다. AI 활용 이미지.
대상포진은 통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병이기도 하다. AI 활용 이미지.
대상포진은 사실 통증뿐만 아니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병이기도 하다. 대상포진에서 가장 흔하고 심각한 합병증은 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이다. 이는 피부 병변이 완전히 치유된 이후에도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경병성 통증을 의미한다. 바이러스 증식으로 인한 신경 파괴의 결과로 발생하며, 타는 듯한 통증이 스치기만 해도 아픈 이질통이나 이상감각을 동반하여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이러한 포진 후 신경통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하는 경우도 있고 일반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환자의 고통을 증폭시킨다. 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발병 당시 나이가 많을수록, 급성기의 통증이 심하거나 발진이 심한 경우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상포진이 눈이나 얼굴에 오는 경우에도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대상포진은 결막염, 각막염, 공막염 등 안구에 염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시력 소실이 올 수 있다. 따라서 눈 주변이나 코 주변에 수포가 발생하는 경우 꼭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7번 뇌신경을 따라 대상포진이 발생할 때 람세이헌트 증후군(Ramsay-Hunt syndrome)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말초성 얼굴 신경 마비를 유발할 수 있고 고막, 외이도, 귀 쪽에 수포가 발생하기도 하며 심하면 난청이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이다.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의 72시간이 ‘골든타임’이다.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바이러스의 복제와 증식을 억제하여 신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해야 한다. 초기부터 진통제나 신경병성 통증 약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신경이 통증에 예민해지는 것을 막아야 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 발생의 확률도 낮출 수 있다.

대상포진 예방은 이렇게

이렇듯 발병 시에는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회복 이후에도 지속되는 만성 통증이라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무서운 질병, 대상포진은 다행히도 그 예방 방법이 있다.

바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통해서 가능하다. 현재는 두 가지 종류의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먼저 개발된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으로 1회 접종의 편의성이 있다. 하지만 접종 후 5년이 지나면 예방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므로 면역 저하자에게는 투여가 금기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이 새롭게 개발되어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다. 2-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필요하고 그 비용도 이전 생백신에 비해 높으며 접종 후 근육통, 발열 등의 예방접종 반응이 발생할 수 있지만 50대 이상에서 97% 이상의 뛰어난 예방 효과를 보이며 10년 이상 강력한 방어력이 유지된다. 또한 사백신이기 때문에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상포진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피부병이 아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약해진 틈을 타 바이러스가 신경을 공격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회복 후에도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하지만 그 실체를 정확히 알고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이 시한폭탄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다.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기억해야 할 것은 골든타임과 예방이다. 만약 몸의 한쪽으로만 나타나는 원인 모를 통증과 발진이 시작되었다면 지체 없이 72시간 이내에 의료기관을 찾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만약 50세 이상이거나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이라면 백신 접종이라는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방어막을 미리 쳐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로 건강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 또한 대상포진이라는 숨은 적을 이겨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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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동부병원 02-920-9114~9115 ,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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