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의 동행' 현장을 가다… 장애인친화병원에서 만난 따뜻한 변화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6.04.24. 15:25

수정일 2026.04.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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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의 '장애인친화병원' 지원 사업. 지난해 '약자와의 동행' 우수 사례 중 하나이다. ©노원구청
노원구의 '장애인친화병원' 지원 사업. 지난해 '약자와의 동행' 우수 사례 중 하나이다. ©노원구청
서울시 전역에 온기를 전해온 ‘약자와의 동행 사업’이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에 25개 전 자치구가 모두 참여하는 뜻깊은 해다.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은 자치구와 지원기관이 실제 복지제도를 이용하는 시민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기존 정책의 보완점을 찾아, 시민에게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자치구마다 현장 밀착을 담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시행되고 있다. ‘2026년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을 공모한 결과, 올해는 25개 자치구가 모두 참여했다고 한다.
노원구는 장애인이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장애인친화병원'을 관내 11곳 지원하고 있다. ©엄윤주
노원구는 장애인이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장애인친화병원'을 관내 11곳 지원하고 있다. ©엄윤주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중 우수 사례, 노원구 ‘장애인 친화병원’

노원구의 ‘장애인친화병원’은 지난해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성과 평가에서 우수 자치구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공공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친화병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노원구 장애인복지과 조용성 주무관은 “노원구는 장애인 인구 비율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습니다. 2024년부터 장애인친화병원 조성의 공감대가 모아지면서 현재 관내 11곳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 유병률이 1.7배 달하지만, 건강관리 역량이나 건강검진 수검률은 10%로 턱없이 낮은 편입니다. 장애인들은 '검사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혹시나 거부 당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느낀다는데요.
노원구 장애인친화병원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장애인이 신체적, 심리적 위축 없이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는 사업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을 위한 '건강수첩'과 아픈 곳을 쉽게 표현할 수 있게 돕는 '건강 신호등' ©엄윤주
장애인을 위한 '건강수첩'과 아픈 곳을 쉽게 표현할 수 있게 돕는 '건강 신호등' ©엄윤주
노원구 장애인친화병원 사업은 단순히 병원 지정에 그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경사로 등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물리적 환경 개선은 물론 의료진 대상 장애인식개선 교육도 시행한다. 장애인을 위한 리플릿과 건강수첩도 제작했다. 또, '5회 진료의 날'을 운영해 장애인과 동행 진료하는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친화병원 지정 후 실시되는 장애인식개선 교육에는 장애유형별 대처 방법, 장애인과의 소통의 장벽을 허무는 AAC(보완대체의사소통), 즉 말이나 글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 등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편리한 동선을 위해 원내 문턱을 모두 없앤 장애인친화병원 ©엄윤주
편리한 동선을 위해 원내 문턱을 모두 없앤 장애인친화병원 ©엄윤주

노원구 ‘장애인 친화병원’중 한 곳을 가보니…

노원구청 맞은 편에 위치한 노원삼성정형외과는 노원구 ‘장애인친화병원’ 11곳 중 한 곳이다. 장애인친화병원 중 유일한 정형외과이기도 하다.

병원 입구부터 내부 어느 곳에도 문턱이 없다. 휠체어나 보조기기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걸림돌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진료실, 검사실, 대기실 등 원내 모든 문턱을 제거했다. 또, 넓고 쾌적한 단일층 구조로 휠체어 회전이나 이동 반경 확보에도 유리하다.

대학병원급의 고해상도 MRI와 CT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환자가 검사를 위해 다른 곳으로 멀리 이동할 필요 없이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 MRI 2대 중 한 대는 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큰 사이즈가 설치되어 있다. 또, 의료진과 검진 시 원하는 높이로 조절할 수 있는 의자 사용, 휠체어를 탄 채로 몸무게를 잴 수 있는 전용 체중계 등을 활용해 검사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장애 유형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진료실 의자 ©엄윤주
장애 유형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진료실 의자 ©엄윤주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최소의 이동으로 진단, 치료,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엄윤주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최소의 이동으로 진단, 치료,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엄윤주
“장애인 환자들에게 정형외과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지체장애를 가진 분들은 특정 근육이나 관절을 과다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비장애인보다 관절 퇴행이 훨씬 빠르거든요. 제때 치료하는 것은 이 분들의 이동권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저희가 장애인 분들이 보다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갖추고 진료 시간을 길게 잡는 이유는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 분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계속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노원삼성정형외과 원장은 정형외과 진료의 특수성과 함께 장애인과의 따뜻한 동행을 강조했다.
노원삼성정형외과 원장은 정형외과 진료는 장애인과의 따뜻한 동행을 강조했다. ©엄윤주
노원삼성정형외과 원장은 정형외과 진료는 장애인과의 따뜻한 동행을 강조했다. ©엄윤주
MRI, CT, X-ray, 진료실이 한 공간에 모아 장애인 환자의 이동을 최소화했다. ©엄윤주
MRI, CT, X-ray, 진료실이 한 공간에 모아 장애인 환자의 이동을 최소화했다. ©엄윤주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올해는 25개 자치구에서 34개 사업 진행

올해는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으로 25개 자치구 34개 사업이 선정되었다. 2023년 27개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자치구별 선정된 사업의 내용도 훨씬 다양해졌다. 생존과 직결되는 의료분야는 물론 환경, 이동, 돌봄에 관한 큰 틀에서 보다 밀도 높아진 사업들이 눈길을 끈다.

노원구는 경계선지능 청년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 편의점을 기반으로 직무를 개발하는 '경계선지능 청년, 달팽이 상사' 사업을 추진하고, 은평구는 취약계층의 구강 건강을 위해 찾아가는 구강관리 '원스톱 구강 안심트랙' 사업을 시행한다. 관악구는 고령 1인가구의 다제약물 복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 복약 관리 서비스 '똑똑한 100세 약손 사업'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체감형 사업 아이디어들이 번뜩인다.
노원구는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다양한 진료과목의 '장애인친화병원'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엄윤주
노원구는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다양한 진료과목의 '장애인친화병원'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엄윤주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의 성과는 뚜렷하다. 장애인친화미용실, 고립은둔청년 자립지원, 청소년 공부방 조성 사업 등 우수 사업들은 좋은 선례를 남기며 확산되고 있다. 이 사업들은 해당 자치구를 넘어 9개 자치구로 운영되며 수혜 범위까지 넓히고 있다. 단순한 행정지원을 넘어 누군가에겐 절실한 사다리가 되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 사업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엄윤주

숲의 마음으로 서울을 담는 시민기자, 치유와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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