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전체가 하나의 작품!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전시 '서서울미술관'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6.03.20. 09:33

수정일 2026.03.20. 15:01

조회 289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전경.
지난 12일 개관한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전경. ⓒ조송연
지난 3월 12일, 서울 금천구에 새로운 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립미술관(SeMA)의 8번째 분관인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이다. 이번에 개관한 서서울미술관은 뉴미디어 예술을 중심으로 전시와 창작, 인재 양성 기능을 수행하는 특화 미술관으로 조성됐다. 그동안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서남권 지역에 들어선 만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서울미술관은 외관부터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인상을 준다. 건물은 공원의 지형을 따라 길게 뻗은 형태로 설계돼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이지만, 굴곡진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이 빛을 반사하며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보는 각도에 따라 주변 풍경이 뒤틀리고 재구성되며, 건물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처럼 작동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1층을 감싼 투명한 커튼월 유리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허물며, 미술관을 ‘열린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개관과 함께 선보인 전시 중에서도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는 서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업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텍스트와 이미지다.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라는 문장은 단순한 개관 선언이 아니라, 이 공간이 앞으로 축적해 나갈 시간과 기억의 출발점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조송연
  •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서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가장 잘 보여주는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전. ⓒ조송연
  •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이 전시는 단순히 미술관의 건립 과정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태동, 무진형제, 브이엔알, 신지선, 컨템포로컬 등 참여 작가들은 서남권 지역에 축적된 기억과 도시의 변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특히 도시의 중심과 주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연결하며, 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서사로 확장한다.

전시장에 배치된 텍스트와 이미지들은 단일한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교차시키며 관람객의 해석을 유도한다. 이는 ‘기록’이라는 개념을 고정된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과정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관람객은 전시를 따라 이동하면서 공간과 기억이 어떻게 겹쳐지고 재구성되는지를 체감하게 된다.
  • 미술관 곳곳에 설치된 QR코드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곳곳에 설치된 QR코드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송연
  • 미술관이 거대한 예술작품인 셈이다.
    미술관 전체가 거대한 예술작품인 셈이다. ⓒ조송연
  • 미술관 곳곳에 설치된 QR코드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미술관이 거대한 예술작품인 셈이다.
서서울미술관이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라는 점은 전시 전반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직접 개입하고 경험하는 형태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서울피디아' 프로젝트는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moving image 작업으로, 전시 공간과 도시의 기억을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관람객은 카메라를 통해 공간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던 이미지와 서사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현실의 공간 위에 가상의 이미지가 덧입혀지면서, 과거와 현재, 실제와 가상이 하나의 장면 안에서 겹쳐진다.
  • 안내소 앞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안내소 앞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조송연
  • 영상이 계속 반복된다.
    계속 반복되는 영상. 전시는 더 이상 고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조송연
  • 안내소 앞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 영상이 계속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전시는 더 이상 고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관람객의 위치와 시선, 움직임에 따라 작품의 의미와 경험이 달라지며, 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로 유지된다. 이는 전통적인 미술 감상의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을 능동적인 참여자로 전환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종이에 작품과 작가의 설명이 적혀있다. 이 또한 예술이다.
종이에 작품과 작가의 설명이 적혀있다. 이 또한 예술이다. ⓒ조송연
또한, 영상과 소리가 결합한 전시는 공간 전체를 하나의 매체로 확장한다. 화면 속 이미지와 실제 공간이 겹치고, 관람객은 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경험하는 것’에 가까운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구성은 뉴미디어 예술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인 ‘확장성’과 ‘상호작용성’을 잘 드러낸다.
관람객은 뉴미디어를 몸으로 경험한다.
관람객은 뉴미디어를 몸으로 경험한다. ⓒ조송연
이와 함께 전시장 곳곳에서는 도시의 현실을 기록한 사진 작업들도 만날 수 있다. 진흙 속에서 작업하는 노동자, 좁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인물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지 못했던 장면들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품들은 뉴미디어 전시가 보여주는 기술적 확장과 대비를 이루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서서울시립미술관은 이처럼 다양한 매체와 방식의 전시를 통해 ‘예술을 경험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공간, 기술, 인간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관람객은 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위치를 발견하게 된다.
  • 서서울미술관이 속한 인근 금천구를 보여준 작품.
    서서울미술관이 속한 인근 금천구를 보여준 작품. ⓒ조송연
  • 해당 작품에 QR을 인식하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작품에 QR을 인식하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조송연
  • 서서울미술관이 속한 인근 금천구를 보여준 작품.
  • 해당 작품에 QR을 인식하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서남권 지역에 들어선 이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앞으로 서서울시립미술관이 뉴미디어 예술을 중심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지하 1층에 전시된 작품.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지하 1층에 전시된 작품. ⓒ조송연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 위치 : 서울시 금천구 시흥대로79길 65
○ 교통 :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 운영시간
⁲- 화~금요일 : 10:00~20:00
⁲- 토·일요일, 공휴일 : 하절기(3~10월) 10:00~19:00, 동절기(11~2월) 10:00~18:00
※ 입장시간 :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 휴무 : 1월 1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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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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