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12명이 함께 차린 ‘행복한 밥상’…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가보니
발행일 2026.07.27. 14:19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행복한 밥상’, 서울 거주 1인 가구면 자치구 관계없이 참여 가능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는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 자리한다. ©김유빈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던 퇴근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 3층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고소한 기름 냄새가 먼저 스며왔다.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의 공유주방, 이날 이곳에서는 여름 특별 프로그램 ‘행복한 밥상’이 열렸다. 감자전과 묵사발을 만들기 위해 1인가구 열두 명이 모인 자리였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1인가구로서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이곳을 드나들며 적잖은 도움을 받았던 터라,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발걸음이 반가웠다. 서울시의 최근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1인가구는 166만 가구로 전체 가구 대비 39.9%에 이른다고 한다. 이제 혼자 사는 일은 서울에서 가장 흔한 삶의 형태가 됐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1인가구로서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이곳을 드나들며 적잖은 도움을 받았던 터라,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발걸음이 반가웠다. 서울시의 최근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1인가구는 166만 가구로 전체 가구 대비 39.9%에 이른다고 한다. 이제 혼자 사는 일은 서울에서 가장 흔한 삶의 형태가 됐다.

라운지 한쪽에는 안마의자를 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김유빈
안마의자에 스터디룸까지, 혼자여도 편한 공간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를 한 바퀴 둘러봤다. 조리가 가능한 공유주방을 중심으로, 편히 쉴 수 있는 라운지 두 곳과 혼자 집중할 수 있는 1인 스터디룸이 이어져 있었다. 한쪽에는 안마의자가 놓인 쉼터도 마련돼 있었다. 이용 규칙을 세우고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누구나 순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띄었다.

조리 설비를 갖춘 공유주방에서 여름 특별 프로그램 '행복한 밥상'이 진행됐다. ©김유빈
감자 채 썰고 묵 썰고, 함께 요리하는 두 시간
저녁 6시 30분, 퇴근 후 비를 뚫고 온 참여자 12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 섰다. 이날의 메뉴는 감자전과 묵사발. 둘 다 여름이면 자연스레 손이 가는 음식으로, 재료 손질만 끝내면 어렵지 않은 메뉴다.
먼저 감자전을 만들었다. 강사는 감자를 강판에 갈지 않고 채칼로 써는 방법을 알려줬다. 갈아서 부치면 부드럽고, 채로 썰어 부치면 겉이 바삭해진다. 채 썬 감자는 물에 한 번 헹궈 전분을 빼야 서로 눌어붙지 않고 노릇하게 익는다는 요령도 배웠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얇게 펼쳐 올리자, 주방 곳곳에서 기름이 끓는 소리가 퍼졌다.
먼저 감자전을 만들었다. 강사는 감자를 강판에 갈지 않고 채칼로 써는 방법을 알려줬다. 갈아서 부치면 부드럽고, 채로 썰어 부치면 겉이 바삭해진다. 채 썬 감자는 물에 한 번 헹궈 전분을 빼야 서로 눌어붙지 않고 노릇하게 익는다는 요령도 배웠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얇게 펼쳐 올리자, 주방 곳곳에서 기름이 끓는 소리가 퍼졌다.

이날의 재료는 감자와 도토리묵, 오이, 김치 등 여름 별미 재료로 구성됐다. ©김유빈

채 썰어 부친 감자전은 겉이 바삭하게 익는다. ©김유빈
묵사발은 반대로 불을 쓰지 않아 여름에 더없이 좋은 맞춤 메뉴였다. 도토리묵을 길게 썰어 그릇에 담고 차게 식혀 둔 육수를 붓는다. 여기에 채 썬 오이와 김치, 잘게 부순 김을 올리고 청양고추와 홍고추를 얹으면 완성이다. 간장과 식초로 각자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춘 뒤 얼음을 몇 조각 띄우자, 찬 기운에 그릇 겉면이 뽀얗게 서렸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요리는 자주 ‘건너뛰는 일’이 된다. 한 끼를 위해 재료를 사면 남고, 남으면 상하고, 설거지는 밀리기 일쑤다. 그렇게 한 번 미루기 시작하면 주방에 서는 일 자체가 번거로워진다. 여름이면 더 그렇다. 불 앞에 서기 싫어 끼니를 배달과 편의점으로 대신하는 날이 이어진다.
그런데 열두 명이 같은 주방에 서니 사정이 달라졌다. 재료는 나눠 쓰니 남지 않았고, 설거지는 함께하니 금세 끝났다. 무엇보다 완성한 음식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을 사람이 있었다. 일상을 공유하고 편하게 대화를 시작하니 분위기는 금세 고조됐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요리는 자주 ‘건너뛰는 일’이 된다. 한 끼를 위해 재료를 사면 남고, 남으면 상하고, 설거지는 밀리기 일쑤다. 그렇게 한 번 미루기 시작하면 주방에 서는 일 자체가 번거로워진다. 여름이면 더 그렇다. 불 앞에 서기 싫어 끼니를 배달과 편의점으로 대신하는 날이 이어진다.
그런데 열두 명이 같은 주방에 서니 사정이 달라졌다. 재료는 나눠 쓰니 남지 않았고, 설거지는 함께하니 금세 끝났다. 무엇보다 완성한 음식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을 사람이 있었다. 일상을 공유하고 편하게 대화를 시작하니 분위기는 금세 고조됐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차게 식힌 육수에 도토리묵과 오이, 김치를 올린 묵사발과 갓 부친 감자전 ©유빈
처음 본 참여자들임에도 금세 편해진 분위기
접시를 나누고 마주 앉자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혼자 사는 고충, 요즘 빠진 취미, 동네 맛집 이야기가 이어지는 사이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30대 참여자는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 다들 밝고 편히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며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일상의 소소한 온기를 나눌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혼자 만든 한 끼는 그저 끼니지만, 열두 명이 함께 만든 한 끼는 관계가 됐다. 요리 프로그램이 단순한 취미 강좌를 넘어 1인가구가 서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는 이유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30대 참여자는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 다들 밝고 편히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며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일상의 소소한 온기를 나눌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혼자 만든 한 끼는 그저 끼니지만, 열두 명이 함께 만든 한 끼는 관계가 됐다. 요리 프로그램이 단순한 취미 강좌를 넘어 1인가구가 서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는 이유다.

서울 각지에서 모인 1인가구 참여자들이 직접 요리 강의를 듣고 있다. ©김유빈
요리 교실이 '고립 예방' 사업인 까닭
한 끼를 함께 만드는 두 시간이 왜 서울시의 정책 사업일까. 서울시가 1인가구 지원에서 가장 무겁게 바라보는 문제가 바로 ‘고립’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6,316억 원을 투입해 ▲고립 예방·동행 돌봄(따뜻한 사회) ▲연결 확대·생활 자립(행복한 일상) ▲주거 안정·범죄 안심(든든한 환경)을 위한 31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인가구가 함께 요리를 한 이날의 프로그램 역시 1인가구 간 관계 형성과 사회적 연결을 돕는 ‘연결 확대·생활 자립’을 위한 사업의 일환인 셈이다.

요리 외에도 심리 상담, 커리어 개발, 체력 향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유빈
일상의 온기로 고립을 깨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정서적 안식처
김기연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장은 “홀로 생활하며 고립감을 느끼는 많은 1인가구 주민들이 부담 없이 센터에 내방해주셨으면 한다”며 “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가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외로움을 해소하고 마음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이자 연대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다만 혼자 사는 것과 고립되는 것은 다르다. 서울시의 1인가구 정책은 그 둘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장치들로 채워지는 중이며, 이날 나눠 먹은 감자전과 묵사발 한 끼 또한 그중 하나였다.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의 프로그램은 강남구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생활권이 서울인 1인가구라면 거주 자치구와 관계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신청 방법은 서울시 1인가구 포털 ‘씽글벙글 서울’과 각 자치구 1인가구지원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다만 혼자 사는 것과 고립되는 것은 다르다. 서울시의 1인가구 정책은 그 둘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장치들로 채워지는 중이며, 이날 나눠 먹은 감자전과 묵사발 한 끼 또한 그중 하나였다.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의 프로그램은 강남구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생활권이 서울인 1인가구라면 거주 자치구와 관계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신청 방법은 서울시 1인가구 포털 ‘씽글벙글 서울’과 각 자치구 1인가구지원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8길 36, 3층
○ 교통 :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4번 출구에서 477m
○ 운영시간 : 월·수·금요일 10:00~19:00, 화·목요일 10:00~21:00, 토요일 10:00~15:00
○ 휴무 : 일요일
○ 누리집
○ 교통 :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4번 출구에서 477m
○ 운영시간 : 월·수·금요일 10:00~19:00, 화·목요일 10:00~21:00, 토요일 10:00~15:00
○ 휴무 : 일요일
○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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