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아차산을 한눈에…'광진숲나루'가 선사하는 가을산책

발행일 2025.10.29. 15:01

수정일 2025.10.29. 15:01

최근 터널 상부 공간을 근린공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동탄터널 상부에는 축구장 12배 규모의 선형 공원이 조성 중이며, 분당~수서 간 자동차 전용 도로 일부 구간에서도 상부 공원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공원화 사업은 단절되었던 도시 공간을 하나로 연결할 뿐만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진 쾌적한 환경과 휴식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광진숲나루 언덕 정원은 서울에서도 발 빠르게 이를 실천한 근린공원 중 대표적인 사례다. 광진구 구의동과 광장동 사이를 잇는 천호대로를 터널화하고 상부에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녹지와 공원을 탄생시켰다. 이로 인해 아차산으로 오르는 길과 천호대로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순환도로가 생겼으며 주변으로 이국적인 산책로도 조성되어 눈길을 끈다.

우선 광진숲나루 언덕 정원에 오르면 광진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전망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의 이름은 ‘자라나는 숲(Growing Forest)’으로, 16개의 구조 기둥과 189개의 스킨 기둥을 활용해 숲을 형상화한 전망대다. 높이 약 17m의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이 전망대는 주변에 식재된 덩굴식물이 자라나며 구조물을 따라 감싸 올라가는 생태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전망대 주변에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도 심어져 있다. 8월부터 10월 사이에는 만개한 무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2월에는 이곳에 광진구 월남전 참전유공자를 추모하는 명비와 국기봉이 세워져 더욱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깊어진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광진숲나루 언덕 정원의 단풍은 지금이 절정이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 자리하고 있지만, 아차산 자락의 높은 지형과 맑은 공기는 일반 근린공원과는 차별화된 도심 속 자연 풍경을 선사한다.

걷기 좋은 산책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잔디광장, 시민들이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는 생활형 운동기구는 이제 근린공원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다. 게다가 운동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스트레칭을 맨손이 아닌 기구를 통해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스마트 어르신 놀이터’는 광진숲나루 언덕 정원의 자랑이다. 상체, 하체, 전신, 감각 운동으로 구성된 어르신 전용 운동기구를 활용해 스트레칭을 하고, 뭉친 근육도 시원하게 풀어보자.

광진숲나루 언덕 정원만의 또 하나 특징이 있다면 지난 5월에 새롭게 문을 연 ‘광진숲나루카페’가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광진 시니어 클럽 공동체 사업단’이 운영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직접 커피를 내려준다. 규모는 작지만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여유로운 쉼터가 되고 무엇보다 힐링과 더불어 가치소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보다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공원에는 넓은 분수광장과 나루폭포 등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수(水) 공간도 있지만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가을은 정말 짧고 아쉬운 계절이다. 따사로운 햇살과 붉게 물은 가을 단풍을 바라보며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이번 주는 이국적인 감성을 품은 광진숲나루 언덕 정원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