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라면·커피까지, 한강버스 선착장 삼색 매력

발행일 2025.09.29. 10:10

수정일 2025.10.01. 21:45

※ 9.29.부터 약 한 달간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일시 중단하고 무승객 시범운항을 실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강버스 누리집(☞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새로운 교통수단, ‘한강버스’가 지난 9월 18일, 드디어 정식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총 28.9km 구간을 연결하는 한강버스는 강을 건너는 단순한 배가 아니라, 시민들이 여유롭게 한강 풍경을 즐기며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강을 달리며 탁 트인 강변과 다리를 바라보는 시간은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누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또한, ‘여의도’나 ‘압구정’처럼 서울의 중심을 지나는 동안에는 마치 한강 위에서 작은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이동하는 수단을 넘어 ‘이동하면서 힐링하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이 ‘한강버스’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한강버스 ⓒ조송연

요금은 1회 3,000원으로 부담이 크지 않고, 기후동행카드 사용시 5,000원만 추가하면 무제한 탑승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무엇보다도 하이브리드와 전기 선박을 활용한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서울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한강버스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시민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또 대중교통으로서 얼마나 안전하게 운영되는지를 알아봤다. 아울러 각 선착장에서는 어떤 공간과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한강버스를 기다리는 수많은 시민들 ⓒ조송연

한강버스 운행 첫 주말인 9월 21일 일요일, 한강버스를 기다리는 수많은 시민 사이에서 한강버스에 승선할 수 있었다. 먼저, 좌석부터 살펴봤다. 좌석은 섬과 내륙을 잇는 여객선처럼 깨끗하고 편안했다.

또한, 대중교통임을 반영해 휠체어석(4석)과 교통약자 배려석(12석)을 구비했고, 좌석마다 설치된 간이 테이블은 책과 노트북을 사용하기 좋다. 한강버스 좌석을 살펴보니, 비행기와 여객선 좌석의 장점을 반영한 듯했다. 급한 업무로 인해 노트북과 태블릿PC 활용이 필요할 때 버스·지하철과 달리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좌석마다 간이 테이블을 갖춘 한강버스의 좌석 ⓒ조송연
아늑하고 편리한 한강버스의 좌석 ⓒ조송연

한강버스에 탑승했다가 여의도 선착장에서 하차했다. 현재 한강버스 선착장은 1층으로 구성된 옥수·마곡 선착장을 제외하고 망원, 여의도, 압구정, 잠실, 뚝섬 선착장에는 BBQ와 다양한 점포가 입점해 있다. 이를 통해 한강버스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한강을 보면서 치맥과 한강 라면을 체험할 수도 있다. 여의도, 압구정, 뚝섬 선착장을 차례로 찾아 어떠한 즐길거리가 있는지 살펴봤다.

여의도 선착장 전경 ⓒ조송연

① 여의도 선착장 –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한강 뷰

여의도 선착장은 3층 규모로, 1층은 탑승장과 편의점(CU), 2층은 'BBQ'가 들어서 있으며, 3층은 '스타벅스'가 운영 중이다. 특히 스타벅스 매장은 전면을 가득 채운 통창 덕분에 한강과 여의도 한강공원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주말 첫 운항일이었던 21일에는 음료 대기 시간이 30분에 이를 정도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연인,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한강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매장 내부는 한강을 바라보는 좌석 위주로 배치되어 있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의도 선착장 스타벅스에서 바라본 여의도 한강공원 ⓒ조송연
전면을 가득 채운 통창 덕분에 한강과 여의도 한강공원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조송연

여의도 한강공원점은 ‘한강 위에서 만나는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문구처럼, 한강버스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강공원, 한강 방향 모두 통창으로 조성됐다. ⓒ조송연

② 시나몬 가득한 빵과 음료, 귀여운 곰 인형은 덤으로, 압구정 선착장

잠원 선착장은 글로벌 시나몬 롤 브랜드 '시나본(Cinnabon)'이 입점해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달콤한 시나몬 롤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내부 인테리어가 핑크톤으로 꾸며져 있어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나몬 가득한 곰 인형이 반긴다. 여기도 통창으로 조성됐다. ⓒ조송연

매장 곳곳에는 곰 인형과 시나몬 롤 모양의 쿠션, 화려한 샹들리에 등이 설치되어 있어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창가 자리에서는 한강을 배경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연인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사한다.

시나몬 빵 매대 ⓒ조송연
달콤한 빵이 가득하다. ⓒ조송연
시나몬 빵과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조송연

시나본 특유의 시나몬 향과 더불어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 덕분에 ‘맛과 사진’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이 펼쳐지는 넓은 창가 자리를 갖추고 있다. ⓒ조송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사랑스러운 시나본 매장 ⓒ조송연

③ LP판 속 음악을 들으며 한강을 즐기다, 뚝섬 선착장

뚝섬 선착장은 한강버스의 또 다른 감성을 책임지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바이닐(Vinyl)'이라는 LP 음악 감성 카페가 자리해 있어, 음료 한 잔과 함께 LP판 속 음악을 들으며 한강을 즐길 수 있다.

뚝섬 선착장 전경 ⓒ조송연

매장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갖추고 있어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방문객에게 매력을 선사한다. 커피와 음악, 그리고 여유로운 강변 풍경이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을 제공한다.

LP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조송연

뚝섬 선착장은 여의도, 압구정 선착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며 한강버스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을 더해준다

뚝섬 선착장을 떠나 잠실로 가는 한강버스 ⓒ조송연

④ 한강의 또 다른 매력, 한강 라면을 즐기려면?

한강 선착장 2층에는 농심이 운영하는 ‘너구리의 라면가게’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즉석 조리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으며, 국내외 방문객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컵라면 모양의 테이블에서만 취식할 수 있게 공간이 구성돼 있다. 다양한 종류의 농심 라면을 선택할 수 있고, 끓는 물 기계와 전용 조리대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너구리의 라면가게 ⓒ조송연

‘한강 라면’은 이미 서울을 대표하는 별미로 자리 잡았으며, 한강을 바라보며 즐기는 따끈한 라면 한 그릇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 된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한강 방문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한강버스는 여의도·압구정·뚝섬 등 각 선착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즐길거리를 더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스타벅스의 통창 뷰, 시나본의 시나몬 롤, 바이닐의 LP 음악 감성, 그리고 농심 라면가게의 따뜻한 라면까지, 각기 다른 매력이 한강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