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한강버스 개통에 거는 기대, 그리고 바라는 점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5.09.16. 15:32

9월 18일 한강버스 개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강버스는 서울의 자연지리적 및 문화역사적 자원인 한강을 이용하여 시민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가 전략적으로 준비한 새로운 교통수단이다.
한강버스는 9월 17일 10시 취항식을 갖고, 18일 아침 첫배(11시)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운행구간은 마곡부터 잠실까지 총 7개 선착장이다. 크게 보면 지하철 9호선과 비슷한데 9호선이 강남만 지나는데 비해 한강버스는 강남 4곳, 강북 3곳으로 균형 있게 지나간다. 또한 3개 선착장(여의도, 옥수, 뚝섬)은 지하철역과 바로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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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의 형태는 선박이지만, 운영체계는 최대한 기존 대중교통에 통합되어 있다. 이것이 현재 운행 중인 한강유람선과 다른 점이다. 예를 들어 한강버스는 교통카드를 가지고 탑승하며, 지하철 및 시내버스와 무료 환승도 된다. 버스정보시스템에서 노선 검색 및 현 위치 조회도 가능하다. 즉 서울시내를 가로지르는 광역버스(빨간버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침 요금도 광역버스와 동일한 3,000원이다.
그럼, 한강버스의 취향을 앞두고 한강버스의 의미와 앞으로 개선해 가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

한강버스 운행으로 대중교통 수단의 선택의 폭 늘어나
대중교통 발전의 기준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보면 대중교통의 수단분담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 교통에서 대중교통의 분담률은 65% 수준이다. 그런데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대중교통수단이 더 편리해져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중교통 수단들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호보완적이라서 한쪽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주로 첫 번째 대중교통 수단의 편리성에 집중했었는데, 사회가 고도화되고 각 개인의 개성과 욕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문화가 발전하다 보니 두 번째인 대중교통 수단의 다양화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중교통의 매력을 높이고 더 많은 승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공급자 쪽에서 대중교통 수단의 선택의 폭을 높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시에는 시내버스(1928년)와 지하철(1974년)밖에 없었지만, 마을버스(1990년, 한정면허 기준), 따릉이(2015년), 경전철(2017년), GTX(2024년) 등 새로운 교통수단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올해 운행을 시작하는 한강버스도 이 같은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서울 대중교통망에 한강버스가 추가되면서 승객들은 한강버스를 조합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경로를 만들 수 있다. 한강버스는 지하철보다는 느리지만 지상에서 경치 좋은 곳을 운행하고 혼잡도가 낮은 등 장단점이 있다. 지하철보다 느리다고 한강버스가 전혀 쓸모없는 교통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 대중교통망이라는 네트워크 체계의 구성원으로서 고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중교통 네트워크의 가치는 빠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강버스는 다른 교통 수단과의 무료 환승을 통한 수많은 조합을 생성함으로써 다양성을 높여준다. 이는 승객의 선택의 폭을 넓혀줌으로서 네트워크의 가치 상승에 기여한다.

한강버스 선착장에 따릉이뿐 아니라 사설 공유 전기자전거도 허용하면 어떨까
이번에 한강버스를 준비하면서 서울시는 연계교통수단으로 한강버스 선착장에 따릉이 대여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각 선착장별로 15~30대 수준이다. 그런데 의외인 것은 이것이 한강공원 안에 최초로 설치된 대여소라는 점이다.
한강은 워낙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곳이고,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따릉이도 자주 본 적이 있어서 미처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런데 원래 한강공원 내부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없었다. 갑자기 홍수가 났을 때 따릉이를 치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미처 치우지 못하면 자전거가 한강물에 침수되어 고장이 나기 쉽다. 그래서 그동안 따릉이 대여소는 한강공원에는 없고, 한강공원에서 육갑문을 통해 육지 쪽으로 들어간 곳에만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강버스 선착장과의 연계교통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한강버스 정류장 7군데에 한하여 한강공원 내부인 선착장 앞에 따릉이 대여소를 만든 것이다. 서울시로서는 큰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따릉이가 한강버스 선착장에 대여소를 만든 것처럼, 공유 전기자전거들도 다른 곳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한강버스 선착장 앞까지는 갈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선착장이 7개뿐이므로 특별 관리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다. 비가 오면 재빨리 이곳 선착장 앞에 서 있는 전기자전거만 육지 쪽으로 옮겨주면 된다.
특히 전기자전거들은 따릉이와 달리, 반납 가능·불가 장소를 가변적으로 조절하여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안내할 수 있다. 따라서 한강공원이 침수될 수준으로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면 한강버스 선착장 앞을 '반납 불가 지역'으로 바꾸어서 안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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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대여 방안도 고민해 봤으면…
예를 들어 퇴근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작가의 신간 출간 기념 북토크’를 한강버스에서 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잠실에서 마곡을 가는 퇴근길 약 1시간 동안 미리 신청 받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강버스 안에서 독자와의 대화 행사를 여는 것이다. 이를 통해 퇴근과 문화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된다.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라면 생각할 수 없는 행사이다.
일반인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을 사설 목적으로 통째로 빌린다는 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제로 홍콩에서는 홍콩섬을 동서로 관통하는 2층 트램 1량 전체를 일반인이나 기업이 빌려 행사를 열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강유람선이 이미 이런 기능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는데, 한강유람선은 기본적으로 출항한 곳으로 돌아오는 노선 구조이고, 가격도 비싼 데다 운항 구간도 길지 않다. 출퇴근과 문화의 연계라면 한강버스가 더 적절하다.
특히 한강버스의 양쪽 종점에는 가까운 곳에 서울시의 대표 전시장인 COEX(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 코엑스 본점)가 있다. 한강버스의 대여 서비스는 서울시 MICE산업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통 초기에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추후 운영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긴다면, 이 같은 한강버스 대여 서비스를 고려해볼 만하다. 이는 승객을 채우지 못해서 시행하는 고육책이 아니라, 문화와 교통의 융합을 통해 서울의 매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재미 있는 선박 운항 상식
본인이 선장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배가 앞으로 갈 때 배의 왼쪽은 좌현, 오른쪽은 우현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쉬운데, 영어로는 좀 복잡하다. 좌현을 'port(포트)', 우현을 'starboard(스타보드)'라고 한다.
좌현을 port라고 부르는 이유는 좌현 쪽으로 항구에 정박을 하여 사람이나 짐을 싣고 내리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오른손잡이가 많았기 때문에, 키(방향타)가 없던 과거의 배에는 방향을 조절하는 노가 오른쪽에 있었다. 그래서 배를 항구에 붙일 때는 왼쪽으로 붙여야 했다. 이 같은 좌현 접안은 선박과 비행기는 물론이고, 우주왕복선에까지 적용되는 유구한 전통이다.
하지만 선박이 고도화된 지금은 우현으로도 충분히 접안할 수 있다. 잠실에서 출발한 한강버스가 뚝섬선착장에 도착할 때 배를 180도로 돌리지 않는다.
② 배에 등불이 달려 있던데?
선박에는 '항해등'이라는 전등을 달아 둔다. 이를 통해 야간에도 멀리 보이는 저 배가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배의 진행 방향 기준으로 왼쪽에는 적색등, 오른쪽에는 녹색등을 단다. 이는 세계 표준이며, 배는 물론이고 비행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밤에 배를 마주보고 있으면 녹색-적색 순서로 불빛이 보일 것이다. 빨간등만 보이면 배가 왼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고, 녹색등만 보이면 오른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③ 배에도 교통표지판이?
연안 바다에는 배에게 안전한 항로를 안내하기 위해서 부표를 설치한다. 부표에는 색깔이 칠해져 있고 밤에는 색등도 켜진다. 녹색의 의미는 ‘왼쪽에 장애물이 있다’, 적색은 ‘오른쪽에 장애물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는 녹색과 적색 부표 사이로 운항(항구 진입 기준)하면 된다. 이는 항구 입구도 마찬가지인데 왼쪽에 흰색 등대(녹색 점등), 오른쪽에 적색 등대(적색 점등)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한강버스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운항된다. 한강버스의 주요 장애물은 바로 다리의 교각이다. 그래서 한강 다리에는 교량표지를 달아두었다. 교각 사이 좌측에는 녹색의 좌측단표, 우측에는 적색의 우측단표가 달려 있다. 밤에는 불도 켜진다. 바다에서 녹색과 적색부표 사이로 운행하듯이, 한강에서도 녹색과 적색표지 사이로 운행하면 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배도 자동차처럼 우측통행을 한다. 그래서 배가 마주보고 만나면 선수를 우측으로 돌려 피해야 한다. 항해등의 오른쪽이 녹색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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