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쪽방촌 온기창고 3호점 가보니…생필품에 샤워실, 세탁실까지

시민기자 김민지

발행일 2025.09.11. 14:04

수정일 2025.09.11. 15:27

조회 1,750

영등포쪽방상담소에 상담소와 무더위 쉼터, 온기창고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민지
영등포쪽방상담소에 상담소와 무더위 쉼터, 온기창고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민지
영등포역 인근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점심시간마다 주변을 자주 산책하곤 한다. 얼마 전 영등포쪽방상담소 입구에 온기창고라는 간판이 붙은 것을 보고 이곳이 궁금해 들어가 봤다.

온기창고 3호점이 위치한 서울특별시립 영등포쪽방상담소무더위쉼터로도 운영되고 있었다. 무더위쉼터는 쪽방상담소에 등록된 쪽방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온열 질환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운영 중이다. 내부에는 편하게 쉴 수 있도록 TV와 테이블, 의자, 간단히 차와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온기창고에 진열된 생필품들. 쪽방주민은 적립금 한도 내에서 필요한 물품을 선택할 수 있다. ©김민지
온기창고에 진열된 생필품들. 쪽방주민은 적립금 한도 내에서 필요한 물품을 선택할 수 있다. ©김민지
온기창고는 후원 받은 물품을 진열해 놓고, 쪽방주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적립금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온기창고 1호점 서울역, 2호점 돈의동에 이어 올해 6월, 온기창고 3호점이 영등포에 문을 열었다.

온기창고 3호점은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영등포쪽방상담소 등록 주민이라면 한 달에 최대 8만 포인트를 부여받으며, 이 포인트 한도 내에서 온기창고에서 필요한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통조림과 수프류도 볼 수 있다. ©김민지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통조림과 수프류도 볼 수 있다. ©김민지
온기창고에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죽부터 즉석밥, 라면, 통조림, 샴푸와 휴지 같은 위생용품까지 준비되어 있다. 두루마리 휴지 같은 필수 위생용품은 1개씩도 진열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주어진 포인트로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함이 돋보였다. 또 진열된 제품 뒤로는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서 후원한 물품들이 들어 있는 박스가 여러 개 쌓여 있어 온기창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두루마리 휴지는 필요한 만큼 낱개로 살 수 있어 유용해 보였다. ©김민지
두루마리 휴지는 필요한 만큼 낱개로 살 수 있어 유용해 보였다. ©김민지
즉석밥은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김민지
즉석밥은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김민지
모기약도 온기창고에서 구입 가능하다. ©김민지
모기약도 온기창고에서 구입 가능하다. ©김민지
이곳에는 등록 쪽방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실세탁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쪽방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인해 간단한 샤워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어 이곳에서 샤워와 세탁을 하며 개인 위생과 청결을 관리할 수 있다.
샤워실은 쪽방상담소에 등록된 쪽방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김민지
샤워실은 쪽방상담소에 등록된 쪽방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김민지
온기 가득한 쪽방상담소에서 나와 영등포 쪽방촌을 둘러보았다. 옛 요셉의원 건물 뒤편으로 늘어선 쪽방촌은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한 평 남짓한 방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었다. 9월 초까지 계속 이어지는 더위에 쪽방촌 골목에는 더위를 달래기 위한 쿨링포그가 가동되고 있었다. 쿨링포그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이번 여름을 어떻게 견뎠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쪽방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김민지
실제로 쪽방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김민지
쪽방촌 가는 길에는 주민들을 위해 온기창고에서 붙인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안내문에는 온기창고의 운영시간, 이번 주 할인하는 상품들의 포인트 가격 등이 붙어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안내문은 ‘간단한끼! 감탄한끼!’ 내용이었는데 일정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영등포쪽방상담소에서 쪽방 주민들을 위한 에너지 음식 테라피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선착순 20명을 대상으로 하는 ‘간단한끼! 감탄한끼!’의 메뉴는 매주 변경되는데 메뉴 이름만 봐도 한끼 식사의 영양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쪽방 주민들은 제철 음식을 접하거나 균형 잡힌 식사를 제때 하는 것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음식 테라피가 더욱 활성화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쪽방촌으로 가는 길목에는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다. ©김민지
쪽방촌으로 가는 길목에는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다. ©김민지
쪽방상담소에서는 에너지 음식 테라피와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민지
쪽방상담소에서는 에너지 음식 테라피와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민지
서울미래유산 누리집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영등포구 경인로 일대에 형성된 영등포쪽방촌은 41개동 441개실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쪽방상담소 직원은 이들 중 370여 명의 주민들이 쪽방상담소에 등록되어 있다고 안내해 줬다. 쪽방 주민들의 대부분이 쪽방상담소에 등록되어 있는 만큼 올해 개소한 온기창고 3호가 앞으로도 영등포 쪽방 주민들의 삶의 온기로 작용하길 바란다.
온기창고를 이용하는 쪽방 주민들을 위한 안내문에는 자세한 이용 방법이 적혀 있다. ©김민지
온기창고를 이용하는 쪽방 주민들을 위한 안내문에는 자세한 이용 방법이 적혀 있다. ©김민지

영등포 쪽방촌 온기창고 3호점

○ 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 829 1층
○ 교통 :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3번 출구로 나와 도보 5~7분
○ 이용대상 : 영등포쪽방상담소 등록회원
○ 운영시간 : 화요일 10:00~17:00, 목요일 10:00~20:00, 점심시간 11:30~13:30
○ 휴무 : 공휴일

시민기자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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