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만족하는 '스마트 흡연부스'

시민기자 염지연

발행일 2025.04.03. 14:38

수정일 2025.04.03. 17:00

조회 705

금연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담배꽁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염지연
금연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담배꽁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염지연
길거리를 지나가다 어디에선가 다가온 담배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질 때가 있다. 마구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고 있으면 금연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특히 지하철역 주변에서 담배꽁초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금연구역 지정은 확대되고 단속은 심해지는데도 뭐가 문제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매일 지나가는 강동역 인근에서도 어렵지 않게 바로 흡연자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흡연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뒤에는 ‘금연구역’이란 팻말이 크게 붙어 있고 ‘시민들이 연기에 고통 받고 있어요’라는 안내 팻말이 있음에도 바닥에는 수많은 담배꽁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지만, 유명무실한 듯하다.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처벌금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염지연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처벌금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염지연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실외 모든 공공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흡연자들의 반발 의견들도 많다. 기존에 흡연이 가능하던 구역조차 하루아침에 없애버리고 바로 금연구역 지정 후, 새로운 흡연 장소나 구역 지정 없이 갑작스러운 단속과 처벌은 과하다는 것이다. 강한 단속과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보니 균형 잡힌 금연 정책이 필요할 때다. 서울시에서 다양하게 생기고 있는 ‘스마트 흡연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성동형 스마트 흡연부스’ ©염지연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성동형 스마트 흡연부스’ ©염지연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역·성수역·뚝섬역 사이에 개설된 ‘스마트 흡연부스’는 2022년부터 성동구 지차제에서 자발적으로 개발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름에 걸맞은 ‘스마트’한 기능을 도입한 것인데, 배출되는 담배 냄새나 간접 흡연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했다. 내부에 설치된 음압 장치 기술을 통해 연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설계돼 있어 강력한 연기 차단 효과가 있다. 정말 부스 근처를 지나가도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 디자인도 깔끔했다. 내부는 정화 필터가 작동해 연기와 유해물질만 배출한다. 또한 특수 코팅돼 있어 니코틴이나 타르가 붙지 않는다.

올해 1월부터는 디자인과 기능을 더 강화환 ‘스마트 흡연부스 시즌 2’가 새롭게 선보였다. 왕십리역 6번 출구, 성수동 아이에스비즈타워 인근에 내외부 개방감을 높이고 흡연 시 노출은 최소화했다고 한다.
음압 장치를 갖춰 문을 열어도 담배 연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 ©염지연
음압 장치를 갖춰 문을 열어도 담배 연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 ©염지연
서초구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방형 제연 흡연부스’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성동구와는 아예 형태가 다르다. 개방감은 극대화하지만 담배 연기를 막아줄 수 있는 에어 커튼이 지붕에 있어 절충화된 형태다. 이러한 스마트 흡연부스 내부에는 냄새뿐만 아니라 가장 문제가 되는 담배꽁초를 자동 소화하고 파쇄하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재떨이’도 갖춰져 있다. 쌓인 담뱃재와 꽁초는 독성을 제거한 후 열가소성 목재로 가공하여 친환경 목재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엔 비상벨을 눌러 즉각적인 신고와 CCTV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스마트한 흡연 공간이 만들어져도 이용하지 않거나 외부에서 몰래 피우는 것이 문제가 되곤 한다. 결국 흡연자들의 적극적인 이용과 협조가 없다면 이 모든 노력이 무용지물과 예산 낭비가 되는 것이다.
‘로고라이트’ 등을 통해 금연 장소 안내와 지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염지연
‘로고라이트’ 등을 통해 금연 장소 안내와 지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염지연
이렇듯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기능들을 도입하고 비흡연자들이 그로 인한 피해나 불편을 겪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는 만큼, 중요한 건 모두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력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기능의 스마트한 부스가 나와도 결국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불편함을 개선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협조를 구하기 위한 홍보 활동과 기능들도 도입하는 추세다. 최근 LED 안내를 활용한 ‘로고라이트’ 등을 통한 금연 장소 안내와 지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 흡연구역을 모두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닌 만큼, 그 안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과 개선점 도출, 캠페인 등을 통해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민기자 염지연

2021년부터 시작한 활동, 꾸준히 좋은 기사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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