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폴폴 그만! 한강공원에 흡연부스 생겼어요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3.02.22. 16:10

수정일 2023.03.09. 15:46

조회 10,328

여의도 한강공원 천상의 계단 가까이에 자리한 흡연부스 ©박분
여의도 한강공원 천상의 계단 가까이에 자리한 흡연부스 ©박분

서울시가 한강공원 전역에 '흡연부스'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한강공원은 연간 약 6,000만 명이 다녀가는 즐길 거리가 풍성한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 민원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에 한강사업본부는 지난해 11월에 여의도, 뚝섬, 반포 등 6개 한강공원에 흡연부스 17개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11개 한강공원에 37개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한강공원 흡연부스 내부 모습 ©박분
한강공원 흡연부스 내부 모습 ©박분
흡연부스에 화재를 대비한 소화기가 비치돼 있다. ©박분
흡연부스에 화재를 대비한 소화기가 비치돼 있다. ©박분
재떨이용 용기 안에 담배꽁초가 보인다. ©박분
재떨이용 용기 안에 담배꽁초가 보인다. ©박분

흡연부스가 설치된 ‘여의도 한강공원’과 ‘강서 한강공원’ 두 곳을 찾아가 보았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닿을 수 있는 여의도 한강공원은 접근성이 좋아 늘 붐비는 곳이다.

여의도 한강공원 천상의 계단에서 내려다보니 계단 아래 가까이에 자리한 흡연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앞면에 진한 초록색 페인팅이 돼 있는 흡연부스는 눈에 잘 띄었다. 흡연부스 내부에는 재떨이 대용으로 쓰일 모래가 담긴 커다란 용기와 함께 화재를 대비한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 모래 용기 안을 살펴보니 담배꽁초가 보였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다녀간 흔적이다.

흡연부스의 내부는 밖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다. 자연 환기가 될 수 있도록 벽면은 강화유리 없이 트여 있다. 또한 장마철에 한강 수위 상승 시 물에 떠내려가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이동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여의도 한강공원 원효대교 하부 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흡연부스 ©박분
여의도 한강공원 원효대교 하부 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흡연부스 ©박분
강서한강공원 주차장 뒤편 진입광장에 배치된 흡연부스 ©박분
강서한강공원 주차장 뒤편 진입광장에 배치된 흡연부스 ©박분

흡연부스가 설치된 위치도 중요하다. 흡연부스 설치 목적이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천상계단 인근과 원효대교 하부 주차장 인근, 제2주차장 인근 등 주로 시민들이 머무는 시간이 짧은 주차장 인근이나 한강 조망을 해치지 않는 둔치 가장자리에 배치돼 있었다.
강서한강공원 방화대교 아래 탁 트인 공간에 흡연부스가 배치돼 있다. ©박분
강서한강공원 방화대교 아래 탁 트인 공간에 흡연부스가 배치돼 있다. ©박분
강서한강공원 흡연부스에는 소화기와 함께 담배꽁초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을 비치했다. ©박분
강서한강공원 흡연부스에는 소화기와 함께 담배꽁초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을 비치했다. ©박분

강서한강공원도 매점 맞은편의 방화대교 아래와 주차장 뒤편의 공원 진입광장에 흡연부스가 배치됐다. 두 곳 한강공원의 흡연부스를 돌아본 결과, 보행로나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놀이터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흡연구역을 알리는 현수막 모습 ©박분
여의도 한강공원의 흡연구역을 알리는 현수막 모습 ©박분

한강공원 곳곳에서 “흡연은 흡연구역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문안의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현수막에는 흡연부스가 설치된 위치도 함께 명기돼 있다. 길바닥에도 흡연부스 위치를 새겨 넣어 가까이에 흡연구역이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한강사업본부는 앞으로 한강보안관과 공공안전관을 투입해 수시로 한강공원 전역을 돌며, 담배는 꼭 흡연부스 안에서 피우도록 계도할 계획이다. 한강공원 금연 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길바닥에도 흡연부스 위치를 새겨 넣어 가까이에 흡연구역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 ©박분
길바닥에도 흡연부스 위치를 새겨 넣어 가까이에 흡연구역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 ©박분

흡연부스 설치로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좀 더 쾌적하게 한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한강공원에서는 담배 연기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2011년부터 남산공원 등 도시공원법상 공원들은 차례로 금연구역이 됐지만, 한강공원은 하천법상 녹지에 해당해 금연구역 지정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2015년에 한강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려 했지만 흡연자들의 반발로 논의가 중단됐다. 한강사업본부가 지난해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강공원 금연구역 지정·흡연부스 설치에 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90.8%가 한강공원 금연구역 지정에 동의했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일부 흡연구역을 별도로 지정하는 것'에도 61.2%가 찬성했다.
한강공원 흡연부스 설치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위한 방안이다. ©박분
한강공원 흡연부스 설치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위한 방안이다. ©박분

이번 한강공원 전역의 흡연부스 설치는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포함해 서울 시민 모두를 위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강공원에서 지속적으로 간접흡연의 고통을 호소했던 시민들은 이제 간접흡연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흡연자들 또한 앞으로 눈치 보지 않고 지정된 장소인 흡연구역에서 맘 편히 흡연을 할 수 있게 됐다. 아무쪼록 흡연자들이 흡연부스를 애용해 쾌적한 한강공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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