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해설로 덕수궁 석조전 관람 200% 즐기기 (ft. 대한제국 역사와 황실가족)

시민기자 김해숙

발행일 2025.02.19. 10:12

수정일 2025.02.19. 20:49

조회 891

눈으로 뒤덮인 고궁의 나무들,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김해숙
눈으로 뒤덮인 고궁의 나무들,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김해숙
익숙하지만, 아주 가까이 있지만, 일부러 마음을 내지 않으면 가기 어려운 그곳. 눈이 내리던 날, 고궁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도 예쁘게 내린 눈을 머금은 고궁의 모습에 절로 탄성을 질렀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전경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서울의 고궁에서 이런 눈을 만나다니 운이 좋았다.

여행이란 이름으로 지방이나 외국은 일부러 찾아 가는데, 정작 서울에 살면서 서울은 잘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궁에 찾아가본지도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을 통해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안내해설설을 신청해 다시 방문했다.
분수대 정원과 미술관, 그리고 석조전 모습 ©김해숙
분수대 정원과 미술관, 그리고 석조전 모습 ©김해숙
석조전은 영국인 건축가 하딩의 설계로 만들어진 대한제국 최대의 서양식 건물로 동양 최초의 유럽식 정원과 분수가 함께 건립됐다. 지층은 창고와 주방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공간, 1층은 집무 및 접견 공간, 2층은 황제와 황후의 생활공간으로 꾸며져 있는 서양식 궁궐이다.

1900년에 착공해 1910년에 준공했고, 1911년에는 외국에서 나무를 들여와 정원을 완성했다. 고종은 이곳을 사용하지 못했다. 일본에 가 있던 영친왕이 귀국할 때 임시거처로 사용됐으며, 그나마 이방자 여사가 가장 많이 머무른 곳이라 한다.

추위도 잊은 채 마냥 즐거웠던 눈을  기대했지만 눈이 지나간 흔적만 남은 강추위가 맞아 줬다. 추위에 쫓겨 다급한 걸음으로 석조전으로 내달았다. 석조전에서 살았던 인물들과 그 내부를 들여다보며 해설을 듣기 위해서였다.

석조전은 1930년부터 덕수궁 미술관, 이왕가 미술관, 민주의원 의사당, 국립박물관 등을 거쳐 2014년에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이어졌다. 1946년 미소공동위원회가 열려 신탁통치가 결정된 비운의 장소이기도 하다.
100년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려한 탁자는 영국 메이플사 제품이다. ©김해숙
100년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려한 탁자는 영국 메이플사 제품이다. ©김해숙
석조전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중앙홀이다. 먼저 1층 중앙홀에 들어서면 화려하면서도 멋진 공간이 나타난다. 접견실귀빈대기실의 모습이 보이고, 왼쪽으로 돌아서면 공식 만찬장인 대식당이 있다. 인테리어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아칸서스 잎의 몰딩과 과일 띠 주름, 오얏꽃 문장, 장식 기둥 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귀빈대기실 벽면에는 유난히 거울이 많이 설치돼 있는데 당시 거울은 부의 상징이였다고 한다. 금색으로 빛나며 화려하다. 가구들은 100여 년이 지났건만 그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고급스럽다.

화려한 오얏 문장, 거울 등으로 장식된 벽면에 벽난로가 설치돼 있고, 귀빈대기실로 들어가기 전 벽난로 앞에 대리석 식탁이 자리하고 있다. 이 식탁은 석조전이 완공됐을 때 들여 온 영국 메이플사 제품으로 잠깐 이동이 된 적은 있지만, 100년 이상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가구 중의 하나다.

완공 당시 130여 점의 가구가 수입돼 왔는데, 당시 제품 43점이 그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해설을 들을 때 주의 깊게 보면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돼 있다.
  • 중앙홀에 위치한 1층 접견실은 위엄있어 보인다. ©김해숙
    중앙홀에 위치한 1층 접견실은 위엄있어 보인다. ©김해숙
  • 중앙홀 오른쪽에 위치한 귀빈대기실에는 거울이 많다. ©김해숙
    중앙홀 오른쪽에 위치한 귀빈대기실에는 거울이 많다. ©김해숙
  •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문양이 화려하고 섬세하다. ©김해숙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문양이 화려하고 섬세하다. ©김해숙
  • 2층 테라스에는 대한제국 당시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김해숙
    2층 테라스에는 대한제국 당시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김해숙
  • 중앙홀에 위치한 1층 접견실은 위엄있어 보인다. ©김해숙
  • 중앙홀 오른쪽에 위치한 귀빈대기실에는 거울이 많다. ©김해숙
  •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문양이 화려하고 섬세하다. ©김해숙
  • 2층 테라스에는 대한제국 당시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김해숙
화려하고 멋진 대리석 계단을 올라 2층에는 황제 침실과 서재, 황후 거실과 침실, 화장실 등이 있는 사적 생활공간을 볼 수 있다. 금색으로 치장한 황제 침실은 일본에서 귀국한 영친왕이 숙소로 썼다. 옷장 두 개와 협탁, 세면대가 준공 당시의 가구였다.

보라색으로 꾸며진 거실은 황후가 책을 보거나 내빈을 접대하는 방으로 매우 화려하다. 황후 침실은 순헌황귀비의 침실로 계획됐으나 별세해 영친왕비인 이방자 여사가 1922년에 잠시 사용했고, 화장실은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다. 

전통적인 궁궐은 편전과 침전이 별도의 건물로 돼 있는데 석조전은 이를 한 공간에 둔 서양식 궁전이다. 1층과 2층의 궁궐을 돌아보고 역사를 듣노라면 역사의 아픔이 느껴진다. 100년 전의 역사와 인물들을 만나며 나의 삶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 황제의 침실, 영친왕이 귀국할 때 사용했다. ©김해숙
    황제의 침실, 영친왕이 귀국할 때 사용했다. ©김해숙
  • 화장실과 세면대 모습 ©김해숙
    화장실과 세면대 모습 ©김해숙
  • 황후 거실로 책을 보거나 내빈을 접대하는 공간 ©김해숙
    황후 거실로 책을 보거나 내빈을 접대하는 공간 ©김해숙
  • 황후 침실 ©김해숙
    황후 침실 ©김해숙
  • 황제의 침실, 영친왕이 귀국할 때 사용했다. ©김해숙
  • 화장실과 세면대 모습 ©김해숙
  • 황후 거실로 책을 보거나 내빈을 접대하는 공간 ©김해숙
  • 황후 침실 ©김해숙
덕수궁은 조선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사저였다가 임진왜란 때 선조가 사용해 정릉동 행궁(1593년)이라 불렸다. 광해군 3년(1611년)에 경운궁으로 불리다 1897년에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황궁으로 사용했다. 고종이 황위에서 물러나며 덕수궁으로 바뀌었다. 궁궐 내에 서양식 건축물 석조전 등을 지으며 전통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예쁜 궁이 됐다.

외교와 나라를 바로 세우고 싶어 했던 고종의 피나는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된 덕수궁의 모습 하나하나가 이야기가 돼 돌아온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덕수궁 내 석조전의 인물 중심 해설을 들으면서 고종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고종의 길’을 걸으면서 아관파천 장소, 그리고 고종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환구단의 부속건물인 환궁우를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 ‘고종의 길’을 따라 걸었다. ©김해숙
    ‘고종의 길’을 따라 걸었다. ©김해숙
  •  러시아 공사관 자리, 탑만 남아 있다. ©김해숙
    러시아 공사관 자리, 탑만 남아 있다. ©김해숙
  • 환구단은 사라지고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던 장소였던 환궁우만 남았다. ©김해숙
    환구단은 사라지고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던 장소였던 환궁우만 남았다. ©김해숙
  • ‘고종의 길’을 따라 걸었다. ©김해숙
  •  러시아 공사관 자리, 탑만 남아 있다. ©김해숙
  • 환구단은 사라지고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던 장소였던 환궁우만 남았다. ©김해숙
‘고종의 길’은 덕수궁 서북쪽 구세군 서울제일교회 앞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총 120m의 길이다. 덕수궁 선원전 부지가 2011년 미국과 토지 교환을 통해 우리나라 소유의 토지가 되면서 그 경계에 석축과 담장을 쌓아 복원, 122년 만에 열렸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로 월요일은 제외다.

덕수궁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관람방법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 들어가 상단 메뉴에서 덕수궁을 선택한 후 관람안내에서 덕수궁 정규해설과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안내해설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덕수궁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 교통 : 1·2호선 시청역 2번 출구 도보 2분, 5호선 광화문역 2,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관람시간 : 화~일요일
   - 일반 9:00~21:00(입장마감 20:00)
   - 전시관(석조전, 돈덕전, 중명전) 9:00~17:30(16:30 마지막 해설)
○ 해설 프로그램 신청 : 인터넷 사전예약제
누리집
○ 정기휴일 : 월요일
○ 관람료 : 1,000원
○ 문의 : 02-771-9951

시민기자 김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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