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이정민
- 노원기차마을 건너편에 놓인 KTX 모형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정민
소복소복 눈 내린 경춘선숲길 '화랑대철도공원' 설경에 반하다!
발행일 2024.12.04. 13:02
첫눈을 보기 위해 경춘선 숲길을 찾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이정민
가을 단풍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첫눈이 소복이 쌓인 경춘선 숲길에 위치한 ‘화랑대철도공원’을 찾았다. 이미 올해 단풍은 평년보다 늦은 지각 단풍이라고 해서 그 기다림의 시간이 더 길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아름다운 설경 속 단연 눈에 띄는 점이라면, 나뭇가지에 달린 붉거나 혹은 노란 단풍잎들이 유난히 많다는 것이다.
‘화랑대철도공원’은 사진 촬영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정민
경춘선 숲길은 폐선된 철길을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서울에서 철길 원형이 가장 길게 남아 있는 특성을 설계 모티브로 삼아 철길 원형을 보존하고 정원과 산책로, 지역 주민의 문화 공간을 조성하여 2017년에 개방했다. 이러한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철길에서 숲길로 재탄생하면서 오르막과 걸림돌을 최소화해 산책 명소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어른들에게 눈 소식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르다. 아마도 하원 길에 친구들과 들른 눈 내린 기차놀이터가 하루 사이 눈부시게 하얀 겨울 왕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표정 역시 어느 때보다 환하고 해맑다.
노원기차마을 입구에 설치된 트리 장식과 대형 산타 풍선 ©이정민
같은 시각, 기차놀이터 옆 노원기차마을 입구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트리 장식과 대형 산타 풍선을 설치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어느새 연말 분위기가 성큼 다가온 눈 쌓인 경춘선 숲길 곳곳은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을 재촉하듯 고요히 분주하다.
현재 화랑대역사관으로 운영 중인 (구)화랑대역 ©이정민
화랑대역은 1970~80년대 당시 젊은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이다. 경춘선 개통과 함께 1939년 7월에 준공된 이곳은 현재 화랑대역사관으로 운영 중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밖에서 바라본 화랑대역사관의 분위기는 예전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을 것 같은 아담한 규모로, 옛 시골집처럼 푸근하고 친근한 느낌이다.
화랑대역사관 내 대합실로 들어서면, 푸른 네온사인으로 만든 화랑대 역사의 색다른 모습에 방문객들의 시선이 머문다. 거기에 경춘선의 발자취와 여객 운임표 등은 잠시나마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갖게 해주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이쪽이 따뜻해요.”
문턱 너머 역무실 안쪽에서 안내 봉사자 어르신이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방문객들 중 한 명이 연통 달린 낡은 난로가 따뜻하냐고 묻자, 어르신은 천장에 설치된 난방기를 손으로 가리키며 웃는다. 하지만 오늘의 역무실 온기가 아주 오래전, 작동을 멈춘 난로 덕분이 아닐까 상상을 해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문턱 너머 역무실 안쪽에서 안내 봉사자 어르신이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방문객들 중 한 명이 연통 달린 낡은 난로가 따뜻하냐고 묻자, 어르신은 천장에 설치된 난방기를 손으로 가리키며 웃는다. 하지만 오늘의 역무실 온기가 아주 오래전, 작동을 멈춘 난로 덕분이 아닐까 상상을 해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눈 내린 공원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 ©이정민
따뜻한 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이정민
'화랑대철도공원'의 대표 상징물인 아바타 트리 ©이정민
모처럼 추억 여행하듯 기분 좋게 화랑대역사관을 둘러보고 나왔다. 첫눈을 배경으로 반려견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거나 친구와 여럿이 나들이 온 중년의 방문객들에게는 여기가 바로 행복 숲길이다. 기차가 있는 풍경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이곳의 대표 상징물인 아바타 트리를 보며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설레지 않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다음은 빨간색으로 장식된 트램 도서관으로 갔다. ‘혹시 여기가 스위스?'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트램은 체코에서 들여온 노면전차라고 한다. 트램 안의 서가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큰 그림책 위주로 진열되어 있어 조금은 특별한 공간에서 독서를 즐기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1919년부터 화물용 증기기관차로 도입되어 운행된 미카 5-56호 기관차 ©이정민
눈 내린 선로 위로 히로시마 전차가 보인다. ©이정민
설경이 아름다운 '화랑대철도공원' ©이정민
그 밖에도 이곳은 경춘선 숲길에 위치한 공원답게 다양한 기종과 모양의 기차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그중 다른 기차들의 색감과는 매우 대조적인 검은색 미카 증기기관차 또한 확실한 존재감으로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눈 내린 공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도 많다. ©이정민
궤도 간격이 일반 열차보다 좁은 협궤열차와 설경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이정민
앞서 언급했다시피, 경춘선 숲길은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더 이상 달리지 않는 기차들을 보며 누군가는 옛 추억을 떠올릴 것이고, 또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에 담기에도 참 매력적인 곳이다. 첫눈이 올 때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만약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 눈 내린 경춘선 숲길, ‘화랑대철도공원’을 걸으며 새해 소망을 빌어보길 바란다.
화랑대철도공원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29-51
○ 교통 :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시간 : 24시간 운영(연중무휴)
- 타임뮤지엄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설날 당일 휴무)
- 노원기차마을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설날 당일 휴무)
○ 문의 : 02-2116-0545
○ 교통 :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시간 : 24시간 운영(연중무휴)
- 타임뮤지엄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설날 당일 휴무)
- 노원기차마을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설날 당일 휴무)
○ 문의 : 02-2116-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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