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세문 왼쪽에 서울공원을 나타내는 안내판이 한글로 표시되어 있다.ⓒ윤혜숙
- 파리의 서울공원 정자인 죽우정에서 연못의 분수를 볼 수 있다.ⓒ윤혜숙
- 월화교는 경주 월성 석교를 본떠 만들었다. ⓒ윤혜숙
양천구에 에펠탑이? 파리 올림픽의 여운이 남았다면 '이곳'으로
발행일 2024.08.13. 15:42
프랑스 파리 불로뉴 숲의 아클리마타시옹공원 안에 서울공원이 있다. ⓒ윤혜숙
작년 6월,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여행을 떠났다. 그때 불로뉴 숲에 있는 아클리마타시옹공원을 방문했다가 공원 내 조성된 서울공원을 봤다.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식 정원을 본 것이다.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의 대문, 정자, 다리, 한국에서 자라는 나무 등을 보는 순간 내 두 눈을 의심했지만 진짜였다. 프랑스 여행을 끝내고 귀국한 뒤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알게 되었다. 서울에 파리공원이 있듯이 파리에 서울공원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파리에 있는 서울공원(현지 정식 명칭은 '파리 서울 공원')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프랑스 수도 파리의 자매결연 10주년이었던 2001년 11월 12일을 기념해서 한·불 우호의 상징으로 파리에 설립한 공원이다.
파리의 중심부 개선문에서 2km 떨어진 불로뉴 숲에 있는 아클리마타시옹공원 안에 있으며, 2002년 3월 25일 문을 열었다. 140년 전통의 아클리마타시옹공원은 파리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 중 하나로 꼽힌다. 기자가 가족들과 불로뉴 숲에 있는 공원을 방문했을 때도 이른 초여름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파리 시민들이 많았다. 그들의 눈에도 서울공원은 신기했을 것이다. 서울공원 안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현지인들 사이에 기자도 한국적인 공원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느라 분주했다.
파리의 중심부 개선문에서 2km 떨어진 불로뉴 숲에 있는 아클리마타시옹공원 안에 있으며, 2002년 3월 25일 문을 열었다. 140년 전통의 아클리마타시옹공원은 파리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 중 하나로 꼽힌다. 기자가 가족들과 불로뉴 숲에 있는 공원을 방문했을 때도 이른 초여름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파리 시민들이 많았다. 그들의 눈에도 서울공원은 신기했을 것이다. 서울공원 안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현지인들 사이에 기자도 한국적인 공원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느라 분주했다.
서울공원을 보면 한눈에도 프랑스식 정원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전통가옥과 자연의 조화는 한국식 정원의 미를 느끼게 했고, 전통적 건축 기술로 지은 대문과 정자, 다리 등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원 조성에 사용된 돌과 나무 등 건축 자재는 한국에서 직접 조달했고, 정원에 심어진 대나무, 소나무, 무궁화, 수양버들, 개나리, 진달래 등은 한국 전통 수목과 꽃이다.
정문인 피세문을 지나면 대나무 숲을 따라 옛 선비들이 달 아래 시를 읊던 월대와 시벽이 나타난다. 단청을 입힌 육각 정자인 죽우정 사이로 연못이 있고, 경주 월성 석교를 본떠 만든 월화교가 있다. 서울공원은 한국적인 정서와 풍류를 담은 서울 8경을 기본으로 꾸며져 있었다. 서울공원을 거닐면서 모처럼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문인 피세문을 지나면 대나무 숲을 따라 옛 선비들이 달 아래 시를 읊던 월대와 시벽이 나타난다. 단청을 입힌 육각 정자인 죽우정 사이로 연못이 있고, 경주 월성 석교를 본떠 만든 월화교가 있다. 서울공원은 한국적인 정서와 풍류를 담은 서울 8경을 기본으로 꾸며져 있었다. 서울공원을 거닐면서 모처럼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서울에 있는 파리공원은 양천구 목동에 있다. 파리공원은 1986년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양천구 목동 근린공원을 개조해 1987년 7월 1일 조성했다.
파리공원에는 ▴파리광장, ▴서울광장, ▴한불마당이 있다. 파리광장에는 에펠탑 조형물을 중심으로 무늬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서울광장에는 한국의 전통 담장에 벽화가 있고, 바닥에 태극 문양이 있다. 한불마당은 파리광장과 서울광장 사이에 있다. 한불마당은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공간이다. 튈르리궁과 샹젤리제의 가로수길을 모티브로 한 선형 정원과 한국의 전통적인 팔괘 문양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포장 패턴의 광장이 두 나라 간의 화합을 상징한다. 프랑스 파리 14구에 가면 서울광장(Place de Seoul)이 있다.
파리공원에는 ▴파리광장, ▴서울광장, ▴한불마당이 있다. 파리광장에는 에펠탑 조형물을 중심으로 무늬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서울광장에는 한국의 전통 담장에 벽화가 있고, 바닥에 태극 문양이 있다. 한불마당은 파리광장과 서울광장 사이에 있다. 한불마당은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공간이다. 튈르리궁과 샹젤리제의 가로수길을 모티브로 한 선형 정원과 한국의 전통적인 팔괘 문양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포장 패턴의 광장이 두 나라 간의 화합을 상징한다. 프랑스 파리 14구에 가면 서울광장(Place de Seoul)이 있다.
입구의 'PARC DE PARIS'는 파리공원을 뜻한다. ⓒ윤혜숙
파리 올림픽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2일, 파리공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 소식을 들었다. ‘프랑스 작가의 남다른 그림책 북토크’와 프랑스 영화 ‘마리네트(Marinette)’ 야간 상영이다. 파리공원에서 열리는 두 행사에 참석해서 모처럼 프랑스 문화를 체감해 보기로 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이곳이 파리공원이라는 느낌이 든다. 프랑스어 ‘PARC DE PARIS’는 파리공원을 뜻한다.
'프랑스 작가의 남다른 그림책 북토크'에서 읽은 그림책 4권 ⓒ윤혜숙
파리공원 내부에는 책쉼터와 커뮤니티센터인 살롱드파리 등 건물 2개가 있다. 책쉼터에서는 그림책 북토크가 열렸다. 그림책 전문 서점, 리디아 그림책방을 운영하는 노현미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그는 프랑스 작가가 쓴 총 4권의 그림책을 들고 왔다. <아름다운 책>(클로드 부종 글/그림), <세 강도>(토미 웅게러 글/그림), <후다닥닥닥 기사>(질 바슐레 글/그림), <공원의 미용사>(클레망틴 보베 글/막스 뒤코스 그림)이다.
북토크를 진행하는 노현미 대표는 글뿐 아니라 그림도 같이 읽기를 주문했다.ⓒ윤혜숙
강사가 그림책을 펼쳐서 책장을 넘기면서 읽어준다. 이때 글뿐만 아니라 그림도 같이 읽어볼 것을 주문했다. 그림책은 글 못지않게 그림에도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가 그냥 가볍게 쓱싹하면서 그려낸 게 아니다. 글처럼 그림도 작가의 오랜 고심 끝에 탄생한 것이다.
본인은 아이가 한글을 익히기 전 거의 매일 잠자리에서 그림책을 읽어줬던 추억이 있다. 그림책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다. 특히 일과가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어른이라면 10분 내로 그림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강사는 그림책 한 권을 읽어준 뒤 생각할 거리를 질문으로 던졌다.
본인은 아이가 한글을 익히기 전 거의 매일 잠자리에서 그림책을 읽어줬던 추억이 있다. 그림책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다. 특히 일과가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어른이라면 10분 내로 그림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 강사는 그림책 한 권을 읽어준 뒤 생각할 거리를 질문으로 던졌다.
그림책 북토크에는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참석한 부모도 있었다.ⓒ윤혜숙
<아름다운 책>에선 토끼 형제가 나란히 앉아서 그림책을 읽는다. 형이 동생에게 “책은 읽는 거야. 글씨를 읽을 줄 모르면 그림을 보는 거고. 자, 형이랑 같이 볼래?”라는 말을 건넨다. 작가는 형의 말을 통해서 그림책의 읽는 방법을 일깨워준다.
<세 강도>에선 세 명의 무시무시한 강도가 등장한다. 세 강도가 흉기로 사람들을 위협해 돈을 모은다. 돈을 모으기만 했지, 쓸 줄 몰랐던 강도는 그 돈으로 고아를 돌보는 집을 짓는다. 강도가 나쁜 짓으로 돈을 모은 건 맞지만 그 돈을 올바르게 쓴다면 어떨까? 의적 홍길동을 연상케 한다. <홍길동전>을 읽어본 이라면 이 그림책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후다닥닥닥 기사>에서 주인공은 달팽이다. 딸기밭을 습격한 물렁더듬이 기사의 군대와 전쟁을 하기 위해 전쟁터로 향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전쟁터에 도착했지만, 다음 날로 전쟁을 미룬다. 마지막 책장에서 후다닥닥닥 기사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인생에서 내일로 미룰 일은 많다. 그러나 달콤한 뽀뽀는 미루면 안 된다.”라고.
<세 강도>에선 세 명의 무시무시한 강도가 등장한다. 세 강도가 흉기로 사람들을 위협해 돈을 모은다. 돈을 모으기만 했지, 쓸 줄 몰랐던 강도는 그 돈으로 고아를 돌보는 집을 짓는다. 강도가 나쁜 짓으로 돈을 모은 건 맞지만 그 돈을 올바르게 쓴다면 어떨까? 의적 홍길동을 연상케 한다. <홍길동전>을 읽어본 이라면 이 그림책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후다닥닥닥 기사>에서 주인공은 달팽이다. 딸기밭을 습격한 물렁더듬이 기사의 군대와 전쟁을 하기 위해 전쟁터로 향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전쟁터에 도착했지만, 다음 날로 전쟁을 미룬다. 마지막 책장에서 후다닥닥닥 기사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인생에서 내일로 미룰 일은 많다. 그러나 달콤한 뽀뽀는 미루면 안 된다.”라고.
독후활동으로 <공원의 미용사>에 나오는 조각상을 간단히 스케치했다. ⓒ윤혜숙
<공원의 미용사>는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다르다. 특별히 클레망틴 보베가 막스 뒤코스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면서 대하는 그림이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공원을 가로질러 삼촌의 집에 병문안을 가던 아이는 공원의 조각상의 머리가 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삼촌의 병이 나은 뒤 공원의 조각상 머리가 말끔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강사가 4권의 그림책을 읽어준 뒤 각자 그림책을 펼쳐서 좋아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봤다. 본인은 <공원의 미용사>에 나오는 조각상을 간단히 스케치했다.
강사가 4권의 그림책을 읽어준 뒤 각자 그림책을 펼쳐서 좋아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봤다. 본인은 <공원의 미용사>에 나오는 조각상을 간단히 스케치했다.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센터 살롱드파리에서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 ⓒ윤혜숙
그림책 북토크가 끝난 뒤 책쉼터를 나와서 살롱드파리를 둘러봤다. 살롱드파리는 지역주민들의 커뮤니티센터로 운영 중이었다. 방문했던 오후 시간에는 어르신들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책쉼터가 야간에 영화관으로 바뀌었다. ⓒ윤혜숙
저녁 7시 30분 책쉼터에서 프랑스 영화 <마리네트>를 상영했다. 원제목은 ‘MARINETTE’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프랑스 여성 축구선수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어릴 적부터 축구를 하고 싶었던 여자아이가 있다. 그는 축구계의 남녀 차별을 뚫고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고 마침내 미국 프로축구선수로 뛴다. 우리나라 정서상 맞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프랑스 영화라고 전제하고 관람하니 받아들일 수 있다.
파리공원은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와 협업해 프랑스 문화를 알리는 여러 행사를 열고 있다. 우리가 쉽게 갈 수 없는 타국을 책, 영화, 음식 등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린다면 좋을 것 같다.
파리공원
○ 주소 :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363
○ 운영시간 :
- 공원 : 24시간 운영(연중무휴)
- 책쉼터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무)
- 살롱드파리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무)
○ 문의 : 02-2620-3570
○ 운영시간 :
- 공원 : 24시간 운영(연중무휴)
- 책쉼터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무)
- 살롱드파리 : 화~일요일 10:00~19:00(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무)
○ 문의 : 02-2620-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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