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흔적이 되살아나다! 북악산까지 보이는 전망 명소는?

시민기자 이상돈

발행일 2024.06.21. 10:32

수정일 2024.06.21. 13:35

조회 4,649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에서 바라다본 '의정부지' 전경 ©이상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에서 바라다본 '의정부지' 전경 ©이상돈
조선시대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가 위치했던 터, '의정부지' ©이상돈
조선시대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가 위치했던 터, '의정부지' ©이상돈

의정부지(터)

서울시는 경복궁 광화문 앞 동편에 위치한 연면적 1만 1,300㎡ 규모의 ‘의정부지’‘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해 6월 18일부터 24시간 시범 개방 후 7월 중순에 정식 개장한다. ☞ [관련 기사] '여기가 영의정 집무실' 의정부 터 발굴 마치고 시민 품으로!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육조거리’라 불리며 중앙관청들이 있던 자리로, 오늘날 대부분 고층 건물이나 도로 등으로 바뀌었지만 유일하게 흔적이 남아 있던 곳이다. 의정부지는 2016년 조사를 시작해 약 8년간 문헌 자료를 통해서만 추정할 수 있었던 건물들의 배치와 규모 등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새롭게 발굴하여 귀중한 성과를 거뒀다. 이런 서울시의 노력은 역사·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국가지정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바 있다.
근무 공간인 '정본당', 협선당', 석획당'이 있었던 초석이 놓여 있는 건물지 ©이상돈
근무 공간인 '정본당', 협선당', 석획당' 자리의 초석을 재현해놓은 건물지 ©이상돈
정본당 뒤 '연지와 정자'가 있었던 후원 ©이상돈
정본당 뒤 '연지와 정자'가 있었던 후원 ©이상돈

'의정부지'에 있었던 유적들

‘의정부지’에는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근무처였던 ‘정본당’을 중심으로 종1품 찬성과 정2품 참찬들이 근무하던 ‘협선당’, 재상들의 사무 공간이던 ‘석획당’이 양옆에 나란히 배치된 '3당 병립' 형태로 지어졌다. 정본당 뒤 후원에는 연지와 정자가 있었던 흔적도 발굴되었고, 일제가 1910년 의정부 자리에 건립했던 옛 경기도청사의 건물 터도 발견되었다.

의정부지를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유적을 보존 처리한 뒤 복토하고, 방문객들이 발굴된 건물들의 본래 위치와 형태를 체감할 수 있도록 초석을 재현하고 흔적을 표시했다.
의정부지에 들어선 건물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조감도 ©의정부지 안내판
의정부지에 들어선 건물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조감도 ©의정부지 안내판

역사유적광장을 찾는 방문객들은 건물지 5동(정본당, 협선당, 석획당, 내행랑, 정자)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의정부의 후원(後園) 영역인 연지와 정자 인근에는 정원과 산책로를 조성해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복원 부지에는 2045년까지 진행 예정인 경복궁 2차 복원 사업을 고려해 유구 보존과 유적 추가 발굴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구 상부를 흙으로 덮은 뒤 위에 유구 경계나 기둥 자리 등을 표시해 놓았다. 특히 서울시는 향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시 시설물을 설치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옛 의정부 모습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의정부지를 한눈에 보려면 바로 인근에 위치한 19세기 말 개항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대한민국의 행보를 기록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을 찾으면 된다. 박물관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의정부지는 물론 최근 고증을 통해 개건된 ‘경복궁 월대’ 뒤로 경복궁을 감싸고 있는 한양의 진산 ‘북악산’의 전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한양의 진산 '북악산' 아래 경복궁과 '의정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상돈
한양의 진산 '북악산' 아래 경복궁과 '의정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상돈

의정부와 삼정승

의정부는 영의정·좌의정·우의정 등 삼정승이 국왕을 보좌하면서 백관(모든 관료)을 총괄하고 서정(국가 일반 행정)을 담당하던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이다. 삼정승을 지칭하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말처럼, 조선 왕조에서 정승의 지위와 그 기능 및 역할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재상의 권한을 3인이 나누어 수행했기에 지나친 권력 집중으로 인한 피해를 완화할 수 있었다. 정1품인 삼정승은 조신시대 내각의 우두머리로 영의정은 조정의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이고, 좌의정은 조정의 다수파를 대표했고, 우의정은 병조의 병권과 형조의 사법권을 감독하는 자리였다. 조선시대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은 왕의 독단을 막기 위해 국가의 대소사는 왕과 삼정승의 합의가 있어야 시행될 수 있는 통치 시스템이었다.

또한 '9경'이라 불리는 정2품의 6조 판서와 한성판윤, 좌참찬, 우참찬을 발탁하는 것도 의정부의 권한이었다. 그래서 의정부를 정부라 칭했고 삼정승의 협의 체제로 운영되었다. 삼정승 모두가 정1품 품계로서 영의정이 특별히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한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된 국내 최초 제작된 삼륜차 ©이상돈
국내 최초로 제작된 삼륜차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상돈

‘의정부지’와 이웃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아 우리네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해 보고, 길을 건너 연중 뜻깊은 풍요로운 행사가 항시 펼쳐지는 ‘매력광장 광화문광장’에 들러 잠시 삶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새롭게 조성된 '월대' ©이상돈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새롭게 조성된 '월대' ©이상돈

의정부지(議政府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76-14번지 외(경복궁 정문 광화문 동편)
○ 지정종별 : 국가지정유산 ‘사적’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시민기자 이상돈

서울 토박이로 '우리 서울'을 열렬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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