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립현충원에서 잊지 말고 둘러보아야 할 4곳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24.06.10. 10:58

수정일 2024.06.10. 19:49

조회 1,140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비. 이 탑에는 48위의 유해가 석함분묘에 안장되어 있다. ⓒ조시승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비. 이 탑에는 48위의 유해가 석함분묘에 안장되어 있다. ⓒ조시승

전쟁에선 전투 중에 일일히 주검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고, 수습해도 총상이나 열상 등으로 시체의 훼손이 심하다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게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들을 '무명용사'라 부른다.

독립유공자로 확인되어 그 공로로 건국훈장을 받은 자 가운데 돌봐 줄 가족 또는 후손이 없는 경우 '무후선열'로 통칭하며, 현충원 무후선열제단(無後先㤠祭壇)에 위패(位牌)를 봉안한다. 서울국립현충원 무후선열제단에는 우리가 잘 아는 유관순 열사 등 134위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무후선열제단의 영위를 살펴보는 참배객들의 모습 ⓒ조시승
무후선열제단의 영위를 살펴보는 참배객들의 모습 ⓒ조시승

이렇듯 국가는 나라가 위태로울 때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고 그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다해 존함이나마 정성껏 새겨 영혼이나마 외롭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충원에서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수많은 장병들과 애국지사들의 비석을 보면 절로 엄숙해진다. 호군보훈의 달을 맞아 현충원에서 참배를 하고 싶었다. 현충원 시설물 안내지도를 보니, 무명용사 위령탑과 무후선열제단에 눈길이 갔다.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겨레얼마당 앞에 있는 높이 13m의 충성분수대. 육·해·공·해병대·예비군 6인을 상징한다. ⓒ조시승
    겨레얼마당 앞에 있는 높이 13m의 충성분수대. 육·해·공·해병대·예비군 6인을 상징한다. ⓒ조시승
  • 동서남북 4방향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수호하는 높이 31m의 현충탑 ⓒ조시승
    동서남북 4방향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수호하는 높이 31m의 현충탑 ⓒ조시승
  • 겨레얼마당 앞에 있는 높이 13m의 충성분수대. 육·해·공·해병대·예비군 6인을 상징한다. ⓒ조시승
  • 동서남북 4방향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수호하는 높이 31m의 현충탑 ⓒ조시승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은 임시정부요인묘역 위에 있다. ⓒ조시승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은 임시정부요인묘역 위에 있다. ⓒ조시승

1.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몸바친 수많은 넋을 기리기 위한 탑이다. 국내는 물론 만주, 연해주 등지에서 투쟁하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산화했다. 이 위령탑은 독립군 무명용사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뜻을 추모하는 뜻으로 2002년 건립했다. 독립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3개의 탑으로 12m,16m,14m 높이로 세월의 흐름을 조형적으로 표현했다. 탑의 전면에는 영혼을 지켜주는 남녀수호상이 있다.
일본서 유학하던 학생들이 참전, 전사한 재일 학도의용군 전몰용사 위령비 ⓒ조시승
일본서 유학하던 학생들이 참전, 전사한 재일 학도의용군 전몰용사 위령비 ⓒ조시승

2.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탑이다.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신원 미상의 학도의용군 48명의 유해를 포함 총 7,000여 분을 추모하는 탑이다. 원래 '무명용사비'라는 이름으로 1954년 지금의 현충탑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1956년 대표 무명용사 1위를 안장하며 무명용사탑으로 개칭했다. 이후 1967년 현충탑이 건립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고 이름도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으로 바뀌었다. 현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좌측에 위치해 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기억상자(타임캡슐)가 매설되었다.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다. ⓒ조시승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기억상자(타임캡슐)가 매설되었다.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다. ⓒ조시승
재일학도의용군 묘역은 현충탑 위편에 자리잡고 있다. ⓒ조시승
재일학도의용군 묘역은 현충탑 위편에 자리잡고 있다. ⓒ조시승

탑 앞에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기억상자(타임캡슐)도 2020년에 설치되었다. 6·25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매설, 30년 후인 2050년 2020년 임관한 장교·부사관들이 개봉한다.

재일학도의용군 전몰용사 위령비도 그 위쪽에 있다. 재일본 학도로 재학 중 나라가 침략을 받자 학도의용군으로 입대하여 싸우다 전사한 142명을 추모하는 위령비다.
현충탑 내부 위패봉안실 앞에 전사자명부가 있다. ⓒ조시승
현충탑 내부 위패봉안실 앞에 전사자명부가 있다. ⓒ조시승
충열대 앞에 있는 분양소와 민족의 얼 조각상 ⓒ조시승
충열대 앞에 있는 분양소와 민족의 얼 조각상 ⓒ조시승

3. 호국영령 무명용사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기 위한 호국영령 무명용사비는 2021년 5월26일 건립됐다. 현충탑 내부의 위패봉안관 중앙에 있는 영현승천상 앞에 설치되었다. 이전까지는 무명용사 안내판만 있고 추모비는 없었다. 현충원은 호국영령 무명용사의 존엄 유지와 선양방안지침에 따라 무명용사비를 건립했다고 밝혔다. 비석 뒷면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기 위해 비(碑)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군무원이었던 어르신들이 함께 근무했던 군무원 위패를 보며 회상하고 있다. ⓒ조시승
군무원이었던 어르신들이 함께 근무했던 군무원 위패를 보며 회상하고 있다. ⓒ조시승

추도비 옆에는 영현승천상 지하에 조성된 무명용사 봉안실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자리하고 있다. 봉안실에는 6.25 전쟁에서 전사한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 중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유해 5,870위가 안장되어 있다. 벽에 부착된 종군자명부에는 한국전쟁 당시 군수물자운반 군무원이나 유격대 등 특수임무부대원으로 근무했던 종군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부착되어 있다.
무후선열제단에 모신 순국선열의  영위. 유해를 찾으면 국립묘지로 안장된다. ⓒ조시승
무후선열제단에 모신 순국선열의 영위. 유해를 찾으면 국립묘지로 안장된다. ⓒ조시승

4. 무후선열제단(無後先烈祭壇)

국립 서울현충원 애국지사묘역 위쪽(충열대 뒤편)에 무후선열제단이 자리잡고 있다. 총 154.84m²의 면적에 조성된 이곳에는 구한말 때의 의병활동 및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가 순국한 분들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하고 후손이 없는 선열 134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기미년 3·1독립운동의 횃불을 전국 방방곡곡에 비춘 유관순열사, 고종황제밀서를 갖고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된 이상설·이위종열사, 역사에 길이 남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낸 정의부 총사령 오동진장군 등 134 위가 모셔져 있다. 또한 정인보· 조소앙· 엄항섭 등 납북된 독립유공자 15위도 함께 모셔져 있다.
홍범도장군의 영위가 비어있다. 유해송환으로 대전현충원 3묘역으로 안장했다. ⓒ조시승
홍범도장군의 영위가 비어있다. 유해송환으로 대전현충원 3묘역으로 안장했다. ⓒ조시승
순국선열 유관순열사의 유해는 언제쯤 찾아 안장될 수 있을까? ⓒ조시승
순국선열 유관순열사의 유해는 언제쯤 찾아 안장될 수 있을까? ⓒ조시승

지난 5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국유단)은 230명째 국군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2008년 횡성군 서원면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고 김희선일병으로 확인, 유가족에게 인계했다. 국유단은 이날 양평군 마을회관에서 '호국의 얼 함'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졌다. 무명용사의 신원이 확인되어 가족의 품에 안긴 것이다. 김희선일병 가문은 3대가 모두 병역을 마쳐 2005년 병역명문가로 선정되기도 한 호국집안이다.
무후선열제단의 안내표지판과 내부 모습 ⓒ조시승
무후선열제단의 안내표지판과 내부 모습 ⓒ조시승
현충원 묘역에서 묘비를 닦고 있는 참배객의 모습 ⓒ조시승
현충원 묘역에서 묘비를 닦고 있는 참배객의 모습 ⓒ조시승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순국선열이 있기에 조국이 있다는 생각으로 호국영령들께 경의를 표하는 것은 후손들의 책무다. 가족과 함께 이들 무명용사와 무후선열들이 외롭지 않게 찾아가 꽃한송이와 함께 묵념을 올리는 것은 어떨까? 묘역을 오가며 비석에 쓰여 있는 묘비명을 읽으면 오랫동안 심금을 울린다. 누군가 말했다. 묘비명은 죽은자들이 산자들에게 주는 인생철학이라고.
현충원에서 참배한 후 가족들과 담소하며 쉬는 참배객들의 모습 ⓒ조시승
현충원에서 참배한 후 가족들과 담소하며 쉬는 참배객들의 모습 ⓒ조시승

국립서울현충원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210
○ 개방일시 : 정문 ·동문· 통문 5개소 연중무휴 09:00~18:00, 업무시설(관리사무소, 민원실, 충혼당, 호국전시관, 유품전시관, 현충관 등) 09:00~18:00
○ 교통편 :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8번 출구에서 60m
○ 주차 : 평일에는 묘역 안쪽(동문 현충선양광장)까지 가능. 현충일 당일은 차량 진입 불가. 임시주차장(7개소 : 흑석초, 중대부중, 신반포중, 세화여고, 서문여고, 동작초, 동작중) 주차 후 학교별로 운행되는 셔틀버스 2~3대 이용하여 경내 진입
○ 셔틀버스 운행구간 : 종합민원실 출발 → 외국인묘소 → 19, 21번 사거리 → 충혼당 → 박정희묘소 → 김대중묘소 → 이승만묘소→ 정난교 →종합민원실 도착. 현충일 당일은 수시운행 (07:00~18:00)
누리집
○ 문의 : 1522-1555 민원안내 02-811-6351~2

시민기자 조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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