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속 약초 200여 종 한자리에! 허준박물관 속 숨은 명소
발행일 2024.04.29. 10:00
“하늘매발톱, 꿩의다리, 깽깽이풀, 노랑매미, 노루오줌, 등골나무, 으아리, 범부채, 개똥쑥 ..”
짐작이 쉽지 않은데 무슨 이름들일까? 이들이 옹기종기 한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허준박물관 뒷동산 약초원이다.
짐작이 쉽지 않은데 무슨 이름들일까? 이들이 옹기종기 한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허준박물관 뒷동산 약초원이다.
허준박물관 야외 약초원에 봄꽃이 예쁘다. Ⓒ최용수
계절의 오고 감을 자연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아름다운 꽃으로, 연초록 나뭇잎으로, 독특한 향으로 봄을 알린다.
허준박물관은 강서구 허준로 87, 가양2동 주민센터 인근에 있다. 구암 허준(1537~1615)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자 2005년 3월에 개관한 공립박물관이다.
허준박물관은 강서구 허준로 87, 가양2동 주민센터 인근에 있다. 구암 허준(1537~1615)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자 2005년 3월에 개관한 공립박물관이다.
허준박물관 2층 전시장 입구 모습 Ⓒ최용수
허준 선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학자로서, 옛 양천현(강서구)에서 태어났다. 허준박물관은 허준 선생의 일대기와 <동의보감>, 조선 시대 내의원과 한의원, 다양한 약재들을 전시하고 있다. 저서 <동의보감>은 국보 제319호로 지정되었으며, 의서로는 최초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박물관에는 직접 침을 놓아 보고 약재를 싸 보는 등 한의학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박물관 관람객 대부분이 간과하는 곳이 약초원이다.
박물관에는 직접 침을 놓아 보고 약재를 싸 보는 등 한의학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박물관 관람객 대부분이 간과하는 곳이 약초원이다.
동양의학의 보고를 탄생시킨 허준 탄생지 허가바위 Ⓒ최용수
약초원 진출입로 주변은 철쭉이 만개했다. Ⓒ최용수
허준박물관 옥상으로 올라가면 작은 동산으로 연결된 다리가 있고, 약초원으로 향하는 안내판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십전대보탕 길’ ‘구선왕도고 길’ ‘총명환 길’을 안내하는 간판이 서 있다.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겨 가면 <동의보감>에 실린 200여 종의 약초를 만난다.
허준박물관 옥상으로 올라오면 약초원으로 가는 연결 통로가 보인다. Ⓒ최용수
약초원은 3가지 길로 나뉜다. Ⓒ최용수
약초마다 이름표를 달았고, 약용할 수 있는 부위와 효능에 대한 설명이 있다. 빼곡하게 자라는 우리나라 약초들. 하나하나 약초를 살펴보는 즐거움은 일반 공원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전국의 산야를 찾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약초의 대부분을 도심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약초마다 이름과 이용 부위, 약효가 표시된 말뚝이 있어 관찰에 도움이 된다. Ⓒ최용수
일상에서 야생화나 수목을 만날 때 궁금증이 생기면 우리는 네이버나 구글 렌즈를 이용하거나, ‘꽃이름’, ‘모야모’ 등의 스마트폰 앱으로 찾아 보기도 한다. 그러나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약초를 정확히 분간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럴 때 약초원을 찾아 실물과 사진을 비교하면 훨씬 도움이 된다.
허준박물관 약초원 입구 Ⓒ최용수
국내 약초원의 경우 대부분을 대학교가 조성하고 관리 중이다. 약학대학이나 한의과대학 학생들의 연구, 교육, 체험, 전시를 위한 공간이다. 자연히 일반인의 접근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허준박물관 약초원은 시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 평일 10시~1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 1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반면 허준박물관 약초원은 시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 평일 10시~1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 1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허준박물관 약초원 안내도. 찾는 약초가 있으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최용수
“매주 회원들과 등산을 가는데, 야생화가 많이 피는 봄이면 회원들이 저한테 이름이 뭐냐, 독초인가 약초인가 물어 온다”며 약초원을 찾은 한 주민은 “이곳 약초원 덕분에 회원들로부터 ‘심마니 약초박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고 말했다. 꽃이 피는 봄은 약초에 대한 지식을 쌓기에 좋은 계절이다.
박물관 전시실 사진과 약초원의 실물을 비교하면 도움이 된다. Ⓒ최용수
허준박물관 약초원은 옛 공암나루 위쪽 작은 언덕에 위치하여 전망이 좋고 살랑살랑 봄바람이 스며든다. 주변을 볼 수 있는 구암정과 쉼터도 있다. 잠시 ‘멍 때리기’를 하거나 책 읽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서울시가 서울의 전망 좋은 곳 중 하나로 이곳을 선정한 이유가 이해된다.
약초원 정자 구암정에 오르면 한강 조망까지 즐길 수 있다. Ⓒ최용수
"약초원은 왜 안 보고 가세요?"
박물관 전시실만 보고 떠나는 관람객에게 물었더니 약초원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우리나라 약초 200여 종을 한 장소에서 시민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약초원이 또 있을까 싶다. 더구나 꽃이 피는 요즘이 약초의 특성을 관찰하기 좋은 최적의 계절이다.
박물관 전시실만 보고 떠나는 관람객에게 물었더니 약초원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우리나라 약초 200여 종을 한 장소에서 시민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약초원이 또 있을까 싶다. 더구나 꽃이 피는 요즘이 약초의 특성을 관찰하기 좋은 최적의 계절이다.
약초원 남쪽 언덕에 있는 쉼터. 책 읽기 좋은 곳이다. Ⓒ최용수
‘염려가 많으면 뜻이 흩어진다’, ‘생각이 많으면 신장이 약해진다’, ‘배는 8할만 채운다’... 허준박물관을 찾으면 동의보감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나들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갖게 할 수 있는 곳이다.
약초원을 떠나며 나누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 내용이 뚜렷이 들린다. “엄마, 나는 커서 허준 선생님과 같은 한의사가 될 거예요!”
약초원을 떠나며 나누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 내용이 뚜렷이 들린다. “엄마, 나는 커서 허준 선생님과 같은 한의사가 될 거예요!”
허준박물관 전시실에는 동의보감 속의 다양한 약초들이 소개, 전시되어 있다. Ⓒ최용수
<동의보감, 조선에서 세계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허준박물관 입구 Ⓒ최용수
허준박물관
○ 위치 : 서울 강서구 허준로 87
○ 교통 : 지하철 9호선 가양역 1번 출구에서 736m
○ 관람시간 : 3~10월 10:00~18:00 / 11~2월·주말·공휴일 10:0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 누리집
○ 문의 : 02-3661-8686
○ 교통 : 지하철 9호선 가양역 1번 출구에서 736m
○ 관람시간 : 3~10월 10:00~18:00 / 11~2월·주말·공휴일 10:0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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