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GTX…올해 기대되는 서울 교통정책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1.09. 15:02

수정일 2024.01.09. 16:45

조회 16,390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57) 서울시·서울교통공사·국토교통부 신년사로 본 올해 서울시 교통
서울시·서울교통공사·국토교통부 신년사를 보면 올해 서울시 교통 정책이 한눈에 보입니다! 올해는 기대되는 교통 정책이 유난히 더 많이 눈에 띄는데요, 수서-동탄 간 'GTX'가 드디어 개통되고, 대중교통을 무제한 탈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곧 선보입니다. 한강을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수변 교통수단 ‘리버버스’도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요. 과연 올해 주목할 만한 서울의 교통 정책의 주인공은 무엇일지, 함께 살펴보실까요?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새해가 되면 각 공공기관에서는 기관장 명의로 신년사를 발표한다. 신년사는 해당 기관의 공식 인사말로서 기관의 과거 성과를 소개하고 올해의 계획과 다짐을 발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신년사를 읽어보면, 해당 기관이 올해 하려는 일들을 알 수가 있다.

그럼 서울시 교통에 큰 영향을 주는 기관은 어디일까? 당연히 서울시가 첫 번째다. 서울시는 산하 도시교통실에서 도시철도, 버스, 택시, 보행과 자전거, 주차, 물류, 교통운영 및 지도 등 다양한 교통 업무들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편 도시철도를 ‘건설’하는 것도 서울시의 업무인데, 이는 운영 위주인 도시교통실이 아니라 건설 위주 도시기반시설본부(도시철도국)에서 전담하여 시행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답십리 본사 사옥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 답십리 본사 사옥 ©서울교통공사

한편 서울시 교통에서 도시철도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버스나 승용차 등에 비해 수단분담률이 높고, 그만큼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 도시철도 정책은 서울시에서 수립하지만, 실무는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에서 맡고 있다. 물론 서울에는 시 관할이 아닌 도시철도도 있지만(예: 공항철도, 신분당선), 규모나 역사 측면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교통에 큰 영향을 주는 기관은 바로 중앙정부인 국토교통부이다. 우리나라 교통 관련 법령과 계획 체계는 정부에서 큰 그림을 먼저 그린 후 지자체로 내려오는 하향식이기 때문에, 서울시 같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국토교통부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도시철도만 해도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지을 수 있으며, 순수하게 지자체 자금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국비를 지원받고 있다. ☞ [관련 기사] 서울시 교통정책의 내일은? (교통법령체계 소개)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국토교통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3개 기관의 신년사 중 교통 분야 내용을 알아보고, 올해 서울시 교통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세종시에 위치한 국토교통부 청사 ©국토교통부
세종시에 위치한 국토교통부 청사 ©국토교통부

GTX 시대 개막, K-패스도 기대!

첫 번째는 국토교통부이다. 대통령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했기에,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원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의 특이한 점은 신임 장관이 새해를 9일 앞둔 지난 12월 23일에 임명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신년사에서는 주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업무에 대한 이야기는 연말의 취임사에서 나왔다.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사에서 나온 서울시 교통과 관련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GTX시대 개막
 ○ 신도시 광역교통개선 대책
 ○ 버스 중심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
 ○ 한 번의 결제로 이용 가능한 패키지형 교통서비스(MaaS)
 ○ 대중교통 할인 프로그램(K-패스)
 ○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등)
 ○ 보행자, 화물차 등 취약요인 맞춤형 교통안전대책
수서역 위치도 ©국토교통부
수서역 위치도 ©국토교통부

이 중 GTX는 오는 3월 30일 첫 개통을 앞두고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다. 수서-동탄 구간이 처음으로 개통되는데 수도권 남부에서 강남 지역으로 진입하는 신개념 철도교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도 본 사업과 관계가 깊은데 서울교통공사가 위탁운영사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GTX-A 운영, 서울교통공사가 맡는다! 내년 개통 준비 착착

현재 GTX는 정부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당장은 강남구 수서역까지만 개통하지만, 연말에는 서울역까지 오는 북부 구간이 개통하며, 4년 후에는 삼성역을 포함한 서울 시내 전구간이 개통하는 등 갈수록 서울시 교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도 GTX역 중심으로 연계교통체계를 개편하는 등 GTX의 장점을 활용할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KTX가 전국 철도망의 혁명이었다면, GTX는 수도권 철도망의 혁명이 될 수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밝힌 K-패스도 주목된다. K-패스는 현재 시행중인 알뜰교통카드를 대체하여 5월부터 출범하는 신형교통할인카드다. 그냥 교통카드를 이용하기만 하면 이용금액의 일부를 적립시켜 다음 달 초에 돌려준다. 특히 20%를 할인해 주는 일반에 비해 저소득층은 53%까지 적립해 주어 소득 재분배 효과까지 있다. ☞ [관련 기사] 알뜰교통카드, 할인부터 적립까지 광역급 혜택!

일각에서는 서울시에서 출범시킨 기후동행카드와의 충돌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애초에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무제한 정기권, 국토부의 K-패스는 교통할인카드이기 때문에 취지가 다르다. 사실 승객을 대중교통에 잡아두는 락인(Lock-in)효과는 한 달 단위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더 높다고도 볼 수 있다. K-패스는 15회 이상 이용을 해야 적립이 가능하므로, 왕복을 고려하면 많아야 1~2주밖에 잡아둘 수가 없다.

이 밖에도 국토부에서 밝힌 DRT나 특별교통수단은, 서울시에서 모두 시행된 제도(은평뉴타운 셔클, 서울시설공단 장애인콜택시) 라서 친숙하다. 특히 이 중에 MaaS(Mobility as a Service,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는 참여하는 사업자의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이 높아지는 만큼,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교통시스템을 운영 중인 서울시의 참여가 중요하다. ☞ [관련 기사] 최적의 경로를 한번에! ‘서울 통합이동 서비스’ 기대
MaaS 체험단 모집 포스터 ©국토교통부
MaaS 체험단 모집 포스터 ©국토교통부

두 번째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서울시 신년사도 주목된다. 신년사에서 나온 교통 관련 항목은 아래와 같다.
 ○ 9월 리버버스(여의도-옥수동 25분), 1,000톤 급 3척 접안 가능한 서울항(港) 조성
 ○ 자율주행버스를 신형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
 ○ 기후동행카드(월 6만 5천원으로 1개월 무제한 이용, 1월 시행 및 하반기 확대)
 ○ 아이동반 외출을 돕는 서울엄마아빠택시 확대
 ○ 장애인 버스요금 지원 및 지하철 1역사 1동선 사업 마무리, 장애인콜택시 증차
 ○ 지하철역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역주행 방지장치 설치
 ○ 노후 전동차 860칸 교체, 승강장 자동안전발판 설치
여의도 선착장 모습 ©서울시
여의도 선착장 모습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올해 가장 주목되는 서울시 교통정책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수변 교통수단과 시설이 등장하는 것이 눈에 띈다. 수운(水運)은 육운이 미비했던 과거에나 쓰였던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서울시가 어떻게 해소해 나갈 지가 주목된다.

한편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가장 주목되는 서울시 교통정책인데, 기간 내 무제한 이용이라는 취지를 살린 정기권의 최초 등장이기 때문이다. 2004년 서울시 교통개편 이후 대중교통 요금은 기본요금만 올리는 방식이라 대중교통의 단거리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단거리에도 부담 없이 대중교통을 여러 번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단거리 수요 증가와 자동차 이용 감소 등이 기대된다. ☞ [관련 기사] 서울 지하철·버스 많이 탈수록 이득! '기후동행카드'가 필요한 이유
서울엄마아빠택시 ©서울시
서울엄마아빠택시 ©서울시

이밖에도 아이를 기르는 가정, 장애인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교통수단을 보강하는 것도 주목된다. 모든 시민은 편하게 이동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소외받는 사람들이 없어야 한다. 대중교통의 양적 확대를 넘어서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같은 취약 계층과 함께 동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올해 8월이면 서울지하철 개통 50주년이 된다. 반백년을 지나온 지하철인만큼 노후화가 계속되고 있다. 투자가 없으면 세계 최고 지하철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지하철 전동차나 에스컬레이터 교체에 새해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중요하고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형 전동차 ©서울교통공사
신형 전동차 ©서울교통공사

마지막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신년사를 알아보자. 백호 사장은 직원 대상 신년사에서 다음 내용을 밝혔다.
 ○ 시설의 안전, 사회적 환경(시위, 흉기난동, 범죄)으로부터의 안전 실현
 ○ 새로 도입되는 시설과 설비는 설계에서부터 완벽한 안전
 ○ 비핵심자산 매각, 비운수 수익 개척 등 수익 다각화
 ○ 역세권 복합개발 및 물류사업 추진
 ○ 신형 교통카드 발매기 도입

서울지하철 50주년은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직원들이나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나 매우 뜻깊은 일이다. 하지만 서울시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더 이상 어렵다. 즉 과거 50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서비스를 늘려왔던 시기였다면, 이제는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 갈수록 늘어나는 대체교통수단(자율주행버스, 도심항공교통(UAM), 퍼스널 모빌리티(PM) 등)이라는 위기 속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악전고투 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안전은 지하철 운영의 핵심이다 ©서울교통공사
안전은 지하철 운영의 핵심이다 ©서울교통공사

이런 위기 상황에서 항상 걱정되는 것은 안전이다. 특히 과거에는 시설만 안전하게 유지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각종 사회적 환경의 악화로 인한 안전의 위협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에 일어난 흉기난동 사건들만 해도 유난히 지하철역이나 그 주변에서 많이 일어났다. 따라서 이런 사회적 변화에 맞추어 서울교통공사가 안전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요금을 제때 올리기 힘들고, 무임수송 국비지원도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을 건전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실시할 예정이다. 시민 입장에서 주목되는 것은 이로 인해 역세권 개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당역 남동쪽에는 현재 빈 부지가 있다. 사당역은 수도권 남부에서 광역버스들이 몰려드는 길목이기 때문에, 이곳에 사당역 복합환승센터를 짓고 개발을 하면 시민들은 교통이 편리해지고, 서울교통공사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제대로 개발이 되지 않고 있었는데 서울교통공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을 한다고 하니 앞으로가 기대된다. ☞ [관련 기사] 사당역 교통혼잡, 복합환승센터로 해결한다
사당역 환승센터 ©서울교통공사
사당역 환승센터 ©서울교통공사

매년 새해가 되면 누구나 마음을 가다듬고 다짐을 하며, 계획을 세우고 포부도 밝힌다. 이는 개인이나 단체나 마찬가지다. 서울교통에 큰 영향을 주는 세 개 기관의 신년사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신년사에 포함된 좋은 교통정책들이 잘 실현되어, 더욱 편리한 서울시 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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