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경로를 한번에! ‘서울 통합이동 서비스’ 기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9.04.16. 10:05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35) 통합교통서비스 시대 온다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이용하는 교통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인터넷을 통해 타려는 버스가 언제 도착하며 혼잡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나눔카, 따릉이,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같이 빌려쓰고 나눠쓰는 신교통수단이 등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개별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새로운 교통수단들이 등장하다보니 이제는 이들 교통수단을 하나로 묶어서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동을 할 때 여러 교통수단을 섞어서 이용하였다. 출발지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 도착한 후 지하철로 갈아타고 목적지까지 갔다면, 버스+지하철로 이동한 것이다. 그런데 교통수단들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고, 새로운 교통수단들이 갈수록 많이 등장하다보니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갈 때 더욱 다양한 조합들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도로가 막히지 않는다면 굳이 지하철을 타러 지하에 내려갈 필요 없이, 버스+버스 형태로 이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또한 목적지가 지하철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면, 버스+지하철+따릉이가 나을 수도 있고, 출발지 근처에 전동킥보드가 있다면 전동킥보드+지하철이 나을 수도 있다.
이렇듯 복잡한 대도시에서는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수많은 조합들이 생겨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를 통합적으로 안내하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의 교통 이용자는 평소 모든 교통수단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가, 이용 시점에 각 수단의 운영현황을 직접 조사한 후, 최적의 경로와 조합을 만들어서 스스로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다. 또한 일반인이 모든 교통수단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관성적으로 늘 이용하던 수단만 이용하게 되며, 이는 도시 전체의 교통 효율을 떨어뜨린다. 또한 이렇게 여러 수단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 불편해지면, 시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수단만 이용하는 자가용 승용차를 꺼내들게 되고 결국 교통혼잡이 심해진다.
따라서 이제는 다양한 교통수단들의 조합을 하나의 교통서비스로 보고, 승객이 이 서비스를 쉽게 선택하자는 개념이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다.
마스가 등장하면, 시민들은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갈 때 최적의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다. 가장 낮은 요금, 가장 빠른 경로, 지하 구간 배제, 가장 낮은 혼잡도, 가장 덜 걷는 경로, 도시 풍경이 좋은 경로 등 다양한 조건을 걸어서 경로 검색도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알아볼 수 있으며, 나눔카나 철도, 고속버스 등 예약이 필요한 경우 그 자리에서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 비싸지만 좋은 명품, 무조건 싼 제품, 가성비가 적절한 제품 등 특성을 고르고 각종 옵션을 추가하고 빼면서 구입하듯이, 이제는 교통서비스도 이렇게 조건에 맞추어 조합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마스는 세계 교통계의 화두가 된지 오래이다. 예산의 부족으로 교통 개선을 위한 시설 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이미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Whim’이라는 마스 서비스가 등장하여 다수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도시내의 모든 교통수단(지하철, 버스, 택시, 카셰어링, 공용자전거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경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필요한 결제도 가능하다. 특히 이용요금을 각 교통수단에 지불하는 게 아니라 마스에 지불한 뒤 이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시민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나은 도시교통 이용이 가능하다.
교통수단 운영자들과 시정부 입장에서도 이같은 서비스는 자가용 이용률을 낮추고 이미 제공 중인 다양한 도시교통수단들의 효과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하므로 적극 추진해야할 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마스는 서울시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는 세계 수준의 대중교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자가용 이용률이 높은 상태다. 또한 새로운 교통수단들도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 수단과 기존 수단의 통합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 노선 검색과 따릉이 검색은 분리되어 있어서 서로 이어서 타려고 해도 한꺼번에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 모든 교통수단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국제 기준 마스 레벨 1) 예약, 결제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마스 레벨 2) 서울형 마스가 등장한다면 편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스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서비스 통합 단계(마스 레벨 3)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스를 통해서 집에서 회사까지 출퇴근하는데 한 달간 이용할 수 있는 정액권을 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차가 막히는 월요일은 마스의 추천을 따라 따릉이+지하철 경로를 이용하고, 차가 덜 막히는 금요일은 버스+버스 경로로 이용하며, 몸이 아픈 어느 날은 월 1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활용해 택시+좌석버스로 출근하는 식으로 통합 교통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이다. 어떤 경로를 이용하더라도 전체 요금이 달라지지 않는다. 여기서 더 나가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교통정책에 직접 마스를 적용하는 레벨 4의 최종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마스는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와 도시에서 적극 관심을 보이며 중요 교통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과 영국, 북미 등에서 마스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고, 대도시 인구밀도가 높은 싱가포르나 일본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마스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향후의 응용 방안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빅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케팅 활용성이 매우 크다. 또한 스마트폰 티켓, 주문형 교통수단, 무인자동차, 5G 통신기술, 사물인터넷 등은 마스와 찰떡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대량의 교통정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울형 교통정보 플랫폼' 개방
현재 서울시에서도 이같은 마스의 가치를 파악하고 도입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마스의 핵심은 정보의 통합인데, 현재 서울시가 대주주인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가 지하철, 버스는 물론이고, 고속버스, 시외버스까지 관할하고 있어 이런 점에서는 유리하다.
이미 서울시는 지난 4월 9일 ‘서울형 교통정보 플랫폼’을 열고, 대량의 다양한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정보 사용으로 발생한 이익 일부를 시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공공성도 확보하였다. 뜻이 있다면 누구나 마스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서울시는 4월 9일 아이디어 접수를 시작으로 총 2,000만원의 상금이 걸린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한 2019 서울 통합이동서비스(MaaS) 해커톤’을 7월 20일에 무박 2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해커톤(hackathon)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기획자, 디자이너, 프로그램 개발자 등이 팀을 이루어 특정 문제의 해결이나 특정 주제의 개발을 며칠에 걸쳐 연속하여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이벤트성 행사를 말한다. 보통 정해진 장소에서 쉬는 시간 없이 밤샘을 하면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해킹은 컴퓨터를 이용한 범죄를 연상케 하여 이미지가 좋지 않다. 하지만 원래 해킹이란 컴퓨터에 대한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탐구활동을 뜻하는 것으로서, 밤에 자지도 않고 컴퓨터에 몰두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해커톤에 적합한 표현이다.
결국 ‘서울 마스 해커톤’은 교통정보 계열의 스마트폰 앱 개발 대회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가 제시한 목표는 대중교통 활성화와 교통약자 이동편의 개선, 대중교통 편익 증진 등이다. 서울시는 ‘서울형 교통정보 플랫폼’에서 제공 중인 다양한 빅데이터 교통정보들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핀테크, 위치기반서비스 등이 결합되어 서울시민의 교통을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교통공학에 지식을 갖춘 관련 학생들이 참여가 늘었으면 하는 점이다. 아무래도 컴퓨터 관련 개발대회이다 보니 컴퓨터 전문가들의 참여가 주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교통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사무분야 채용 시 선택과목에 교통공학을 넣거나, 경찰에서 교통공학 분야 순경 특채를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앱이 사장되지 않고 계속 활용되는 것도 중요하다. 대체로 공공기관에서 만든 앱은 기능이 부족하고 수명이 짧다는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교통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서 하나로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통합이동서비스 마스(MaaS) 구현이 성공을 이루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계속 편리한 서울대중교통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 2019 서울 통합이동서비스(MaaS) 해커톤 참가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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