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역 교통혼잡, 복합환승센터로 해결한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7.01.31. 17:35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77) - 사당역 혼잡 개선해줄 복합환승센터
서울 교통의 특징은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와 서울 간에 광역교통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위성도시와 연결된 서울시의 각 지점에는 많은 광역교통수단이 모여든다. 도봉산역, 수유역, 청량리역, 강변역, 잠실역, 강남역, 여의도역, 당산역, 송정역, 구파발역 등이 그런 곳이다.
이 중에서도 사당역은 서울 시계(市界)에 인접해 있고,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다 보니 경기도 과천, 안양, 의왕, 수원권의 많은 광역버스들이 종점으로 삼고 있는 핵심 교통집결점이다. 특히 이곳은 자동차 통행이 많은 상습 정체구간이었는데, 작년 7월 강남순환도로가 개통되면서 남태령 고개에 나들목(IC)이 설치되어 더욱 혼잡해졌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사당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가차도 설치(1996년), 사당역 북쪽으로 동작대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2009년) 등 다양한 노력을 벌였으나, 교통 혼잡은 여전한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추진 중인 교통난 해소 대책은 바로 사당역에 환승센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개통은 2021년쯤으로 예정하고 있다.
환승센터란 버스, 지하철, 택시, 자가용 등을 한 곳에서 갈아탈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지금 서울에서 운영 중인 환승센터는 서울역, 청량리역, 여의도 등에서 볼 수 있는데, 이들 환승센터와 사당역 환승센터의 다른 점은 바로 노외(路外) 환승센터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역 환승센터는 길 위에 정류장을 병렬로 가지런히 정리해둔 노상(路上)환승센터다. 버스정류장이 정리되었다는 점에서 편리하긴 하지만, 공간이 좁고 부대시설을 설치할 수가 없어서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하지만 노외환승센터는 길이 아니라 길 안쪽 공간, 즉 건물이 설치되는 대지 위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한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런 시설을 이미 본 적이 있다. 바로 ‘버스터미널’이다. 즉 환승센터란 시내버스를 위한 버스터미널이라는 것이다. 다만 사당역을 경유하는 버스가 일일이 환승센터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버스들은 그냥 도로변에 정차한다. 대신 지금 사당역을 종점으로 삼고 있는 많은 광역버스(빨간 버스)들이 사당역 환승센터를 이용할 예정이다.
현재 사당역 주변은 수많은 버스들과 이에 따른 버스정류장으로 인해 매우 불편한 상태이다. 사당역 4번 출구는 경기도 남부로 가는 무수히 많은 버스의 출발점이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줄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고, 여기에 가로막혀 보행자들은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다. 반대편 3번 출구는 광역버스의 도착 정류장인데, 역시 아침만 되면 엄청난 수의 승객들이 몰려든다. 워낙 인원이 많아서 이들이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또한 버스가 정류장에 서서 승객을 취급하므로 도로의 흐름을 막는 것도 문제다. 원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위해서 감수해야 할 일이지만, 사당역은 이런 수준을 뛰어넘었다. 자가용 3대 길이의 버스차량 여럿이 한꺼번에 정류장에 서서 승객을 태우고 있으면 도로 교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준다. 특히 이곳은 종점이다 보니 승객을 태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사당역 남동쪽 부지에 환승센터가 설치되면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당역에 도착한 광역버스는 길 안쪽 환승센터로 들어오므로 도로의 교통흐름이 좋아진다. 또한 승객은 불편한 도로변 인도가 아니라, 환승센터라는 지붕이 있는 건물 안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아울러 버스터미널과 마찬가지로 버스정류장은 행선지별 및 버스 번호별로 잘 정리된다. 지금 가로변 정류장은 타는 곳이 옆으로 늘어져 있어 타는 위치를 파악하기 힘든데 이 문제가 해소된다.
또한 버스 정보를 안내하는 전광판도 지금보다 더 크게 설치할 수 있다. 지하철과의 환승도 더 편리해진다. 지금처럼 지하철역에서 밖으로 나와서 정류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지하철역 대합실에서 환승센터로 바로 이어지는 통로가 생긴다. 따라서 비바람을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한편 사당역 환승센터는 복합개발로 추진된다. 다른 버스터미널들이 그러하듯이 상업 및 유통시설이 함께 설치되어 한 곳에서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또한 주거시설도 같이 지어져서 직주(職住)근접을 이룬다. 이렇게 교통시설과 주거, 업무시설을 함께 건설하면 지역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고, 통행거리가 짧아져서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사당역은 지대가 낮은 상습 침수지역이었는데,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에 맞추어 저류지 시설을 보강하고 부지 옆에 있는 변전소를 통합할 예정이다. 이렇듯 도시의 기반시설을 함께 정비하여 공공성까지 고려한 개발을 한다는 것도 주목된다. 환승센터 설치로 인해 교통도 편리해지고 상업도 발달하지만, 도시가 더욱 안전해지는 계기도 된다는 것이다.
흔히 버스터미널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만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수많은 광역버스가 몰려들어 길가에서 불편하게 버스를 타야하는 곳이 있다면 이곳에도 버스터미널을 설치하는 게 옳다. 사당역 복합환승센터는 버스정류장을 길 안쪽으로 이전시켜 더욱 편리하게 버스를 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또한 길가에 서 있는 버스들이 줄어들면 자동차들의 이동도 편리해질 것이고, 환승주차장이 설치되어 사당역 주변 주차난도 개선될 전망이다. 교통 혼잡의 대명사이던 사당역의 변화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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