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운영, 서울교통공사가 맡는다! 내년 개통 준비 착착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3.10.10. 15:20
GTX-A선은 수도권을 북서쪽-남쪽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남북방향 노선이다. 북서쪽에는 1,2기 신도시인 일산과 운정이, 남쪽에는 역시 1,2기 신도시인 분당과 동탄이 자리 잡고 있어서 역세권 규모가 크다. 또한 일산-운정쪽으로는 자유로, 분당-동탄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라는 수도권의 대표 간선도로가 지나가므로 이들 도로의 교통 혼잡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GTX-A선은 80km길이에 총 10개역이 설치된다. 보통 지하철의 역간 거리가 1~2km임을 생각해보면 역간거리가 매우 긺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역이 적으면 정거장 정차 때 소모되는 시간이 줄어든다. 또한 GTX 차량은 최고속도가 시속 180km 수준으로, 일반 지하철 차량의 두 배가 넘는다. 이 덕분에 GTX는 매우 높은 표정속도(역 정차시간까지 고려한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수도권에서 서울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게다가 서울시내 GTX역들은 모두 환승역이고, 서울역과 수서역에는 고속철도까지 운행된다. 즉 GTX-A선은 강남북 이동과 서울지하철 환승 이용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고속 광역철도인 GTX-A선은 누가 운영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1974년 국내 최초로 도시철도를 개통시킨 도시철도 운영사의 맏형으로서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지하철 외 다른 철도들을 위탁운영하는 것도 처음이 아니다.
과거 부산김해경전철을 운영하였었고, 현재 9호선 2, 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 김포도시철도를 운영 중이다. 특히 서해선(소사-원시)은 경전철이 아닌 대형 전동차를 쓰는 광역전철인데도 역무와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이렇듯 자체 철도운영과 위탁 철도운영에 폭넓은 경험을 갖춘 서울교통공사가, 고속 광역급행철도라는 국내 최초 개념의 철도를 운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위탁운영하는 GTX사업의 범위는 개통 전에는 운영준비와 영업시운전이고, 개통 후에는 열차와 역무 등을 포함한 운영과 차량, 시설 등의 유지보수 업무다.
그 이유는 기존 서울지하철과 GTX의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서울지하철은 서울교통공사가 영구적으로 운영하지만, GTX는 위탁운영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다. 개통후 30년간이다. 따라서 30년 후에 재계약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회사조직의 일부로 운영하기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별도 자회사로 운영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지하철은 운영 중인 모든 노선의 수입, 지출이 통합되어 관리되지만, GTX-A선은 위탁운영 사업에 따른 계약금액이 별도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수입이 정해져 있기에, 이에 맞추어 독립적이고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서는 자회사로 운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별도 회사가 아니라 서울교통공사가 그대로 운영한다면, GTX-A선의 위탁운영을 맡긴 사업자 측에서는 자신들이 지불한 운영대금이 정말로 GTX-A선 운영에만 쓰일 것인지 확신을 갖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교통공사는GTX-A선 운영을 전담할 자회사를 설립 추진 중에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100% 출자하는 주식회사 형태이며 자본금은 140억 원이다. 우선 화성시 동탄신도시 쪽에 사무소를 둔 후에, 최종적으로는 고양시 대곡역 앞에 지어지는 GTX 민간사업자(SG레일)의 본사 건물에 입주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위탁자와 수탁자가 한 건물에 있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면, 서울지하철은 서울교통공사가 음식점 사장에 요리사까지 함께 하는 것이라면(오너 셰프), GTX-A선은 고용된 요리사로 일하는 개념이다. 요리사는 일한 만큼의 월급만 받으면 되지 음식점 경영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GTX-A선 사업에서 적자가 난다고 해서 서울교통공사도 적자를 보는 게 아니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자회사 설립을 통한 GTX-A선 운영에 대해서 타당성 검토를 이미 실시하였으며, 재무적 타당성도 존재함을 확인한 상태다. 즉 위탁운영을 해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자체 계산이 섰다는 것이다.
GTX-A선 운영 자회사의 인력 규모는 초기 150여 명, 최종 330여 명 수준으로 운영된다. 운영할 차량은 총 20편성인데, 길이가 80km나 되면서 전동차 수가 이렇게 적은 것은 GTX의 속도가 빨라서 회전율이 높기 때문이다.
GTX-A선과 유사한 선형의 3호선의 경우(지축-오금) 38.2km이지만 49편성이나 운영하고 있다. 물론 두 노선의 운전시격(배차시간)이 달라 일대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대체로 열차의 표정속도가 높을수록 차량이 적게 필요하여 운영비용도 줄어든다. 이는 KTX나 SRT같은 고속철도들이 생각보다 적은 차량 대수로 많은 승객을 수송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GTX-A선 개통시기
단계 | 운영 구간 | 개통 시기 |
---|---|---|
1단계 | 수서-동탄 | 2024년 3월 |
2단계 | 운정-서울, 수서-동탄 | 2024년 12월 |
3단계 | 운정-동탄 (삼성역 무정차 통과) | 2025년 11월 |
4단계 | 운정-동탄 (2호선 삼성역 통해 GTX 승강장 진입) | 2027년 4월 |
5단계 | 운정-동탄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자체 출입구) 개통) | 2028년 4월 |
이같은 단계별 개통은 지속적으로 운영시스템을 바꿔가야 한다는 점에서 운영사로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가 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문제해결능력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 GTX사업자, 서울교통공사 등 관련 기관들은 지난 5월 서울교통공사가 GTX-A선을 운영하기로 합의하고,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운영준비 인력을 파견하는 등 내년 개통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운영준비의 핵심인 자회사 설립은 공사 이사회 승인, 시의회 의결, 시장 승인 등을 진행 중에 있다. 10월 이후에는 운영전문회사가 정식 출범하고 신규인력 채용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개념 철도인 GTX운영을 통해 노하우를 쌓는다면, 향후 추가로 개통될 GTX-B, C노선의 위탁운영 사업자 선정에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면 상호 보완하는 서울시내 지하철과 수도권 고속 광역철도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지하철 회사들이 특정 지역 또는 특정 성격의 소수 노선만 운영하는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가 이렇게 다양하고 폭넓게 여러 철도노선을 운영한다는 것은 종합 철도운영사로서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같은 기술력과 경험 확보를 통해 서울교통공사는 수익 추가와 영향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점차 포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철도운영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GTX-A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 본고에 소개된 사업계획은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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