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지팡이의 날' 시각장애 체험, 마음의 창으로 소통하는 첫 걸음!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3.10.13. 11:00

수정일 2023.10.13. 14:19

조회 880

캄캄한 밤길을 홀로 걷는다는 것이 무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매일매일 어둠 속에서 살아야 한다. 일상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흰 지팡이에 의지하고, 안내견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10월 15일은 '흰지팡이의 날'이다. 시각장애인이 길 위의 장애물을 가늠하며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보행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흰 지팡이는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성취를 상징한다.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10월 12일에는 서울시시각장애인연합회가 주최하는 체육행사가 여의도 한강공원 마포대교 남단에서 진행됐으며, 10월 21일에는 서울시각장애인 재활복지대회가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숲속의 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시각장애인연합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각 자치구들은 시각장애인 복지관을 운영하고 시각장애인 쉼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 중 시각장애 체험과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진행되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강북구의 시각장애인 쉼터 ⓒ김미선
강북구의 시각장애인 쉼터 ⓒ김미선
실로암시각장애복지관의 시각장애 체험 공간 S(SILOAM)-갤러리 ⓒ실로암시각장애복지관
실로암시각장애복지관의 시각장애 체험 공간 S(SILOAM)-갤러리 ⓒ실로암시각장애복지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S(SILOAM)-갤러리

봉천역 4번 출구에 위치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시각장애 체험 공간 S(SILOAM)-갤러리를 새롭게 단장했다. 촉각 자료 열람을 위한 동선을 정비하고,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만지면서 감상하는 ‘촉각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되며, 온라인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어둠 속 미술관’도 체험해 볼 수 있어 색다른 체험이 된다.
전시 중인 작품을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전시 중인 작품을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설리번학습지원센터 & 한국학생점자도서관

종로구 자하문로에 위치한 주한 브루나이 대사관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시각장애 아이들의 작은 꿈이 시작되는 설리번학습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는 심리재활실, 교육재활실, 운동발달실, 동물매개치료실이 있으며, 학습 지원이 이루어진다.

악기 연주와 노래, 즉흥 연주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정서 및 사회성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음악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설리번학습지원센터 전경 ⓒ김미선
설리번학습지원센터 전경 ⓒ김미선
설리번학습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학습 지원이 이루어진다. ⓒ김미선
설리번학습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학습 지원이 이루어진다. ⓒ김미선
심리재활실에서는 음악치료를 진행하여 정서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김미선
심리재활실에서는 음악치료를 진행하여 정서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김미선

시각장애 학생들이 편하게 학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업 전반에 필요한 도서와 독서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자도서도 제작 보급하고 있다. 도서의 내용을 사진이나 그림 없이 글자로만 표현한다.

이곳에서는 시각장애 학생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하는 학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자료 제작 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뿐 아니라 가까운 시각장애인복지관으로 문의해도 봉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는 아들이 고등학생일 때부터 함께 봉사를 시작하여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를 하기 위해 전자도서 제작 봉사 안내 교육을 듣고, 안대를 착용하고 벽을 짚으며 복도를 걷고, 계단을 내려가서 버스 정류장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각장애 체험을 했다.
전자도서 제작을 위해 봉사 활동이 필요한 책들이 참가자를 기다리고 있다. ⓒ김미선
전자도서 제작을 위해 봉사 활동이 필요한 책들이 참가자를 기다리고 있다. ⓒ김미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도서는 사진이나 그림 없이 글로 표현된다. ⓒ김미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도서는 사진이나 그림 없이 글로 표현된다. ⓒ김미선

설리번학습지원센터 1층의 한국점자학생도서관은 리모델링하여 지역 주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도서관으로 오픈했다. 일반적인 도서관 형태의 공간을 넓게 정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10월 16일부터 10월 27일까지 2주간은 스마트 도서관 오픈 이벤트로 점자 에코백 만들기를 진행한다.
한국점자학생도서관은 스마트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김미선
한국점자학생도서관은 스마트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김미선
스마트 도서관 오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김미선
스마트 도서관 오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김미선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지하 1층에도 시각장애 체험관이 있다. 불이 꺼진 상태로 체험을 하는 곳이지만,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체험을 마친 후 불을 켜고 사진으로 남겼다.

시각장애 체험관은 어두운 공간에서 동전을 찾아 나와서 장애물 기둥을 통과하고 컴퓨터를 부팅하고 이름을 입력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옷장 속에 있는 옷을 꺼내 입고, 양말을 찾아 신기도 하고, 모자를 찾아 쓰고 외출 준비를 한다. 주방 싱크대 옆 냉장고에서 생수나 음료수를 꺼내 마셔 보기도 한다.

오직 직감과 손의 감각으로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었고,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이 모든 활동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성북구시각장애인복지관 지하1층의 시각장애 체험관 ⓒ김미선
성북구시각장애인복지관 지하1층의 시각장애 체험관 ⓒ김미선
시각장애 체험관에서는 직감과 손의 감각만으로 이동하며 체험한다. ⓒ김미선
시각장애 체험관에서는 직감과 손의 감각만으로 이동하며 체험한다. ⓒ김미선

이곳에서는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여 장애인의 지지자로 성장하게 함을 목적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 참여자도 모집하고 있다. 사회적 장애인식 개선교육,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지역사회 찾아가는 건강증진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다.

시각장애 체험 전에도 시각, 발달, 청각·언어, 지체 장애에 대한 유형별 에티켓을 교육 받는다. ▴시각장애인과 대화를 할 때에는 '이쪽, 저쪽'보다는 '왼쪽, 오른쪽, 앞, 뒤, 몇 발짝' 등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같이 이야기하다가 웃음이 터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누구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웃게 되었다고 말해 준다.

▴출입문은 활짝 열거나 완전히 닫아야 한다. ▴물건을 건네줄 때는 어떤 물건인지 말하고, 손에 직접 건네주거나 어디에 놓아두길 원하는지 물어 보아야 한다.
시각장애 체험을 하기 전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한다. ⓒ김미선
시각장애 체험을 하기 전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한다. ⓒ김미선
시각장애인들은 서울시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의 차량지원을 받기도 한다. ⓒ김미선
시각장애인들은 서울시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의 차량지원을 받기도 한다. ⓒ김미선

불안과 염려 속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우리의 이웃들과는 눈이 아닌 마음의 창으로 소통해야 한다. 다름이 아닌 공감으로 마음의 눈을 통해 더 희망찬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하게 하기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과, 그들이 더욱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 복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서울시시각장애인연합회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449-7 로우폴리스오피스텔 409호
누리집
○ 문의 : 02-2092-0001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 위치 :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717
누리집
S갤러리 블로그
○ 문의 : 02-880-0500

설리번학습지원센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31-1
누리집
○ 문의 : 02-880-0600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25가길 20
누리집
○ 문의 : 02-923-4555

시민기자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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