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사람들이 향해 가는 곳은? 야행 명소 노들섬 이용 안내서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09.12. 17:29

수정일 2024.04.01. 16:06

조회 769

해 질 무렵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한강변 잔디마당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지영
해 질 무렵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한강변 잔디마당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지영

얼마 전 노들섬을 찾았다가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차량 정체가 시작된 평일 저녁 6시 이후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노들섬으로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었다. 밝은 얼굴로 함께 온 동반인과 담소를 즐기는 시민들 손에는 모두 가벼운 먹을거리와 돗자리가 들려 있었고, 다들 약속이나 한 듯 한 방향으로 성큼성큼 걷고 있었다. ‘오늘 무슨 행사가 있나?’ 하는 궁금증에 그들을 따라간 곳에는 시원한 도시 뷰를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잔디마당에 많은 시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돗자리와 캠핑 의자들을 들고 나와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노을을 여유롭게 즐겼다. ©박지영
시민들은 돗자리와 캠핑 의자들을 들고 나와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노을을 여유롭게 즐겼다. ©박지영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저물녘 더 북적이는 노들섬

한강대교 중간에 위치한 노들섬은 ‘백로가 놀던 돌’이라는 뜻의 ‘노돌’에서 이름이 유래한 타원형 모양의 섬이다.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중지도'로 불리며 백사장과 스케이트장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였다가, 1960~1970년대 한강 개발 계획 이후 몇 차례 대규모 개발 계획안들이 무산되며 잊힌 섬이 되었다. 2019년 9월 노들섬은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기지’로 새롭게 태어나며 서울 명소가 되었는데, 처음 이곳을 방문한 2019년 이후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예술을 벗삼은 휴식이 필요할 때 여길 찾곤 한다.

대부분 낮 시간에 이곳을 방문하다 보니 저녁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은지 몰랐는데, 저녁에 찾은 노들섬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가득 찼다. 게다가 늦은 시간 버스에서 내린 시민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광경은 꽤 생경하면서도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해 질 녘 노을을 배경으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박지영
해 질 녘 노을을 배경으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박지영

한강변 잔디마당에는 한강공원처럼 돗자리와 캠핑 의자를 들고 나와 자리한 사람들로 가득했고, 여기저기 당일 정경을 인증 사진으로 남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른 곳에서 음식을 가져온 시민들도 있었지만, 노들섬에 있는 매점과 식음료 상점들에서 구매해 거하게 차려놓고 즐기는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한강변 잔디마당에서는 찰나의 순간을 인증 사진으로 담으려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박지영
한강변 잔디마당에서는 찰나의 순간을 인증 사진으로 담으려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박지영
잔디마당 스탠드도 시민들로 북적인다. ©박지영
잔디마당 스탠드도 시민들로 북적인다. ©박지영

노들섬에는 문화 공간, 체험 공간, 휴게 공간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은 잔디마당이다. 노들섬 서쪽에 위치한 잔디마당은, 노들섬의 하이라이트 구역이다.

대부분의 즐길 거리가 서쪽에 위치한 것도 큰 이유지만, 한강과 한강 주변의 멋진 전망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는 노들섬 둘레길과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져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이곳을 찾아 확 트인 공간에서 일상의 피로를 풀고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야외 공간은 24시간 개방하고 있고 주변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안전하고 아늑하게 서울의 밤을 즐길 수 있다.
조금 여유롭고 한적하게 즐기고 싶다면, 안쪽 잔디마당 스탠드가 좋다. ©박지영
조금 여유롭고 한적하게 즐기고 싶다면, 안쪽 잔디마당 스탠드가 좋다. ©박지영

노들섬을 빛내는 예술 향유지 삼대장, 노들스퀘어, 노들서가, 라이브하우스

노들섬엔 잔디마당 외에도 다양한 체험을 위한 실내외 장소들이 있다. 우선 버스에서 내려 몇 개의 계단을 올라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노들스퀘어다. 노들섬의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광장으로, 구조상으로는 2층 공간이다. 이곳에선 문화 시설인 라이브하우스 2층과 휴게 공간인 노들서가 2층으로 바로 연결되고,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과 통로가 있어 노들섬의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노들섬을 둘러보며 즐길 수 있는 여러 식음료 상점들도 대부분 여기에 자리하고 있어 한강 뷰를 보며 식도락에 빠질 수 있다.
노들스퀘어에서 바라본 노을 ©박지영
노들스퀘어에서 바라본 노을. 노들섬의 포토스팟이다. ©박지영
2층인 노들스퀘어에서 내려다본 1층 휴게 공간 ©박지영
2층인 노들스퀘어에서 내려다본 1층 휴게 공간 ©박지영
밤의 노들스퀘어. 노들섬 곳곳을 연결하는 광장 역할을 한다. ©박지영
밤의 노들스퀘어. 노들섬 곳곳을 연결하는 광장 역할을 한다. ©박지영

또 다른 명소는 노들서가다. 시설마다 운영시간이 다르긴 하지만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에 운영을 시작해 하절기(3~10월)엔 평일 저녁 9시, 주말 10시까지, 동절기(11~2월)엔 저녁 8시까지 운영되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주제로 큐레이션된 책들을 열람 및 구매할 수 있고, 현장에서 진행되는 소소한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간이 넓어 사색을 하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기에도 좋은 곳이다.
총 2층 건물로, 전관에서 도서 열람과 휴식이 가능하다. ©박지영
총 2층 건물로, 전관에서 도서 열람과 휴식이 가능하다. ©박지영
노들서가 1층 내부. 큐레이션된 책들이 넉넉한 좌석과 함께 놓여 있다. ©박지영
노들서가 1층 내부. 큐레이션된 책들이 넉넉한 좌석과 함께 놓여 있다. ©박지영
노들서가 1층 내부. 내부에선 도서 열람 외에 이벤트도 자주 열린다. ©박지영
노들서가 1층 내부. 내부에선 도서 열람 외에 이벤트도 자주 열린다. ©박지영
노들서가 2층.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있어 혼자 혹은 여럿이 즐기기에도 좋다. ©박지영
노들서가 2층.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있어 혼자 혹은 여럿이 즐기기에도 좋다. ©박지영

예술섬인 노들섬엔 456석(스탠딩 708석) 규모의 공연장인 라이브 하우스도 있다. 가수와 관객이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연 및 대관 시에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9월 8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3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식을 보러 라이브하우스를 찾았다. 개막식 당일인 9월 8일에는 젊은 소리꾼 김준수의 축하 무대와 <인생>, <허삼관 매혈기> 등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 위화와 <아버지의 해방일기>를 쓴 정지아 작가의 개막 강연이 있었다. 무대, 음향, 조명 장치도 좋고, 의자도 편해 편안하게 행사를 관람할 수 있었다. 라이브하우스에서는 유료 공연도 진행되지만, 무료 공연도 있으니 누리집을 통해 사전 예약 후 이곳을 방문하면 된다.
라이브하우스로 향하는 통로. 이곳으로 들어가면 라이브하우스 1층 검표소와 1층에 위치한 다양한 노들섬의 시설들을 즐길 수 있다. ©박지영
라이브하우스로 향하는 통로. 이곳으로 들어가면 라이브하우스 1층 검표소와 1층에 위치한 다양한 노들섬의 시설들을 즐길 수 있다. ©박지영
라이브하우스 2층 외관. 내부로 들어가려면 1층 입구를 통해야 한다. ©박지영
라이브하우스 2층 외관. 내부로 들어가려면 1층 입구를 통해야 한다. ©박지영
노들갤러리 2 전시실 내부. 9월 13일까지 2023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열렸다. ©박지영
노들갤러리 2 전시실 내부. 9월 13일까지 2023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열렸다. ©박지영
세계적 작가 위화와 정지아 작가의 '2023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이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진행됐다. ©박지영
세계적 작가 위화와 정지아 작가의 '2023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이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진행됐다. ©박지영

이외에도 예술 작품 무료 전시 공간인 노들갤러리, 체험 및 휴게 공간인 노들라운지와 매점 등이 상시 운영되고 있으니, 누리집을 찾아 전시 및 체험 일정 확인 후 편한 시간에 노들섬을 찾아 일상 속 특별한 휴식을 맛보기 바란다.

노들섬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양녕로 445
○ 교통 : 지하철 9호선 노들역 2번 출구에서 도보 8분
○ 운영시간
 - 하절기(3~10월) 화~금요일 10:00~21:00, 주말‧공휴일 10:00~22:00
 - 동절기(11~2월) 화~일요일 10:00~20:00
 - 야외 공간 24시간 개방
 ※개별 시설마다 운영시간이 다를 수 있음
○ 휴무 :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749-4500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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