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문화 나들이는 여기! 노들섬에서 신선한 예술과 만나다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3.11.29. 13:45

수정일 2023.11.29. 17:45

조회 2,889

‘2023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신진예술가 공모전’이 열리는 노들섬의 모습 ⓒ이정민
‘2023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신진예술가 공모전’이 열리는 노들섬의 모습 ⓒ이정민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요즘, 거리를 지나며 보이는 연말 분위기로 괜히 마음이 들뜨고 설렌다. 이맘때 어울리는 분위기 좋은 전시나 공연을 검색해 보니,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마침 지난 주말부터 ‘2023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신진예술가 공모전’이 진행되어 소개한다.
노들섬 노들갤러리 1, 2관에서 전시 중인 <노들섬에서 예술을 음미하기> ⓒ이정민
노들섬 노들갤러리 1, 2관에서 전시 중인 <노들섬에서 예술을 음미하기> ⓒ이정민

4년 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 기지’로 새롭게 태어난 곳이 바로 노들섬이다. 복합문화공간이자 글로벌 예술섬으로 성장, 변화하고 있는 이곳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제목은 <노들섬에서 예술을 음미하기>다. 시각예술 분야의 신진예술인을 발굴 및 지원하고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과 만날 수 있는 자리라 더 기대가 컸다.
신교명 작가의 <신교명의 초상>(위), <Human, Nature: 노들섬>(아래) ⓒ이정민
신교명 작가의 <신교명의 초상>(위), <Human, Nature: 노들섬>(아래) ⓒ이정민

“이 작품은 인공지능이 그린 거거든요. 작가님이 직접 알고리즘을 짜서 자신의 얼굴을 그리도록 했다고 해요.” 가장 먼저 들어간 노들갤러리 1관에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해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작품들 역시 같은 작가가 노들섬 주위에 있는 풀을 캔버스 위에 문질러 노들섬의 생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대비되는 두 작품 시리즈를 통해 신교명 작가는 자연과 인공, 그 관계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회화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이혜주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회화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이혜주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작가가 왜 그림을 캔버스에만 그려야 하지? 라는 생각으로 캔버스 옆과 뒤에도 그려서 최대한 입체적으로 시도한 작품입니다.” 화사한 색감이 인상적인 이혜주 작가의 작품 설명이다.

캔버스와 패널의 양면을 사용한 작품을 벽에서 떨어트려 3차원의 공간 안에 놓아둔다. 이렇게 외부 영역으로 확장된 작품을 보며, 공간과 작품 사이에 생기는 관계와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다. 거기에 전시장 밖에서 들어오는 햇빛, 풍경과의 조화가 더해져 특별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강수빈 작가는 거울의 특성을 잘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정민
강수빈 작가는 거울의 특성을 잘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정민

다음은 거울을 작업의 재료로 하여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생겨난 감상과 심미적 울림이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다는 강수빈 작가의 작품이다. “평범한 거울처럼 보이지만, 거울로 보면 서로의 모습이 보이죠?”라는 직원의 말을 들은 관람객들은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는 거울을 가리키며 해맑게 웃는다.
“정말 신기하다. 여기도 그렇고 저기도.” 영상과 달리 조각난 프레임을 이어 붙여도 허구를 만들어내지 않는 거울만의 특성을 잘 활용한 작품들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실리를 따지지 않는 자연의 사랑을 담고 싶었다는 김아야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실리를 따지지 않는 자연의 사랑을 담고 싶었다는 김아야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1관 작품들을 둘러보고 출입구로 다시 나가면 노들갤러리 2관이 보인다. “부드러운 패브릭을 소재로 편안하게 나무숲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을 표현한 작품인데요.” 2관에서도 작품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는 직원의 안내는 계속된다.
“어? 깜짝이야. 이 안에 동물들이 숨어있네요. 너무 귀엽다.” 진지하게 설명을 듣던 한 관람객이 김아야 작가의 작품 속 동물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며 이내 즐거워한다. 드넓은 자연과 다양한 동식물의 관계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잘 전달되는 것 같다.
안민옥& 김강산 작가의 작품 ‘아지트’는 가구 형태의 오브제와 실제 수집한 음원들로 표현했다. ⓒ이정민
안민옥& 김강산 작가의 작품 ‘아지트’. 가구 형태의 오브제와 실제 수집한 음원들로 표현했다. ⓒ이정민

안민옥, 김강산 두 작가님의 콜라보 작품인데요. 아이들과 관련된 장소를 구현한 횡단보도와 턱진 곳, 이불 속, 건조대 등을 너도밤나무로 만든 거예요.” 작품마다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실제 장소에서 수집한 음원들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들은 그 안에 들어가서 소리를 듣거나, 앉아보는 등의 체험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직접 해보니,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 관람객들도 공감할 만한 부분이 클 것 같다.
옥탑방에서 거주하며 작업해왔다는 류민수 작가의 '새로운 습관' 시리즈 중 <나의 공중정원> ⓒ이정민
옥탑방에서 거주하며 작업해왔다는 류민수 작가의 '새로운 습관' 시리즈 중 <나의 공중정원> ⓒ이정민

그 밖에 류민수 작가의 ‘새로운 습관’ 시리즈도 눈여겨볼 만하다. 작가가 3년간 왕십리 옥탑방에서 거주하며 작업해왔다는 이 작품은 3D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것이다. 가상의 집들이를 본 관람객들은 사회 초년생인 젊은 예술가의 인생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젊은 작가 8인의 실험적인 작품들에 담긴 참신한 아이디어와 예술성이 깊은 여운을 준다.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 공연 무대에 오른 김나린 기타리스트 ⓒ이정민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 공연 무대에 오른 김나린 기타리스트 ⓒ이정민

이날 오후 5시,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 공연을 보기 위해 노들섬 잔디마당으로 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이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열정만큼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러분들 뭔가 표정이 행복해 보여서, 저도 정말 행복한데요. 감사합니다.” 김나린 기타리스트의 힘찬 연주에 감동받은 관객들이 환호를 보낸다.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올해 마지막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을 관람하는 시민들 ⓒ이정민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올해 마지막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을 관람하는 시민들 ⓒ이정민

이날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과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4월부터 진행된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의 올해 마지막 공연이었다.
“다음 공연은 자연을 많이 닮은 악기, 오카리나 연주입니다. 이 노들섬의 아름다운 자연과 더욱 잘 어울리는 오카리나 연주자 김금란 씨를 소개합니다.” 오카리나 연주로 듣는 영국 민요 <그린 슬리브즈> 덕분에 관객들은 추위도 잠시 잊은 채, 낭만적인 감성에 빠졌다.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노들서가(위)와 노들스퀘어의 야경(아래) ⓒ이정민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노들서가(위)와 노들스퀘어의 야경(아래) ⓒ이정민

한 해 동안 서울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은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은 내년에 더 멋진 아티스트들의 무대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신진예술가 공모전 <노들섬에서 예술을 음미하기>는 12월 10일까지 매주 화~일요일에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노들섬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양녕로 445
누리집
○ 문의 : 02-749-4500

2023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신진예술가 공모전 <노들섬에서 예술을 음미하기>

○ 위치 : 노들섬 노들갤러리 1관, 2관
○ 운영일시 : 11월 24일~12월 10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가격 : 무료
노들섬 누리집
○ 문의 : 02-749-4500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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