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아카이브 옆 숲속도서관…여름 힐링 데이트코스

시민기자 김은경

발행일 2023.07.24. 09:08

수정일 2023.07.31. 18:22

조회 2,039

[#방콕대신서울콕]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 삼청공원과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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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름휴가를 계획하던 중 멀리 가지 않아도 쉼과 힐링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곳을 다녀왔다. 2023년 상반기를 치열하게 살아온 필자에게는 쉼과 힐링의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필자가 다니는 학교가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을뿐더러 접근성이 좋은 '나만의 종로구 힐링 코스'를 소개하려고 한다. 힐링이 주목적이지만, 편안하고 여유로운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다. 휴식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많은 사람들과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싶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핵심 공간인 모음동 ©김은경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핵심 공간인 모음동 ©김은경

그냥 미술관이 아닙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기록과 자료를 수집해 미술의 역사를 보존하고, 새로운 미술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공간이다. 2023년 4월 4일에 개관한 곳으로, 깔끔한 외관과 인테리어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단순한 미술관과는 달리 '아카이브'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아카이브이기 때문에 작가 노트, 미완성 드로잉, 작품 설계 노트, 일기, 메모, 사진, 필름, 신문 등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예술가의 1차적 생산물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미술 작가나 작품을 연구하는 데에도 설립 목적이 있다.
미술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공간인 모음동 ©김은경
미술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공간인 모음동 ©김은경

예술적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미술아카이브라는 공간과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공간 투어 프로그램‘아카이브 산책’에 참여했다. '아카이브 산책'은 전문 강사와 함께 미술관을 산책하며, 건축 공간과 야외 조각 그리고 미술관이 수집한 아카이브 활용 방법 등을 소개하며 미술아카이브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참여해 보니 이 프로그램 덕분에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의미, 숨은 배경 등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미술아카이브 개관 기념 프로그램이기에 오는 7월 29일까지만 운영된다. 진행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 진행되고 구글 폼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가장 먼저 모음동 3층부터 둘러봤다. 미술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공간인 모음동은 라운지와 전시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리서치랩, 보존서고 등이 있다. 그 중 리서치랩은 미술아카이브의 핵심 목적인 연구에 중점화된 공간으로 사전 예약을 하여 방문하면 이곳에서 예술 기록과 기관 기록을 직접 볼 수 있다.

미술아카이브에서 다루는 기록물의 종류는 총 3가지다. 예술기록, 기관기록, 도서기록이 있다. 첫째, 예술기록은 작품을 제작하거나 전시를 기획하는 등 창작자, 매개자, 단체가 생산하고 수집한 기록이다. 둘째, 기관기록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직접 생산해낸 기록과 운영 기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도서기록은 모음동 1층에 마련되어 있는 레퍼런스 라이브러리의 자료를 의미한다.
시간과 공간, 자연과 우주의 변화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는 정소영 작가의 작품 <항해자> ©김은경
시간과 공간, 자연과 우주의 변화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는 정소영 작가의 작품 <항해자> ©김은경

3층에는 야외 옥상으로 연결되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야외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소영 작가의 <항해자’>, 홍명섭 작가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전문 강사의 해설에 따르면 <항해자>는 미술아카이브 개관에 맞춰 특별 제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또한 야외 옥상은 미술관 뒤편의 주택가와 맞닿아 있어, 주민들이 미술아카이브에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산책길을 연결했다.

2층에서는 '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전이 진행 중이었다. 이 전시는 미술아카이브에서 추구하는 아카이브 형태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는 첫 시리즈로, 보통의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 노트, 사진, 메모, 작품의 중간 과정 결과물, 작품의 핵심 재료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모음동 2층에서는 '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전이 진행되고 있다. ©김은경
자모음동 2층에서는 '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전이 진행되고 있다. ©김은경
김차섭 컬렉션 아카이브, 124권의 작가 노트. ©김은경
김차섭 컬렉션 아카이브, 124권의 작가 노트. ©김은경

1층에는 레퍼런스 라이브러리와 전시실 1, 2가 마련되어 있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는 미술 관련 자료가 특화되어 있는 도서관이다. 그림책, 독립출판물, 과거의 비평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자유롭게 보고 읽을 수 있어 자료 선택의 폭이 넓다. 다만 자료 대출은 불가능하여 이 공간에서만 열람 가능하다.
과거의 비평기사 기록물이 1층 레퍼런스 도서관에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과거의 비평기사 기록물이 1층 레퍼런스 도서관에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책장 사이사이에 놓인 나무 책장은 예술가, 비평가, 디자이너 등의 관련 전문가들이 읽고 감명받거나 도움이 되었던 책을 큐레이션한 공간이다. 전문 강사의 말에 의하면, 총 5개의 나무 책장이 놓여 있고, 하나의 책장당 전문가 2명의 기록물 추천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의 책 추천은 약 1년에 2회 변경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위한 자료와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사진과 같이 사람이 많지 않고 좌석도 넉넉하여 무더운 날 오래 머물다 가도 좋을 만큼 쾌적한 공간이다. 다만 아이들을 위한 자료가 풍부하지는 않은 편이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한쪽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자료가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한쪽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자료가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아이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책상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아이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책상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전시실 1에서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개관 기념 '최민 컬렉션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오는 7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최민 컬렉션 기획전의 핵심적인 차별점은 ‘책’이다. 전시장에 많은 책이 놓여 있는데, 이 책들은 모두 최민이 소유했던 책이다. 책은 분야별로 나뉘어 있고, 책을 통해 그의 삶과 관심 분야 등을 추정한 글이 책 옆에 함께 놓여 있다. 2만 5,000여 권의 기증 자료 중에서 2만 1,000여 개의 자료가 책일 정도로 그에게 ‘책’은 중요했다. 화요일의 경우, 오후 1시와 2시에 컬렉션 도슨트가 진행되고 있어 시간에 맞춰 방문한다면 컬렉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민 컬렉션 기획전이 진행되는 공간 ©김은경
최민 컬렉션 기획전이 진행되는 공간 ©김은경
책은 분야별로 나눠 생전에 최민 작가가 관심 가진 분야를 설명하는 글과 함께 배치해 두었다. ©김은경
책은 분야별로 나눠 생전에 최민 작가가 관심 가진 분야를 설명하는 글과 함께 배치해 두었다. ©김은경

전시실 2에서는 최민 컬렉션 기획전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만들어진 커미션 작품(장민승의 작품, 최민의 시)이 전시되고 있었다. 사진과 같이 어두운 곳에서, 오래된 종이와 유사한 재질의 판자에 최민의 시가 적혀 있어 작품의 무게나 의미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분위기로 압도하는 장민승 작가의 작품 ⓒ 김은경
분위기로 압도하는 장민승 작가의 작품 ⓒ 김은경

나눔동에는 카페와 다목적홀이 마련돼 있다. 필자가 방문할 당시에는 제2회 하나금융그룹 발달장애인 미술공모전이 진행 중이었다.
나눔동 2층 다목적홀에서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은경
나눔동 2층 다목적홀에서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은경

배움동에는 프로젝트 갤러리와 모두의 교실이 마련돼 있다. 프로젝트 갤러리에는 몇 개의 작품이 벽에 걸려 있거나 무대에 설치되어 있다. 모두의 교실은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아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도심 속 리틀 포레스트, 삼청공원과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광화문이나 경복궁역에서 마을버스 종로11번을 타고 종점에서 하차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앞서 언급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또한 광화문이나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타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데이트 코스로 힐링 스폿을 따로 구성해도 좋다.

도착했다면 아래 사진과 같이 ‘삼청안내소’라고 적힌 방향으로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된다. 약 3~4분을 걸었다면 지도와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종로건강산책 추천 4코스’를 따라 걸었다. '삼청안내소' 방향으로 쭉 걷는다면 북악산 개방 탐방로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삼청공원 후문에서부터 삼청공원 숲속의 도서관까지는 약 30분의 시간이 걸린다. 필자는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삼청공원 정문 방향으로 걸어갔다.

북악산과 맞닿아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공원에 있더라도 산과 같은 울창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걸어가다가 중간에 작은 폭포도 만날 수 있어 ‘힐링‘ 공간 그 자체였다. 도심 한복판에서도 숲속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고, 삼청공원순환산책길도 잘 마련돼 있어서 등산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가는 길에 작은 폭포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김은경
가는 길에 작은 폭포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김은경
공원이라기보다 산 속에 가까운 풍경이다. ©김은경
공원이라기보다 산 속에 가까운 풍경이다. ©김은경

걷다 보면 삼청공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에 도착하게 된다. 숲속도서관 앞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운동장도 마련되어 있다. 숲속도서관은 아담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걷다 보면, 동화처럼 나무 사이에서 빛나는 숲속도서관을 발견할 수 있다. ⓒ김은경
걷다 보면, 동화처럼 나무 사이에서 빛나는 숲속도서관을 발견할 수 있다. ⓒ김은경

숲속도서관은 최근 재개관하여 보다 깨끗하고 따스한 분위기를 머금고 있었다. 숲속도서관 내에 있던 플러스카페와 에코샵의 정식 개점은 7월 중순 예정이다. 플러스카페는 만 60세 이상의 실버바리스타 채용, 청년 세대 응원 이벤트, 업사이클링 제품 판매 등을 통해 노인 일자리의 긍정적 측면을 알리고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카페로 운영되는 곳이다. 에코샵에서는 업사이클링 제품과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숲속도서관 출입문에 공지를 붙여둔 모습이다. ©김은경
숲속도서관 출입문에 공지를 붙여둔 모습이다. ⓒ김은경

숲속도서관은 1층과 지하 1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도서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큐레이션된 자연·식물·나무에 관한 도서를 볼 수 있다. 각 큐레이션된 도서 옆에는 책에 대한 손글씨가 적혀 있어 보다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1층 공간은 넓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책 또한 종류별로 많지는 않았지만, 특히 숲속도서관이다 보니 자연·생태·식물 관련 책을 많이 소장하고 있어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유익한 공간이 될 것이다.
숲속도서관 내부 모습 ©김은경
숲속도서관 내부 모습 ©김은경
숲을 마주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김은경
숲을 마주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힐링이다. ⓒ김은경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책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물론 보통의 도서관처럼 전 분야를 아우르는 책의 종류는 매우 한정되어 있었지만 숲속도서관다운 모습과 아이들 친화적인 모습을 도서관의 정체성으로 끝까지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도서관이다.
한쪽 책장에는 모두 아이들을 위한 책이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한쪽 책장에는 모두 아이들을 위한 책이 마련되어 있다. ⓒ김은경

지하 공간 또한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서 쾌적했고 아이들과 책을 읽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또한 숲이 보이는 창은 마음을 씻어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숲속도서관의 지하 공간 ©김은경
숲속도서관의 지하 공간 ©김은경
숲속도서관 지하층에 위치한 시야가 확 트인 열람실 ⓒ김은경
숲속도서관 지하층에 위치한 시야가 확 트인 열람실 ⓒ김은경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은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공간이었다. 숲속도서관이라는 특징을 이용해 다른 도서관과의 어떤 차별점을 두고 도서관을 꾸려갈지가 매우 기대된다.

길지 않은 데이트 코스이지만, 심신의 풍족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힐링 코스라고 생각한다. 꼭 필자의 제안대로 순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니 이 기사를 참고하여 새로운 데이트 코스를 짜보는 것도 재밌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101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하차 → 3번출구 버스정류장(경복궁역, 01116번 정거장)에서 1020·1711번 승차 → 벽산평창힐스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
○ 관람시간 : 화~금요일 10:00~20:00
 - 토·일·공휴일 하절기(3~10월) 10:00~19:00, 동절기(11~2월) 10:00~18:00
 - 매월 마지막 수요일 10:00~22:00
 ※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 휴관 : 월요일, 1월 1일
○ 관람료 : 무료, 특별전 유료
누리집 
○ 문의 : 02-2124-7400

삼청공원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56 삼청공원관리실 
○ 교통 : 교보문고 앞에서 삼청동 행 마을버스 종로11번 이용, 종점에서 하차 후 도보로 3분 
서울의 공원 누리집
○ 문의 : 02-2148-4150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 개관시간 :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휴무)
종로구립도서관 누리집 
○ 문의 : 02-734-3900

시민기자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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