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그림 보러 서울시립미술관으로! 관람 꿀팁 공개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3.04.28. 15:17

수정일 2023.04.28. 17:49

조회 26,509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에드워드 호퍼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김은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에드워드 호퍼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김은주

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에 수많은 관람객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시하는 에드워드 호퍼의 개인전을 보기 위함이다.

4월 20일에 시작해 8월 20일까지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시회 소식을 듣고 발 빠르게 얼리버드 티켓을 예매했다. 전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예매를 하고 전시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시간은 기대감으로 꽉 차올랐다. 얼리버드 티켓은 19일까지 판매가 완료되었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과 자료 270여 점을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과 자료 270여 점을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김은주

해외 유수의 미술 기관과 협력해 세계적인 명화를 소개하는 ‘해외소장품 걸작전’으로 기획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Edward Hopper: From City to Coast>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에드워드 호퍼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전시 제목인 ‘길 위에서’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호퍼가 자주 방문했던 뉴욕, 파리,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호퍼가 독자적인 예술을 성숙시켜 가는 여정, 그리고 우리가 호퍼를 만나는 순간을 상징한다.
중앙에 앉아 있는 흰색 옷의 광대와 담배를 피우는 사내의 모습이 인상적인 <푸른 저녁> Ⓒ김은주
중앙에 앉아 있는 흰색 옷의 광대와 담배를 피우는 사내의 모습이 인상적인 <푸른 저녁> Ⓒ김은주
평생 뮤즈였던 아내 조세핀을 그린 작품인 <햇빛 속의 여인> Ⓒ김은주
평생 뮤즈였던 아내 조세핀을 그린 작품인 <햇빛 속의 여인> Ⓒ김은주

에드워드 호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출신인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그림에서는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 고립, 단절, 소외감 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외로움이 관람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공감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20세기 최고의 화가 중 한 사람이라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에드워드 호퍼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1~3층에서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에드워드 호퍼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1~3층에서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전시는 2층에서 시작해 3층을 거쳐 다시 1층으로 내려오는 구조로 관람하게 되며, 작품과 자료들은 8개의 섹션으로 분류되어 27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2층에서는 에드워드 호퍼를 소개하고 파리와 뉴욕에서 그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3층에서는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의 풍경을 담은 작품과 호퍼의 말과 글을 관람할 수 있다.

1층 전시실에서는 에드워드 호퍼의 아내인 조세핀 호퍼를 담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호퍼의 삶과 업, 호퍼 부부, 삽화 등을 볼 수 있으며, 호퍼의 말과 글에서는 <호퍼: 아메리칸 러브스토리>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1층과 3층의 전시실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며 1층 일부에서만 가능하다. 여기에 소개한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담당자에게 문의해 촬영 허가를 받은 작품임을 밝힌다.
전시는 현장판매와 함께 예약제로 운영되며, 카카오스토리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김은주
전시는 현장판매와 함께 예약제로 운영되며, 카카오스토리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김은주
사진 촬영은 1층의 일부에서만 허용된다. Ⓒ김은주
사진 촬영은 1층의 일부에서만 허용된다. Ⓒ김은주

뉴욕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해 오다가 예술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난 파리는 에드워드 호퍼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 곳이 되었다. 파리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빛을 경험하게 되었고, 그 빛을 강조하는 인상주의 화풍에 영향을 받아 그만의 화풍을 만들 수 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파리지앵들을 관찰하며 그린 그림들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이 서로 단절되어 있는 관계가 하나의 스토리로 다가오는데, 호퍼만의 심리적 풍경 묘사라는 큰 특징이 그림을 완성시켜 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시에서는 그림뿐 아니라 호퍼를 알 수 있는 자료들도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전시에서는 그림뿐 아니라 호퍼를 알 수 있는 자료들도 만날 수 있다. Ⓒ김은주
1층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던 호퍼의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은주
1층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던 호퍼의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은주

날카로운 선이 강조되는 판화 기법인 에칭을 시작하고 나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전보다 묘사가 더욱 구체화 되었다. 에칭으로 뉴욕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작품을 제작했고, 그의 에칭 작업은 도시의 여러 특징을 잘 담았다는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에칭 작품인 <밤의 그림자>는 위에서 바라본 텅 빈 도시 속 외롭게 걸어가는 사내를 그림자와 함께 표현하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뉴요커인 에드워드 호퍼에게 뉴욕의 곳곳은 작업의 소재가 되어 주었다. 센트럴 파크는 그가 주로 습작을 했던 장소였고, 낡은 건축물과 오래된 것들과 시선을 맞추며 대도시의 풍경과 도시인을 담아냈다. 특히 호퍼가 그린 그림 중에서 조명이 켜진 실내 공간을 그린 <밤의 창문>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위한 습작>, <황혼의 집>은 밖에서 실내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 속 도시인의 일상이 드러난다. 

아쉽게도 에드워드 호퍼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시카고 미술관 소장품이라 이번 전시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 대신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했던 여러 번의 습작 중 가장 마지막 작품인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위한 습작>을 감상할 수 있다. <이층에 내리는 햇빛>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2층에 앉아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는 남녀의 모습이 담긴 그림인데, 에드워드 호퍼 부부가 가장 좋아했던 그림이라고 한다.
전시는 2층에서 시작해 3층을 거쳐 1층으로 가는 동선으로 되어 있다. Ⓒ김은주
전시는 2층에서 시작해 3층을 거쳐 1층으로 가는 동선으로 되어 있다. Ⓒ김은주

여행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여행지에서 그린 작품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길 위에서 얻은 영감은 작업으로 이어졌고 경관에 더해진 호퍼의 상상력은 멋진 작품으로 완성이 되었다.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사물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당신은 알겠지요?” 라고 말할 만큼 호퍼는 일상 속 여행을 즐겼다.

에드워드 호퍼의 아내 조세핀 호퍼는 꼼꼼하게 기록한 남편의 전시 이력, 작품 판매 등의 장부를 30년 이상 관리했다. 그녀가 작성한 장부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 대한 핵심 자료가 되는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전시에서도 관련한 4개의 장부를 볼 수 있다.
전시실엔 <햇빛의 뮤즈> 그림 속 소품을 그대로 재현한 포토존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김은주
전시실엔 <햇빛의 뮤즈> 그림 속 소품을 그대로 재현한 포토존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김은주

전시실에는 그림 속 소품을 그대로 재현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아내 조세핀을 그린 <햇빛의 뮤즈> 속 배경을 만들어 놓은 이 공간에서 그림과 같이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어 남긴다면 원작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지닌 사진이 되어 좋은 추억이 되어 줄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생계를 이어갔던 호퍼의 다양한 삽화 그림은 이번 전시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힘든 그림들이다. 전업화가로 그린 그림만큼 그가 그린 삽화도 멋진 작품이었다. 

인상 깊었던 전시물은 에드워드 호퍼 부부가 함께 연극을 본 후 모은 연극 티켓이다. 부부가 함께 취미생활을 하며 즐겼던 연극 티켓은 양이 꽤 많았다. 에드워드 호퍼의 생애와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상도 상영하고 있어 작가를 좀 더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호퍼가 그린 삽화 <카페 테이블에 앉은 남자들> Ⓒ김은주
호퍼가 그린 삽화 <카페 테이블에 앉은 남자들> Ⓒ김은주

전시는 인터파크와 카카오톡 예약하기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관람시간 지정 예약제로 운영하여 관람일자와 관람시간 지정을 해야 한다. 30분 단위로 회차가 구분되어 선택한 관람 시간부터 30분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그 이전과 이후는 불가하다. 온라인 티켓 판매 수량이 매진되었을 때는 현장에서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당일 입장 티켓만 구매 가능하다. 한정 수량이기에 조기 마감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입장을 위해서는 야외에 마련된 티켓부스에서 예매한 티켓 정보를 확인하고 전시실 입구에서 티켓 확인을 한 후 입장 팔찌를 착용하고 전시실로 들어갈 수 있다. 주의할 사항은 한 명이 여러 명의 티켓을 예매한 경우 전체 인원이 함께 입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시장의 규모가 크기에 관람시간은 1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무거운 짐이 있다면 미술관지하 1층에 마련된 무료 사물함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실에 반입이 불가한 물품들도 있다. 꽃이나 큰 캐리어, 우산, DSLR 카메라, 삼각대, 셀카봉 등은 소지가 불가능하다.
연극 관람이 취미였던 호퍼 부부가 모아둔 연극 티켓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은주
연극 관람이 취미였던 호퍼 부부가 모아둔 연극 티켓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은주

전시와 그림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미술관 2층에서 오디어가이드 기기를 대여해 보자. 배우 유지태 씨의 목소리로 녹음된 오디오가이드는 대여료 3,000원에 빌릴 수 있으며, 동일한 금액으로 가이드온 스마트폰 어플 유료 다운로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와 오후 5시에 진행되며, 사전예약자에 한해 참여할 수 있다. 예약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5월까지는 도슨트 예약이 완료될 만큼 인기가 있어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1층 전시가 끝나는 곳 바로 옆에는 다양한 작품을 활용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전시 내용을 담은 도록, 노트, 티셔츠, 그림엽서, 포스터, 액자 등 멋진 상품들이 많아 무엇을 살까 고민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굿즈샵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은주
굿즈샵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은주

전시에 대한 전반적이고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는 리플릿은 한 권의 미니북 사이즈로 꽤 자세하게 다뤄 주고 있어 유용하다.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서울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리플릿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 이렇게도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전하는 섬세한 관찰력과 상상력이 더해진 그림이 주는 위안이 아닐까? 한국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통해 에드워드 호퍼가 전하는 위로에 공감하는 시간을 누려 보자!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 기간 : 2023. 4. 20.(목) ~ 8. 20.(일)
○ 장소 :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관람시간 : 화-금 10:00~20:00 / 주말·공휴일 10:00~19:00 (월요일 휴관)
 ※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 10:00~22:00
○ 도슨트 예약 ☞바로가기
서울시립미술관 누리집
○ 문의 : 1588-8416

시민기자 김은주

서울의 가치와 매력을 글과 사진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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