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골목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을 찾아서! 합마르뜨 핫플

시민기자 유지선

발행일 2023.06.05. 17:00

수정일 2023.11.09. 15:29

조회 4,580

서울의 골목이 더 빛날 수 있게. ‘서울시 로컬 브랜드 육성사업’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늘 북적이는 명소,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곳들이 참 많다. 핫플레이스 맛집을 방문했을 때 좋은 기억도 많지만,  기약 없는 웨이팅 지옥을 겪고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미 유명한 맛집도 좋지만, 동네에서 발견한 나만의 맛집, 골목이야말로 진짜 '핫플레이스'가 아닐까?  어쩌면 진짜 보석 같은 가게들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골목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합마르뜨 골목에서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유지선
합마르뜨 골목에서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유지선

서울시는 ‘서울비전 2030사업’ 중 하나로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소상공인의 특색과 매력을 갖춘 골목 상권을 지역 자원과 연계하고 육성해 진짜 ‘로컬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사업이다. 소상공인을 돕고 상권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주민과 소비자가 머물고 싶은 골목상권을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 [관련 기사] 양재천길·합마르뜨…골목상권 5곳 로컬브랜드로 키운다

서울시는 주요 지역별 거점 상권을 선정해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초구 양재천길’, ▴‘구로구 오류버들’, ▴‘영등포구 선유로운’, ▴‘마포구 합마르뜨’, ▴‘중구 장충단길’ 등 총 5곳이다. 상권마다 3년간 최대 30억 원의 예산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이 찾는 상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중 ‘합마르뜨’라고 불리는 합정역에 다녀왔다. ‘합마르뜨’는 ‘합정역’과 순교자의 언덕인 ‘몽마르뜨’의 이름을 붙여 만든 이름이다.
‘로컬바이브 합정’에서 18일까지 '크리에이터의 작업실' 전시가 열린다. ⓒ유지선
‘로컬바이브 합정’에서 18일까지 '크리에이터의 작업실' 전시가 열린다. ⓒ유지선

크리에이터의 작업실 ‘로컬바이브 합정’

합정역은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골목골목마다 개성 넘치는 가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우선, '로컬바이브 합정'에 ‘로컬 브랜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크리에이터의 작업실’(5.19.~6.18.)을 방문했다. ‘로컬바이브 합정’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개방 공간이다.
합정역 상권의 구매 영수증을 인증하면 티셔츠나 에코백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유지선
합정역 상권의 영수증을 인증하면 티셔츠나 에코백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유지선

입구에 적힌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를 살펴보고 안으로 들어서자, ‘크리에이터의 작업실’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다양한 체험 공간이 보인다. 옆 쪽에는 빈백에 누워서 만화책을 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에 참여해 봤다. 합마르뜨 상권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내가 직접 고른 디자인으로 티셔츠 또는 에코백을 즉석에서 만들어 준다. 다양한 디자인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것을 골라 담당자에게 전달하니, 디자인이 들어갈 위치를 상세하게 잡아준 후 기계에 넣었다. 뚝딱 5분 만에 프린팅 되어 나온 따끈따끈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티셔츠를 득템할 수 있었다.
크리에이터의 작업실에서 직접 고른 디자인으로 만든 티셔츠 ⓒ유지선
크리에이터의 작업실에서 직접 고른 디자인으로 만든 티셔츠 ⓒ유지선

시선을 돌리니 입구 바로 옆에는 ‘나다움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선택하라’는 메시지에 'Myself'라는 문구를 선택했고, 곧 영수증 한 장이 프린트되어 나왔다. 영수증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제 영수증은 아니고, 내가 선택한 메시지에 맞춘 키워드들로 꾸민 메시지 카드 같은 것이었다. 비치되어 있는 다양한 스탬프들을 찍어 독특한 영수증을 간직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나다움 자판기’를 이용하면 자신을 표현하는 영수증이 발급된다. 스탬프를 찍어 꾸미는 재미도 있다. ⓒ유지선
‘나다움 자판기’를 이용하면 자신을 표현하는 영수증이 발급된다. 스탬프를 찍어 꾸미는 재미도 있다. ⓒ유지선

‘크리에이터 작업실’에서 나와 합마르뜨 상권들을 본격적으로 둘러보았다. 이곳은 주거지에 형성된 상권으로, 골목 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특색 있는 가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합정동은 출판, 스튜디오 등 창작자들의 동네로 이 동네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뿜뿜 느껴진다.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브랜드 중에 기자가 방문했던 몇 군데를 소개하려 한다.

프렌치 레스토랑 '라뜰리에 파사주'

‘라뜰리에 파사주(L'Atelier Passage)’캐주얼한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청색빛을 띤 건물 외관에서부터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내부의 우드 인테리어는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라뜰리에 파사주의 대표는 "파리에서 유학할 당시 주택 사이에 있던 레스토랑을 즐겨 찾았는데, 그때의 경험을 계기로 합정동 주택 부근에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되었다"면서, "누구나 편안하고 즐겁게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해 주었다. 다음 방문 때는 라뜰리에 파사주의 대표 메뉴인 ‘프렌치 어니언 수프’를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하며 가게를 나섰다.
합마르뜨 프렌치 레스토랑 ‘라뜰리에 파사주’. 외관과 내부 모두 독특하고 이국적이다. ⓒ유지선
합마르뜨 프렌치 레스토랑 ‘라뜰리에 파사주’. 외관과 내부 모두 독특하고 이국적이다. ⓒ유지선

합마르뜨의 오랜 커피 전문점 '파스텔커피웍스'

‘파스텔커피웍스(pastelcoffeeworks)’는 2011년 커피 로스팅 사업으로 시작한 카페로, 이 동네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라고 한다. 로스팅을 전문으로 스페셜티 커피와 고퀄리티의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 세계에서 공수해온 신선하고 다양한 제철 원두를 ‘파스텔커피웍스’만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마감시간을 넘긴 탓에 현장에선 커피 맛을 보지 못하고, 집에서 드립백 세트를 맛봤는데는데, 맛과 향도 좋고 패키지도 독특하고 예뻤다. 역사가 오래된 카페에 걸맞게 브랜딩도, 상품 개발도, 모든 것에 진심인 카페라고 느껴졌다. 카페에서 직접 맛볼 수 있는 드립커피의 향과 풍미가 더욱 기대되었다. 평일과 주말 운영시간이 다르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길 바란다.
합마르뜨 ‘파스텔커피웍스’에서는 고품질의 로스터리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유지선
합마르뜨 ‘파스텔커피웍스’에서는 고품질의 로스터리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유지선

맛있는 멕시코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멕시코식당'

조용한 합정동 골목, 유독 줄을 선 사람이 많은 가게가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맛집, ‘멕시코식당’이다. 멕시코식당의 대표는 "신선한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멕시코 음식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모든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낄 수 있게끔 항상 음식의 품질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신을 전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2호점인 ‘멕시코다이너’를 추가로 오픈했는데, 기존 멕시코식당에서 약 5분 거리에 자리하며 메뉴와 가격은 모두 동일하다. 돌아오는 7월에는 선유도역에 새로운 식당이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2호점인 ‘멕시코다이너’에서 식사를 하며 다양한 메뉴를 맛보았다. 또띠아에 소고기와 치즈를 넣고 튀긴 후 스페셜소스와 함께 곁들인 ‘치미창가’는 이 식당의 대표 메뉴이자 인기 메뉴다. 엔칠라다, 치폴레 뽀요 치킨 등 다양한 메뉴도 경험했다. 치미창가와 엔칠라다는 이국적이고 맛있는 소스가 어우러지는 맛이 정말 인상적이었기에 조만간 지인과 함께 한번 더 방문하려고 한다.
합마르뜨 ‘멕시코식당’에선 신선한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멕시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유지선
합마르뜨 ‘멕시코식당’에선 신선한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멕시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유지선
합마르뜨 ‘멕시코식당’의 대표 메뉴인 치미창가 ⓒ유지선
합마르뜨 ‘멕시코식당’의 대표 메뉴인 치미창가 ⓒ유지선

홍대, 이태원 등 합정동 근처를 자주 방문했었지만 오늘처럼 합정동의 골목 곳곳을 돌아다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골목 코너를 돌 때마다 만나게 되는 예쁘고 개성 있는 가게들을 보며 감탄의 연속이었다. 주택가의 차분한 분위기와 특색 있는 가게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에이터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합정역 7번 출구. 이 골목에서 숨겨진 보석 같은 나만의 ‘핫플레이스’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 로컬 브랜드 육성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합정역 외에도 다양한 거점 지역에서 골목 상권을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골목의 작은 브랜드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더 사랑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합마르뜨 크리에이터의 작업실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3안길 25, 2층 ‘로컬바이브 합정’
○ 교통 :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 도보 8분
○ 기간 : 2023. 5. 19.~6. 18. 13:00~20:00 (월, 화요일 휴무)
○ 문의 : 02-2174-4734(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02-3153-8574(마포구청 경제진흥과)

라뜰리에 파사주(L'Atelier Passage)

○ 위치 : 서울 마포구 성지5길 8
○ 운영시간 :  매일 11:30 ~ 22:00(15:00 - 17:00 브레이크타임 / 21:00 라스트오더)
○ 문의 :  0507-1367-8995

파스텔커피웍스(pastelcoffeeworks) 본점

○ 위치 : 서울 마포구 독막로2길 38
○ 운영시간 : 평일 08:00 - 16:00, 주말 10:00 - 18:00
○ 문의 :  02-322-7549

멕시코식당

○ 위치 : 서울 마포구 독막로2길 23
○ 운영시간 :  매일 11:30 - 22:30 (15:00 - 16:00 브레이크타임 / 21:30 라스트오더)
○ 문의 :  0507-1391-3668

시민기자 유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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