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이말산에 1,700여 기의 묘가 발견된 이유는?
발행일 2023.04.26. 09:55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이말산 둘레길 3코스에서 테마길 탐방이 시작된다. ©유세경
은평구 진관동에서 5,000여 기의 조선시대 분묘가 발견됐다. 그 중 이말산에서만 1,700여 기의 묘가 발견됐다. 그렇다면 왜 이곳에 수많은 조선시대의 무덤이 있는 걸까?
조선시대에는 성저십리(城底十里)라고 하여 도성으로부터 10리까지는 보존 지역으로 삼았으니, 10리 이내에는 무덤을 만들 수 없었다. 즉, 10리를 넘어선 구간부터 무덤을 쓸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말산 자락이 바로 도성으로부터 딱 10리 떨어진 곳이었다. 따라서 이곳은 조선시대 도성 서쪽의 대표적인 매장지가 됐다. 따라서 이곳엔 사대부 묘를 비롯해 중인 계층, 내시와 궁녀, 여향 시인의 묘 등 다양한 계층과 신분의 묘들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퇴직한 궁녀들이 모여 살던 '궁말'이 이말산 가까운 갈현동에 위치하고 있었다. 궁녀의 무덤 중 무덤 주인의 이름까지 명확히 알 수 있는 무덤은 전국에 단 3기뿐인데 이말산에 그 중 1기를 만나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성저십리(城底十里)라고 하여 도성으로부터 10리까지는 보존 지역으로 삼았으니, 10리 이내에는 무덤을 만들 수 없었다. 즉, 10리를 넘어선 구간부터 무덤을 쓸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말산 자락이 바로 도성으로부터 딱 10리 떨어진 곳이었다. 따라서 이곳은 조선시대 도성 서쪽의 대표적인 매장지가 됐다. 따라서 이곳엔 사대부 묘를 비롯해 중인 계층, 내시와 궁녀, 여향 시인의 묘 등 다양한 계층과 신분의 묘들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퇴직한 궁녀들이 모여 살던 '궁말'이 이말산 가까운 갈현동에 위치하고 있었다. 궁녀의 무덤 중 무덤 주인의 이름까지 명확히 알 수 있는 무덤은 전국에 단 3기뿐인데 이말산에 그 중 1기를 만나볼 수 있다.
대대로 역관을 지낸 우동 김씨 묘역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프로그램 참여자들 ©유세경
올해 3월부터 토요일마다 이말산 테마길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해설사와 함께 걸어봤다.
이말산에 올라 가장 처음 만난 곳은 우동 김씨 묘역이다. 이곳은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역관으로 알려진 김득련 집안의 묘역이다. 대대로 역관을 지낸 김득련 집안의 묘역이 이말산에 위치해 있다니 아주 흥미로웠다. 조금 가파른 길을 지나야 해서 이번 프로그램에선 가보지 못했지만 김득련의 묘도 이말산에서 만날 수 있다
이말산에 올라 가장 처음 만난 곳은 우동 김씨 묘역이다. 이곳은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역관으로 알려진 김득련 집안의 묘역이다. 대대로 역관을 지낸 김득련 집안의 묘역이 이말산에 위치해 있다니 아주 흥미로웠다. 조금 가파른 길을 지나야 해서 이번 프로그램에선 가보지 못했지만 김득련의 묘도 이말산에서 만날 수 있다
백성에게 존경받던 호조판서 이린의 묘역 ©유세경
명종 때 상선을 지낸 노윤천의 묘역 ©유세경
또한 명종 때 상선을 지낸 노윤천의 묘역도 둘러봤다. 내시의 묘역을 둘러본 것은 처음이었을 뿐 아니라 마모가 심하지만 후면 음기 부분까지 조금 남아 있는 것을 보니 놀라웠다.
특히 궁인 임씨 묘역을 본 것이 기억에 남았다. 이말산 탐방 프로그램은 궁녀의 일생을 따라 걷게 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자세한 행적까지 기록된 궁녀의 묘를 볼 수 있다니 몹시 흥미로웠다. 임상궁은 현종이 원손에 올랐을 때부터 왕을 모셨으며 인조, 효종, 현종, 숙종까지 총 4대에 걸쳐 궁인 생활을 했다. 또한 보모 상궁으로서 그 역할을 인정받아, 숙종은 임상궁을 이모와 같이 여겼고 여동생인 명안공주 집에 가서 살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임상궁은 75세의 나이에 졸하였으며 장사 지낸 4년 뒤 숙종 39년 이곳에 묘비를 세운 것이다. 정비되기 전 임상궁의 묘비가 엎어져 있어 세월에 마모되지 않고 잘 보존되었다. 덕분에 사사로이 여겨졌던 궁녀인 무덤 주인의 이름과 그의 이야기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특히 궁인 임씨 묘역을 본 것이 기억에 남았다. 이말산 탐방 프로그램은 궁녀의 일생을 따라 걷게 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자세한 행적까지 기록된 궁녀의 묘를 볼 수 있다니 몹시 흥미로웠다. 임상궁은 현종이 원손에 올랐을 때부터 왕을 모셨으며 인조, 효종, 현종, 숙종까지 총 4대에 걸쳐 궁인 생활을 했다. 또한 보모 상궁으로서 그 역할을 인정받아, 숙종은 임상궁을 이모와 같이 여겼고 여동생인 명안공주 집에 가서 살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임상궁은 75세의 나이에 졸하였으며 장사 지낸 4년 뒤 숙종 39년 이곳에 묘비를 세운 것이다. 정비되기 전 임상궁의 묘비가 엎어져 있어 세월에 마모되지 않고 잘 보존되었다. 덕분에 사사로이 여겨졌던 궁녀인 무덤 주인의 이름과 그의 이야기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영조의 외조부이자 숙빈 최씨의 아버지인 최효원 부부의 묘역 ©유세경
그 외에도 영조의 외조부이자 숙빈 최씨의 아버지인 최효원 부부의 묘역과 백성에게 존경받던 호조판서 이린의 묘역까지 다양한 계층의 묘를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여자들이 궁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유세경
오랜 세월 속에 주인을 잃은 무덤의 봉분은 깎여 평평해졌고 넘어져 있는 수많은 석물들과 마주하여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이말산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숲속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궁녀의 삶을 테마로 하여 둘레길 중간중간 처소별 궁녀의 역할, 계급, 녹봉 등 궁녀에 대한 다양한 설명도 해놓았다. 덕분에 조명받지 못했던 궁녀의 역사를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여성에 대한 기록이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이 많이 부족한 실정에서 좋은 역사적 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말산 테마길 탐방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말산 테마길 탐방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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