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겸재정선미술관' 진경산수화 유람 떠나요~

시민기자 이유빈

발행일 2023.03.28. 11:00

수정일 2023.03.28. 15:28

조회 1,157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이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영상으로 만나고 있다. ©이유빈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이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영상으로 만나고 있다. ©이유빈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겸재정선미술관이 새 단장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지난 2009년에 건립돼 개관 14주년을 맞은 겸재정선미술관은 관람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겸재 정선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진행해 국내 유일한 겸재 전문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겸재 정선(1676~1759)은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회화 양식을 창안한 선구자로 우리나라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진경산수화는 조선 후기에 유행한 화풍으로, 우리나라 산천을 실제 경치 그대로 그린 산수화를 말한다.
재개관 기념 특별전이 열린 겸재정선미술관 기획전시실 모습 ©이유빈
재개관 기념 특별전이 열린 겸재정선미술관 기획전시실 모습 ©이유빈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겸재정선미술관은 지하 1층은 주차장, 1층은 기획전시실과 뮤지엄 숍, 2층은 겸재정선기념실, 원화전시실, 진경문화체험실, 도서관, 3층은 다목적실, 카페, 수유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재개관을 기념해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형상 밖에서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서다'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특별전에서는 겸재 정선의 대표 작품인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등에 디지털이라는 옷을 입혀 고전을 재해석한 기발한 상상력과 영상미를 느낄 수 있다.
총 6폭의 테마로 구성된 겸재정선기념실은 정선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담고 있다. ©이유빈
총 6폭의 테마로 구성된 겸재정선기념실은 정선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담고 있다. ©이유빈
겸재 정선은 양천현령 재임기에 한강 진경을 화폭에 담아 불멸의 걸작을 남겼다. ©이유빈
겸재 정선은 양천현령 재임기에 한강 진경을 화폭에 담아 불멸의 걸작을 남겼다. ©이유빈
겸재 정선이 표현한 한강 진경이 보고 싶다면 설치된 화면을 터치하여 확인할 수 있다. ©이유빈
겸재 정선이 표현한 한강 진경이 보고 싶다면 설치된 화면을 터치하여 확인할 수 있다. ©이유빈

2층의 겸재정선기념실은 미술관의 핵심 공간으로 이번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개편된 곳이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된 겸재 정선의 작품은 영상으로 펼쳐지는 <금강전도>였다. 힘찬 에너지가 느껴지는 <금강전도>는 겸재의 대표 작품이다. 겸재가 그린 진경산수화 중에서 금강산 그림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겸재는 평생 세 번 이상 금강산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불후의 명작인 <금강전도>를 비롯해 <금강내산도>, <비로봉도>, <총석정> 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겸재정선기념실은 '제1폭-그림에서 일가를 이루다', '제2폭-그림의 새 지평을 열다' 등 총 6폭의 테마로 구성해 겸재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담고 있다. 연대별로 구성해 겸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수많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겸재는 조선 영조 때인 1740~1745년 양천현령으로 재임하면서 강서구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양천현령(현 강서구청장) 재임기(65~70세)에 겸재의 작품 세계는 더욱 원숙한 경지로 나아갔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시기에 한강 일대의 진경을 화폭에 담아 <경교명승첩>, <양천팔경첩> 등 기념비적인 불멸의 걸작들을 남겼다.

겸재가 남긴 양천과 한강 진경이 보고 싶다면 기념실에 설치된 화면을 터치하면 된다. <소악후월도>, <녹운탄도>, <압구정도>, <선유봉도> 등 겸재 정선이 남긴 그림과 함께 한강변 현재의 모습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겸재정선미술관 원화전시실에서 관람객이 작품 감상을 하고 있다. ©이유빈
겸재정선미술관 원화전시실에서 관람객이 작품 감상을 하고 있다. ©이유빈

원화전시실은 겸재 정선의 원화가 전시된 곳으로 미술관을 리모델링하면서 새롭게 구성됐다. <청하성읍도>, <청풍계도>, <귀거래도> 등 겸재의 원화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겸재의 득의작이라 칭할 만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득의작은 작가 자신이 의도한 대로 이루어진 만족스러운 작품을 말한다. 기념실에는 감상자의 시각으로 본 겸재의 대표 득의작이 한데 모여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작인 <금강전도>를 비롯해 <박연폭포>, <인왕제색도> 등 하나같이 손꼽히는 걸작들이다. 그중에는 산수화가 아닌 한 그루의 소나무 그림인 <사직송도>란 그림도 있다. 구불구불한 나무 모습이 시선을 끄는 이 그림은 사직단에 있던 반송을 그린 그림으로 겸재의 다재다능한 화법을 짐작하게 한다.
새롭게 단장한 진경문화체험실 ©이유빈
새롭게 단장한 진경문화체험실 ©이유빈
바닥에 그려진 지도 모양과 같은 그림판을 찾아 한양 진경 지도를 만들어 보는 체험이다. ©이유빈
바닥에 그려진 지도 모양과 같은 그림판을 찾아 한양 진경 지도를 만들어 보는 체험이다. ©이유빈

밝고 화사한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한 진경문화체험실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출발, 겸재 정선과 함께하는 진경유람여행’은 생각만으로도 설렘을 안겨준다. 한양 진경 지도 만들기, 진경 퍼즐 맞추기, 우리들의 아틀리에 등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수를 찾아 화폭에 담아낸 겸재 정선을 생각하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진경문화체험실 한쪽에는 1년 후에 편지가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마음에 드는 엽서를 구매한 다음 누군가에게 엽서 한 장 띄우는 것도 이곳에서의 소중한 체험이 될 것 같다.
겸재의 작품에서 관서와 인장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겸재정선미술관
겸재의 작품에서 관서와 인장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겸재정선미술관

다목적실과 수유실 카페 등이 갖춰진 3층에서는 겸재와 관련한 '양천현아 모형도'와 독서 여가 포토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양천현아 모형도’는 겸재가 양천현령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양천현아 모습을 미니어처로 구성한 것이다.

이밖에도 겸재의 작품 속에서 관서와 인장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를 끈다. 겸재의 호는 겸재, 난곡 등이며 자는 원백이다. 그의 작품에는 겸재 또는 난곡이라는 관서와 그 아래 정선 또는 원백이라고 새겨진 인장이 찍혀 있다. 겸재의 그림 속에서 나타나는 관서와 인장은 진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표식이라 할 수 있다.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으로 재직하면서 자주 찾아 그림을 그렸던 곳으로 알려진 소악루의 모습 ©이유빈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으로 재직하면서 자주 찾아 그림을 그렸던 곳으로 알려진 소악루 ©이유빈
소악루에는 겸재의 그림 두 점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이유빈
소악루에는 겸재의 그림 두 점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이유빈
국내 유일한 겸재 전문 미술관인 겸재정선미술관 전경 ©이유빈
국내 유일한 겸재 전문 미술관인 겸재정선미술관 전경 ©이유빈

겸재정선미술관 인근 궁산근린공원에는 겸재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악루가 있으니 꼭 찾아가 보길 권한다. 현재의 소악루는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 1994년에 신축한 것이다. 소악루에는 겸재의 작품 두 점,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두 그림 속엔 소악루가 그려져 있다. 소악루는 한강과 함께 안산과 인왕산 등 먼 산까지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은 명소다.

새롭게 탈바꿈한 겸재정선미술관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문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겸재정선미술관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47길 36
○ 교통 :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1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개관시간 : 화~금요일 10:00~18:00, 토~일요일 10:00~17:00
○ 휴무 : 월요일
○ 입장료 : 청소년 700원, 성인 1,000원
누리집 
○ 문의 : 02-2659-2206

시민기자 이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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