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인왕제색도’, 겸재정선미술관에 유치될까?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1.06.21. 09:54

수정일 2021.06.21. 20:05

조회 3,854

강서구 가양동의 겸재정선미술관 전경
강서구 가양동의 겸재정선미술관 전경 ⓒ박분

최근 고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유족이 기증한 ‘인왕제색도’를 겸재정선미술관에 유치하기 위해 강서구가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강서구 거리 곳곳에서 ‘인왕제색도가 있어야 할 곳,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입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이유다.
거리에 ‘인왕제색도’를 겸재정선미술관에 유치하기 위한 국민청원 홍보 현수막이 붙어있다.
거리에 ‘인왕제색도’를 겸재정선미술관에 유치하기 위한 국민청원 홍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박분

국보 제216호인 ‘인왕제색도’는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이 비 개인 인왕산을 대담한 필묵법으로 그려낸 걸작이다. 이를 유치하려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강서구 가양동의 겸재정선미술관에 다녀왔다. 
미술관 앞뜰에도 겸재정선 동상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알리는 배너가 서 있다.
미술관 앞뜰에도 겸재정선 동상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알리는 배너가 서 있다. ⓒ박분

‘진경산수화’라는 우리 고유의 회화양식을 창안한 조선시대의 화가 겸재 정선은 65세부터 70세까지 양천현령(지금의 강서구청장)을 지내며 강서지역의 풍광을 담은 경교명습첩, 양천팔경첩 등을 그렸다. 그가 5년 간 양천현령으로 봉직했던 양천현아(현령이 집부를 보던 관아)가 지금의 강서구 가양동 궁산 자락이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그의 업적을 기리고 이어나가기 위해 2009년 작품활동의 주 무대가 되었던 가양동 궁산 부근에 겸재정선미술관이 건립됐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미술관은 겸재기념실과 기획전시실, 양천현아실 등으로 구성됐고 현재 ‘청하성읍도’, ‘귀거래도’, ‘총석정도’, ‘피금정도’ 등 겸재의 원화 23점이 보관·전시돼 있다. 겸재정선미술관 입구에서도 ‘인왕제색도’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홍보 배너를 볼 수 있었다. 
겸재정선미술관 2층의 '겸재기념실’
겸재정선미술관 2층의 '겸재기념실’ ⓒ박분

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은 일반 시민을 위한 대관 및 임대공간으로, 해마다 열리는 겸재 진경 미술 대전도 이곳에서 열린다. 겸재기념실이 있는 2층은 겸재가 직접 그린 진품이 있는 곳으로 진경산수화풍의 역사와 함께 겸재의 일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겸재정선미술관에 전시된 ‘인왕제색도’ 영인본
겸재정선미술관에 전시된 ‘인왕제색도’ 영인본 ⓒ박분

대표작인 ‘금강전도’는 물론 현재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인왕제색도’ 또한 이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비록 영인본이지만 큰 붓을 죽죽 아래로 내리그은 대담한 필치는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인왕제색도’는 중국 화풍에 의지한 관념산수가 아닌 직접 경치를 보고 그린 우리 고유의 진경산수화로 높이 평가 되는 작품이다.
겸재정선미술관 3층에 조성한 '양천현아실’
겸재정선미술관 3층에 조성한 '양천현아실’ ⓒ박분

3층 양천현아실에서는 ‘양화진’, ‘선유봉’ 등 겸재 작품에 등장하는 한강변의 진경산수화 현장을 모형에 표시해 놓아 당시에 그가 얼마나 서울의 풍광을 사랑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겸재정선미술관 야외정원에서 만난 붓 조형물
겸재정선미술관 야외정원에서 만난 붓 조형물 ⓒ박분

겸재정선미술관 야외정원에는 커다란 붓 조형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인왕제색도’를 겸재가 혹시 이러한 붓으로 그리지 않았을까 상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붓끝이 힘차 보인다.
궁산 소악루 전경
궁산 소악루 전경 ⓒ박분

겸재정선미술관 뒤편으로 궁산 산책로가 연결되니 내친김에 겸재가 즐겨 찾던 궁산 ‘소악루’에도 오른다. 중국 동정호의 악양루를 본 떠 지었다는 소악루는 한강변의 뛰어난 절경으로 명사들의 시화와 풍류의 장이었다.
궁산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강 모습
궁산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강 모습 ⓒ박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드넓은 물줄기에 시원한 경관이 펼쳐지는 소악루는 예나 지금이나 한강 풍류 1번지로 손색이 없는 명소다. 겸재의 작품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이 이곳에 마련돼 있으니 음미하며 그의 예술혼을 기려봄직도 하다.
양천 고성지가 보이는 궁산 둘레길
양천 고성지가 보이는 궁산 둘레길 ⓒ박분

이밖에도 궁산 정상에 위치한 서울 유적지인 ‘양천 고성지’와 가까이에 서울에 있는 유일한 향교인 ‘양천향교’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궁산 자락에 위치한 양천향교 전경
궁산 자락에 위치한 양천향교 전경 ⓒ박분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운동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인왕제색도 유치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7월 4일까지 진행 중이다. 국민청원게시판(www.president.go.kr) 접속 후 ‘인왕제색도’를 검색해 해당 게시물을 찾아 ‘동의’를 표시하면 동참할 수 있다.
 
이번 유치 운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과연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진경산수화의 대표작인 ‘인왕제색도’를 감상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진다.

■ 겸재정선미술관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 47길 36
○ 교통 : 9호선 양천향교역 1번 출구 마을버스 06번 탑승 ‘겸재정선미술관 앞’ 하차
○ 관람시간 : 화~금요일 10:00~18:00, 토·일·공휴일(동절기)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성인 1,000원, 청소년 500원 (매월 2·4주 토요일, 어린이날, 광복절 등 국경일 무료 관람)
홈페이지
○ 문의 : 02-2659-2206

시민기자 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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