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실감나는 몰입도로 돌아왔다! '겸재정선미술관' 새단장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3.03.24. 09:20

수정일 2023.03.24. 16:53

조회 2,103

겸재정선미술관 2층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금강전도’가 영상으로 펼쳐진다. ⓒ박분
겸재정선미술관 2층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금강전도’가 영상으로 펼쳐진다. ⓒ박분

강서구 가양동 궁산자락에는 겸재정선미술관이 있다. ‘진경산수화’라는 우리 고유의 회화양식을 창안한 조선시대의 화가 겸재 정선(1676~1759).

2009년 강서구는 겸재 정선의 예술혼이 깃든 이곳에 겸재정선미술관을 세웠다.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이끌어낸 겸재의 예술과 정신을 후세에 널리 기리기 위해서다.
3월 16일, 새롭게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 겸재정선미술관 ⓒ박분
3월 16일, 새롭게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 겸재정선미술관 ⓒ박분
겸재정선미술관을 찾은 시민들이 겸재 정선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박분
겸재정선미술관을 찾은 시민들이 겸재 정선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박분

지난 3월 16일, 새롭게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겸재정선미술관을 찾았다. 이곳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의 규모로,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뮤지엄샵이 자리해 있고, 2층은 겸재정선기념실, 원화전시실, 진경문화체험실이 있으며, 3층에는 다목적실, 양천현아 모형도, 독서여가 포토존, 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선 재개관을 기념한 이이남 작가의 ‘형상 밖에서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서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기획전시실은 일반 시민을 위한 대관 및 임대공간으로, 겸재를 기리고자 매년 이어져 오는 ‘겸재진경 미술대전’이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겸재정선기념실이 있는 2층은 이번에 리모델링이 대폭 이뤄진 공간이다. ⓒ박분
겸재정선기념실이 있는 2층은 이번에 리모델링이 대폭 이뤄진 공간이다. ⓒ박분
겸재정선기념실은 ‘그림에서 일가를 이루다’ 등 6가지 주제로 정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박분
겸재정선기념실은 ‘그림에서 일가를 이루다’ 등 6가지 주제로 정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박분

2층의 겸재정선기념실로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산봉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겸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금강전도(삼성리움미술관 소장)’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2,000개의 봉우리의 웅장함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2층은 리모델링이 대폭 이뤄진 공간으로 겸재의 대표작을 영상을 통해 감상할 수 있게 꾸몄고, 원화전시실을 새로 만들었다. ‘그림에서 일가를 이루다’, ‘그림의 새 지평을 열다’, ‘완숙한 경지에 오르다’ 등 총 6가지 주제로 겸재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겸재가 양천현령으로 부임해 양천에서 지낸 4년간의 화가로서 그의 삶에 자긍심을 높이고 완숙한 회화의 세계를 이룬 시기로 괄목할 만하다. 특히 지리적으로 한강과 접해 있는 양천은 그의 진경산수화가 개성적 화풍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장소였다.

300년 전 양천현령 시절, 겸재가 한강에서 남긴 그림과 현재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한강은 금강산과 함께 겸재가 화폭에 가장 많이 담아낸 곳이다. 한강의 풍광을 담은 ‘경교명습첩’, ‘양천팔경첩’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배경으로 담은 그림에서는 금강산과는 또 다른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행주산성에서 두물머리에 이르는 한강 물길이 스크린에 설치돼 있다. 공암나루, 마포나루 등 한강변의 포구들을 터치하면 겸재의 한강진경과 함께 현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재개관으로 새롭게 조성한 원화전시실
재개관으로 새롭게 조성된 2층의 원화전시실 ⓒ박분
빛바랜 그림에서 붓질의 섬세함이 드러나 보는 이를 탄복하게 한다
빛바랜 그림에서 붓 질의 섬세함이 드러나 보는 이들을 탄복하게 한다. ⓒ박분
금강전도 박연폭포 인왕제색도 등 겸재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았다
금강전도, 박연폭포, 인왕제색도 등 겸재의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분
기념실에는 ‘종해헌 누마루에 앉아’라는 표제를 붙인 공간에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박분
기념실에는 ‘종해헌 누마루에 앉아’라는 표제를 붙인 공간에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박분

새롭게 조성한 원화전시실도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빛바랜 그림에서 세월의 흔적이 물씬 묻어나지만 붓질의 섬세함은 여실히 드러나보는 이를 탄복하게 한다. 현재 ‘청하성읍도’, ‘귀거래도’, ‘총석정도’, ‘피금정도’ 등 겸재의 원화 30여 점이 보관·전시돼 있다.

겸재의 득의작을 한곳에 모아 진경산수화의 진면목을 한자리서 감상할 수 있다. 득의작(得意作)은 화가 자신이 뜻한 대로 만족스럽게 그려낸 작품으로 온 힘을 기울여 만든 역작을 뜻하는데, 겸재가 득의작이라 직접 지정한 적은 없지만 감상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겸재의 그림에는 여러 점의 득의작이 존재한다. ‘금강전도’, ‘박연폭포’, ‘인왕제색도’, ‘사직송도’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현장감 넘치는 화법으로 표현한 명작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퇴계 선생이 도산 서당에서 글을 쓰는 모습을 담은 한 폭의 진경산수화 ‘계상정거도’도 만나볼 수 있다. 이 그림은 1,000원짜리 지폐 뒷면에 실린 그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종해헌 누마루에 앉아’라는 표제를 붙여 운치를 더한 공간도 눈에 띈다. 전시된 ‘종해청조(宗海聽潮)’는 겸재가 양천현령 재직 당시 그린 그림으로, ‘양천현아 동헌인 종해헌에 앉아 조수 밀리는 소리를 듣는다’라는 뜻이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누마루에 누군가 앉아 있다. 어쩌면 겸재 자신일 수도 있다. 그림 앞에 위치한 의자 하나가 분위기를 더욱 살리는 듯 싶었다.
 어린이들 체험공간인 ‘정선과 함께 하는 진경 유람여행' 체험실
‘정선과 함께 하는 진경 유람여행’ 체험실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분
겸재의 그림에 직접 색칠을 해보는 ‘진경산수화 따라 그리기’ 체험실
겸재 정선의 그림에 직접 색칠을 해보는 ‘진경산수화 따라 그리기’ 체험실 ⓒ박분
겸재가 그린 한양진경으로 지도를 만드는 ‘한양 진경 지도 만들기’ 체험실 모습
겸재 정선이 그린 한양진경으로 지도를 만드는 ‘한양진경 지도 만들기’ 체험실 ⓒ박분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진경문화체험실’에는 영상에 나타난 겸재 정선의 그림에 직접 색칠을 해보는 ‘진경산수화 따라 그리기’를 비롯해 ‘정선과 함께 하는 진경 유람여행’, ‘진경 퍼즐 맞추기’, ‘탁본과 프로타주’, ‘한양 진경 지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준비돼 있다.
미술관 3층에서는 옛 양천현아 일대를 모형으로 재현한 ‘양천현아 모형도’를 감상할 수 있다. ⓒ박분
미술관 3층에서는 옛 양천현아 일대를 모형으로 재현한 ‘양천현아 모형도’를 감상할 수 있다. ⓒ박분
겸재 정선의 ‘독서여가도’를 바탕으로 꾸며진 포토존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박분
겸재 정선의 ‘독서여가도’를 바탕으로 꾸며진 포토존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박분
궁산 ‘소악루’는 정선이 즐겨 찾던 곳으로, 여기서 ‘소악후월’, ‘안현석봉’ 등 산수화를 남겼다. ⓒ박분
궁산 ‘소악루’는 정선이 즐겨 찾던 곳으로, 여기서 ‘소악후월’, ‘안현석봉’ 등 산수화를 남겼다. ⓒ박분

미술관 3층에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다목적실과 양천현아 모형도, 독서여가 포토존, 카페 등이 위치해 있다. 옛 양천현아 일대를 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양천현아 모형도’를 보며 당시 겸재 정선이 걸었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미술관이 자리한 궁산에는 겸재가 즐겨 찾던 ‘소악루’가 가까이 있다. 소악루(小岳樓)는 조선 영조 시대에 한강과 접한 궁산 인근에 지어진 정자로 겸재가 양천현령으로 부임한 당시 이 소악루에 올라 풍광에 취해 ‘소악후월’,  ‘안현석봉’등 뛰어난 산수화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러한 소악루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화재로 소실됐고, 1994년 현재 위치에 신축됐다.

붓과 먹으로 겸재 정선이 그려낸 한강변의 뛰어난 경치를 만날 수 있는 ‘겸재정선미술관’. 그의 작품을 둘러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듯하다.

겸재정선미술관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47길 36
○ 운영
- 평일 (화~금요일) : 10:00~18:00 (입장마감 17:00)
- 주말 (토~일요일) 및 공휴일 : 10:00~17:00 (입장마감 16: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누리집
○ 문의 : 02-2659-2206

시민기자 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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